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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회장이 한전부지에 10조를 쓴 이유현대차 재무제표 읽기

우리나라 No.1 자동차 회사는 현대다. 비록 최근 흉기차라고 욕도 먹지만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을 태동시키고 발전시킨 기업이다. 너무 친숙한 이름이지만 사실 재무제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그래서 심심풀이로 한 번 읽어 본다.

재무제표 개요

이렇게 생겼다.

예상대로 재무상태표의 단위가 높다. (단위: 백만원)

보기 쉽게 바꿨다.

 

가만 있자, 자산총계 66조 9,782억 / 부채 17조 2,814억 / 자본 49조 6,967억이다. 역시 튼튼한 재무구조다. 이익잉여금이 45조 4,057억이다. 48년 동안 참 많이도 벌어 두었다.

자산 항목에서 특이한 점은 단기금융상품, 기타금융자산(유동, 비유동)이다. 세 수치를 합치니 35조 3,628억이다. 현대자동차가 공장설비가 있어야 할 회사이니 유형자산이 20조가 넘는 건 별로 눈에 안 띄는데, 금융자산이 35조가 넘으니 놀랍다.

3조 6,680억 매출채권과 2조 2,530억 재고자산은 FY15 매출액 44조 4,396억에 대비하니, 효율적이다.외상값도 재고도 1달 안에 팔고, 회수하고 있다. 현대랑 거래하면서 하청업체는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

부채 쪽은 단기차입금이 1조 6,494억인데, 차 팔리는 거 봐서는 이건 뭐 신경 쓸 거리가 아니다. 예전에 들은 이야기인데, 현대자동차가 이익을 조정하기 위해서(너무 이익 나면 세금이 많이 나오니 기업이 감가상각 기준이나 비용을 더 보수적으로 설정한다) 충당부채를 과하게 잡는다고 들었다. 현대차의 충당부채는 4조 884억이며 주석에 보니 대부분이 ‘판매보증충당부채’이고 실제 사용액은 7,509억으로 적혀 있다. 대규모 리콜이 아니더라도, 출고한 차 A/S비용을 이 정도 쓰나 보다.

사채는 FY15기에 아예 발행도 안 했고, 최근 4년간 매년 5조씩 이익잉여금이 쌓이고 있다. 기업의 이런 행태가 배 아픈 정부가 사내유보금 과세를 억지로 들춰내고 있다. 다른 데서도 언급했지만, 사내유보금은 재무제표의 이익잉여금을 말하며, 그건 100% 현금도 아니고, 과세한 후에 나온 수치이니 정확한 이해를 부탁한다.

한전부지의 10조는 어디에?

여하튼 위에 얘기한 정부의 이런 압력 때문에 정 회장님께서 한전부지에 10조를 질렀다는 ‘썰’도 있다. 어차피 세금으로 빼앗길 거면(?), 큰 쇼핑해서 비용처리 하자고… 게다가 땅을 사 두면, 완전 일거삼득이니까.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아. 지금 사서 놔두면 언젠가는 오를 거야!”

우리 다 이런 생각하지 않나? 그러고 보니 한전부지가 재무제표에 어디에 기재되었는지 궁금하다.

유형자산 주석9번을 살펴보니, ‘건설중인자산’으로 취득 당기 7조, 전기 2조가 보인다. 그게 토지와 건물로 대체되었다. 현대차의 토지+건물의 장부금액은 7조에서 14조로 늘어난 상태다. (이야기가 다른 쪽으로 샜다…)

손익계산서를 읽어 보자. FY15 기준으로 매출액 44조 4,396억에 영업이익 4조 2,673억, 당기순이익 5조 4,354억을 기록했다. 우와! 당기순이익이 영업이익보다 1조가 더 많다. 뭘로 돈을 더 벌었지? 그 전에 이익률을 보니 지난 4년간 9%대 영업이익률과 12%대 당기순이익률을 지속적으로 기록하고 있다.

또한 현금흐름표 패턴을 보니, 차 많이 팔아서, 투자하고, 빚은 지속적으로 갚고 있다. 이런 구조라면 현대차가 유동성의 위기를 겪을 기회는 향후 4~5년간은 없어 보인다.

영업이익 보다 당기순이익이 높은 이유를 주석25번 금융수익 및 금융비용에서 찾아 낼 수 있었다. 이자와 외환차액이 아니고 배당금수익이 1조 4,988억이다. 배당금수익???

우선 전체적으로 주석도 훑어서 읽어 보자. 현대차의 대주주는 현대모비스㈜로 20.78%를 가지고 있다. 정몽구 회장은 5.17%인데, 모비스에도 6.9%, 현대모비스는 기아차가 16%, 반대로 기아차의 33% 지분을 현대차가 가지고 있다. 순환출자 구조인데, 여기서 아까 봤던 배당금수익이 왜 그리 높은지 궁금증이 풀린다. 기아차와 다른 현대차 종속기업의 배당금이 이익에 반영이 된 것이 아닐까? 근데… 1조 4천 억이라는 규모의 배당을 줄 정도로 현대차 계열사가 돈을 잘 벌었나? 혹시… 아까 봤던 35조 금융자산이 크로스 된다.

‘그래, 기타금융자산에는 매도가능금융자산(즉 주식 등)이 있었던 거야.’

재무제표에서 구체적으로 어느 회사에 현대차가 투자를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주석5번 기타금융자산을 보니 지분상품 내용에 현대 계열 또는 관계사 지분율과 취득원가가 나와 있다.

장부금액 총합이 2조 3,284억이니 당기의 기타금융자산만도 6조 정도가 다른 회사에 투자된 것을 계산할 수 있다. 그 외에도 주석을 통해서 ‘해외시장개척비’가 5,292억으로 전기 기준 53% 늘어 난 것을 알 수 있었고, 법인세로 현대차가 1조 3,782억을 납부한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회장님이 10조를 지른 이유는

현대차가 우리나라 대표 자동차 기업임은 부인할 수 없다. 돈도 정말 잘 벌고 있다. 한전부지를 10조에 살 여유가 넘쳐나는 상황이다.

5조를 손해 본 거 아니냐는 말도 있다. 하지만 만약 못 샀으면, 다른 데 투자를 해야 했다면? 엄하게 공장을 더 짓거나, 망해가는 기업을 인수해야 한다면? 요즘 같은 저성장, 불경기에 골치만 더 아플 수 있다. 차라리 깔끔하게, 큰 거 하나 구매하고 마는 게 회사를 위해 이익을 수도 있다. 물론 이건 100% 내 사견이다.

구글이나 애플 이런 회사에서 자동차를 핸드폰으로 움직이고, 무인으로 달리는 기술을 개발한다고 뉴스를 통해 듣는다. 현대차도 아마 그런 기술 개발을 하고 있을 것이다. 주석11번 무형자산에 개발비가 5조 9,858억이니까자산 대비 9% 투자하고 있다. 그런데 10년 뒤에 상용화될 꿈의 자동차 기술을 위해 10조를 써보는 건 어떨까?이렇게 생각하는 자체가 우리나라 기업답지 않은 것이겠지(맞아… 현대는 10년이 아닌 30년 뒤를 바라보았을 거야…).

이승환 / ㅍㅍㅅㅅ 대표 아닙니다. 가수의 꿈을 못 이룬 홍보맨입니다. 한국공인회계사회 과장인데 최근에는 회계사보다 회계를 친절히 설명하는 걸 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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