'무슬림 입국 금지' 트럼프... 런던시장은 예외?
'무슬림 입국 금지' 트럼프... 런던시장은 예외?
  • 윤현
  • 승인 2016.05.17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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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슬림 출신 런던시장 당선자, 트럼프 '예외' 제안에 '퇴짜'
사디크 간 영국 런던시장 당선자의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 도널드 트럼프 비판을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무슬림 최초로 영국 런던시장에 당선된 사디크 칸이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로 유력한 도널드 트럼프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각) 트럼프는 "칸의 런던시장 당선을 축하한다"라며 "칸 당선자가 시장으로서 직무를 훌륭히 수행한다면 아주 좋은 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대통령이 되면 테러 방지를 위해 모든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잠정 금지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지만, 칸 당선자에 대해서는 "항상 예외(exception)는 있다"라며 미국 방문을 허용하겠다고 강조했다.

전날 칸 당선자가 영국 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뉴욕시장, 시카고시장 등과 만나 교류하고 싶지만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나의 신앙 때문에 미국을 방문할 수 없을 것"이라며 무슬림 입국 금지 공약을 비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칸 당선자는 트럼프의 '호의'에 퇴짜를 놓았다. 그는 "(트럼프의 공약은) 나에 관한 문제만이 아니다"라며 "무슬림인 내 가족과 친구, 나와 비슷한 배경을 가진 전 세계 모든 사람에 관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칸 당선자 "트럼프, 무슬림에 대해 무지하다"

칸 당선자는 "무슬림에 대한 트럼프의 무지한(ignorant) 시각은 영국과 미국의 안전을 위태롭게 할 것"이라며 "전 세계 무슬림이 소외감을 느끼게 하고, 극단주의자의 위협에 시달릴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트럼프는 서구의 자유민주적 가치와 이슬람이 함께 어울릴 수 없다고 주장한다"라며 "하지만 (무슬림인 나를 시장으로 뽑아준) 런던은 트럼프가 틀렸다는 것을 보여줬다"라고 강조했다. 

파키스탄계 이민자 가정 출신인 칸은 최근 치러진 런던시장 선거에서 노동당 후보로 출마해 집권 보수당의 백인 상류층 출신 잭 골드스미스 후보를 꺾고 승리하며 무슬림으로서 처음으로 런던시장이 됐다.  

칸 시장은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를 피해 차기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기 전 내년 1월에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현 기자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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