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M] 재창간에 부쳐
[뉴스 M] 재창간에 부쳐
  • 최병인
  • 승인 2016.05.24 06: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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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세상에서 가장 다양한 사람이 모여 사는 나라입니다. 우선 가장 많은 인종이 한데 어우러졌습니다. 이민으로 세워진 나라에 전 세계 사람이 사는 건 당연한 일이겠지요. 문화 역시 다채롭습니다. 지역마다 모여 사는 특정 민족이 있고, 그 안에서 고유한 문화를 지켜가려는 노력도 공존합니다. 인종 간에 영향을 주고받지만, 고유한 문화도 서로 인정합니다. 상대방의 문화를 경시하지 않는 자세가 있다고 해야 할까요. 

물론 다문화 사회가 아름답게만 존재하는 건 아닙니다. 여전히 강력한 범죄로 규정할 정도로 각종 차별이 여전한 까닭입니다. 어학원에 다니는 지인은 아시안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받았습니다. 유럽에서 온 그는 인종 차별을 했다며 경고받았습니다. 인종과 민족의 다양성에서 최고라는 뉴욕 맨해튼에서 일어난 일입니다. 한인이 아시안이라고 차별만 받는 건 아닙니다. 한인도 다른 유색 인종을 차별하고, 얕잡아 보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고유한 문화를 지키려는 민족 사회 안에 인종 차별 문제는 깊이 내재했습니다. 

인종 차별 못지않게 젠더 차별도 심합니다. 얼마 전 인터뷰한 20대 여성은 ‘흑인과 여성이라면 힘든 사회’라고 미국을 설명했습니다. 이는 미국 정부도 인정하는 사실입니다. 지난 2014년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는 “미국 여성 중 20%가 성폭행 피해 경험이 있다”는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5명 중 1명이 25세 이전에 성폭행 피해 경험이 있다는 것입니다. 양성평등 지수도 한국보다 한 단계 앞선 30위 수준에 머무릅니다. 여성 상품화는 두말할 필요도 없을 정도로 심각합니다. 

보편적 약자가 아닌 소수자 문제도 산재합니다. 한인 사회에서 목소리를 내기 힘든 성소수자만 이야기하는 게 아닙니다. 소수자라는 이유로 사회적 약자로 몰리는 많은 사람이 경험하는 문제도 심각합니다. 안방에서 일어난 세월호 사건이라고 불리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처럼 오랜 시간 내몰리면서도 억울함도 호소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미국 사회에, 한인 사회에 이러한 일은 없을까요. 어쩌면 말할 곳이 없어서, 이들의 이야기와 문제를 함께 살필 언론이 없는 것은 아닐까요.

<뉴스 M>은 다양한 문화와 목소리가 정의롭게 공존할 수 있는 언론을 꿈꿉니다. 언론의 기본 역할을 다하는 건 따로 말하지 않겠습니다. 미국 한인 사회에서 벌어지는 각종 문제를 지켜보는 감시견 역할을 하는 일은 기본 중 기본이니까요. 하지만 이러한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영화인’ 마이클 무어 감독의 조언을 참고하려고 합니다. 다큐멘터리 영화 장르를 대하는 무어 감독의 이야기이지만, 새로운 시대를 맞은 신문 매체에도 적용할 수 있는 조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진부함은 최대의 적이다

재미있고, 새로우면서, 다양한 이야기로 독자들을 만나도록 하겠습니다. 하루 중 단 몇 분이라도 우리 신문을 찾아왔을 때, 지루하고 재미없는 이야기만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가십이나 연예인 이야기를 중심으로 지면을 꾸려가겠다는 소리가 아닙니다. 한 사건을 두고 들려오는 다양한 목소리와 시각들을 재미있게 구성해 보겠다는 말씀입니다. 

정말 부정한 존재의 정체를 밝혀라

언론이 가장 고심하는 부분은 소송입니다. 권력은 소송으로 언론을 다스리려고 합니다. 미국에서 명예훼손은 돈이 많이 들어가는 고통스러운 싸움입니다. 소송을 비껴가는 지혜도 필요하지만, 소송을 각오하는 자세도 필요하지 않을까요. 언론인으로서 살아가려면 위험 부담은 피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반대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담아라

그렇다고 상대방 의견을 묵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정성스럽게 반대 의견을 청취하고 반론의 기회도 보장할 것입니다. 혹시 정말 나쁜 사람의 이야기라도 꼭 듣도록 하겠습니다. 자본과 권력에 대항해야 한다면 그들이 어떠한 핑계를 대는지 알려야 하는 게 언론의 임무라고 생각합니다. 

<뉴스 M>은 지난 9년간 돈과 사람에 끌려가는 한인 교회를 감시했던 <미주 뉴스앤조이>에서 분립한 신문입니다. 교권과 금권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 어려운 시기를 거치며, 노력해 왔습니다. 과거를 자랑하려는 게 아니라 앞으로도 그러한 언론이 되려 한다는 사실을 말씀드리려는 것입니다. 적어도 한인 사회에서 저널리즘은 외면한 소식지 역할에 머무는 신문이 되지 않겠습니다. 

<뉴스 M>은 미주 한인 사회에서 언론의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모든 힘을 쏟겠습니다. 나아가 세계 한인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듣고 전달하는 언론으로 성장하겠습니다. 많은 성원과 관심, 후원을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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