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에 쏠리는 세계의 관심
브렉시트에 쏠리는 세계의 관심
  • 유영
  • 승인 2016.06.24 0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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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언론, "결론은 투표율이다"

브렉시트 국민투표에 유럽연합(EU)과 미국, 아시아 등 세계가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럽연합(EU)은 경고 발언과 영국이 EU에 잔류해야 한다는 유럽 각국 정상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우선 EU는 영국이 탈퇴를 선택하면 다시 돌아올 수 없다고 경고했다.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영국의 정책 결정자들과 유권자는 국민투표 이후 어떠한 재협상도 없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EU에서 탈퇴하면 모든 것이 끝이다”고 강조했다.

AP, BBC 등 유럽 현지 언론들은 영국이 탈퇴한다면 새로운 지위 협상을 얻거나 재가입할 수 없다고 강조해 잔류를 선택하도록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더불어 영국이 탈퇴를 결정하면 덴마크와 핀란드, 체코 등 국민투표를 앞두고 있는 다른 나라들도 연쇄 탈퇴하는 현상으로 이어질까 걱정하고 있다. EU가 붕괴하는 전초전이 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영국 총리를 비롯해 주요 유럽 국가 정상들도 잔류를 호소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BBC 인터뷰에서 "브렉시트는 미래 세대의 기회를 빼앗는 것"이라며, 잔류 선택을 호소했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영국이 EU에서 탈퇴하면 되돌릴 수 없다. 영국뿐 아니라 EU의 미래가 달린 투표다"라고 강조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브렉시트는 영국 국민이 결정하는 사안이지만, 나는 당연히 영국이 EU에 남는 것을 지지한다"라고 밝혔다. 

아시아 주요 국가들도 영국의 EU 잔류를 지지했다. 아시아 최대 금융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은 우리는 영국민들의 선택을 존중한다고 밝히면서도 예의주시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대해 "우리는 단결되고 강대하고 안정된 유럽이 국제사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발휘하는 것을 보고 싶다"면서 "중국이 유럽 일체화 프로세스를 일관되게 지지해 왔다"고 강조했다.

주요 7개국(G7)인 일본도 영국의 잔류를 호소했다. 하기우다 일본 관방 장관은 "영국과 유럽이 계속 영향력 있는 존재로서 아시아를 포함한 국제사회에서 규칙에 토대를 두고 평화와 안정에 공헌할 것을 기대한다. 투표 결과가 금융이나 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금융시장의 급격한 변동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시장의 안정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였다.

브렉시트에 밤새는 금융권

일본의 강조처럼 브렉시트가 이뤄지면 세계 금융은 큰 혼란을 경험할 것으로 금융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G7 재무장관들은 브렉시트를 대비해 긴급성명을 내는 방향도 검토 중이다. EU는 이러한 상황을 막고 싶다는 취지로 지난 2월 열린 정상회의에서 영국에 특별 지위(special status)를 부여하고, 독자적인 재정·금융정책 결정권을 보장하는 등 영국의 요구 조건을 대부분 수용했다. 

그런 만큼 금융권의 관심도 비상하다. 실제로 지난 2주 동안 미국을 비롯한 세계 금융시장은 변동성이 높은 모습을 나타냈다. 투표 당일 증시는 오름세로 출발했다. 여론조사 결과 잔류를 지지한다는 의견이 52% 이상으로 나타나면서 잔류 기대가 커졌다. 미국 증시는와 유럽 주요국 증시는 각각 0.87%, 1.25% 상승했다. 국제 유가도 상승했다. 미국 원유 재고 감소가 그리 크지 않았지만, 영국의 잔류 기대가 크다는 것을 반영한 반응으로 보인다. 

하지만 미국 경제지들은 세계 외환 트레이더들이 잠 못 이루는 밤을 보내고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트레이더들은 이번 브렉시트 국민투표가 1992년 영국이 유럽국가 간 준고정환율제였던 환율조정메커니즘에서 탈퇴해 파운드화 가치가 20% 넘게 떨어졌던 '검은 수요일' 당시와 같은 상황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어떤 결정이 나도 외환은 요동치고, 트레이더 들은 외환 거래도 큰 수익을 올릴 궁리를 하고 있다. 

씨티그룹과 JP모건,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는 영국 런던에 근무하는 임원들과 트레이더들에게 브렉시트 투표결과가 나오는 23일 런던 금융시장 마감 이후 24일 오전 개장 때까지 사무실에 남아 밤샘근무를 하거나 교대로 일하라고 요청했다. JP모건은 고객들을 위해 캐너리워프에 호텔을 예약했고, 씨티그룹은 영업과 트레이딩 부문 직원들이 24일 오전 4시까지 출근할 수 있도록 택시를 예약했다. 밤샘근무를 하는 임직원들은 대부분 외환이나 채권시장 트레이더들과 임원들이다.

아일랜드연합은행의 외환트레이더 엔다 호맨은 "트레이더들에게는 1992년 검은 수요일 이후 본 적이 없는 최대 기회다. 결과를 기다리면서 끊임없이 커피를 마실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융컨설팅회사 그레이스파크 파트너스의 프레더릭 폰조는 "모든 트레이딩 데스크가 전쟁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면서 "스위스가 페그제를 폐기할 때 수준의 변동성이 예상되며, 거래량은 당시 수준을 훨씬 상회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관건은 투표율?!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브렉시트 국민투표의 관건은 투표율이다. 탈퇴 진영에서는 투표율이 60%보다 낮아야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잔류 지지자의 수가 더 많은 것으로 항상 조사되었기 때문이다. 잔류 지지자들보다 탈퇴 지지자들이 더 의욕적인 탓에 투표율이 낮아야 탈퇴 표를 던지려고 투표장으로 향하는 유권자들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했다.

반대로 잔류 지지자들이 더 투표에 적극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지난 21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잔류 지지자 가운데 69%가 투표하겠다고 답해 탈퇴 지지자(64%)보다 더 의욕을 보였다. 지난 16일 EU 잔류 지지자인 조 콕스 하원의원 피습 사망이 큰 파문을 일으키면서 잔류 지지자들이 결집했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이와 함께 젊은층의 투표율이 잔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나이가 많은 유권자들은 EU에 반감이 많지만, 젊은층은 EU를 선호하는 여론 조사 결과가 계속 나왔었다. 전략컨설팅업체 테니오 인텔리전스의 커스틴 니컬은 CNBC에 "젊은 유권자들은 투표를 한 방향으로 결정할 핵심 집단"이라며 "이들은 EU를 선호하지만 EU에 회의적인 나이 든 유권자들보다 투표를 덜 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이들이 정치적 무관심을 떨쳐낼지가 이번 투표의 관람 포인트"라고 분석했다.

한편, 이번 국민투표에는 영국 사상 최다인 4649만 9537명이 유권자로 등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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