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도 영국처럼 독립해야", '텍시트' 꿈틀
"텍사스도 영국처럼 독립해야", '텍시트' 꿈틀
  • 윤현
  • 승인 2016.06.28 01: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국 연방제도 탈퇴하자'... 텍사스 분리독립 세력, 2018년 자율투표 목표
미국 텍사스 주의 분리독립 운동을 보도하는 CBS 뉴스 갈무리. ⓒ CBS

영국과 유럽을 뒤흔든 '브렉시트' 열풍이 대서양 건너 미국으로 향했다.

영국이 국민투표로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한 것에 힘을 얻은 미국 텍사스 주의 분리독립 세력이 자율투표로 미국 연방제도에서 탈퇴하자는 '텍시트'를 다시 전개하고 나선 것이다. 

텍사스 분리독립 운동을 주도하는 보수 단체 '텍사스 독립운동'(TNM)은 지난 2014년에도 온라인 청원으로 12만 명의 서명을 받아 텍사스 독립을 요구했으나 백악관으로부터 거부당한 바 있다. 

대니얼 밀러 TNM 대표는 25일(현지시각) 미국 CBS 인터뷰에서 "영국 대신 텍사스, EU 대신 미국, 브뤼셀(EU 본부) 대신 워싱턴D.C.를 대입해보자"라며 "텍사스는 연방제도의 족쇄에서 벗어나고 싶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영국 국민투표는 현대 민주주의가 합법적인 공개 토론을 거쳐 자신들이 통치받는 방식을 스스로 결정한 사례"라며 "브렉시트의 승리가 텍시트의 길을 열어줬다"라고 강조했다.

텍사스에서는 TNM 외에도 2~3개의 분리독립 운동 단체들이 1990년대부터 꾸준히 활동하고 있으며, 이들은 오는 2018년 분리독립 찬반을 묻는 자율투표를 치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국 남북전쟁 당시 노예제도를 주장한 남부연합의 텍사스는 1861년 연방제도를 탈퇴했다. 하지만 미국 연방 대법원은 1869년 텍사스의 일방적인 탈퇴 결정이 무효라고 판결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텍사스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소셜미디어 게시물 갈무리. ⓒ 트위터

 

텍사스, 독립해도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

미국에서 캘리포니아, 뉴욕 주와 더불어 가장 부유한 지역으로 꼽히는 텍사스는 지난해 총생산이 세계 10위권 국가 수준인 약 1조6000억 달러(1870조 원)에 달할 정도로 경제 규모가 거대하다. 면적도 유럽의 독일이나 프랑스와 비슷할 정도로 넓다. 

또한 석유와 천연가스 등 지하자원이 풍부하고, 경제전문지 <포춘>이 선정한 미국 500대 기업 가운데 52개의 본사가 있다. 이처럼 탄탄한 경제 구조와 재정 수입은 텍사스가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가장 큰 자신감이다. 

텍사스 분리독립 세력은 연방제도에 내는 막대한 세금이 다른 지역을 위해 쓰인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특히 보수 성향이 강한 텍사스는 동성결혼 합법화, 총기규제 강화를 강조하는 오바마 행정부와 갈등의 골이 깊다.

미국 언론은 TNM에 가입한 회원은 20만 명으로 텍사스 전체 주민의 1%에도 못 미치며, 대다수가 연방제도 탈퇴를 반대하고 있다며 텍시트는 일부 세력의 주장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하지만 브렉시트를 계기로 미국 텍사스, 스페인 카탈루냐, 이탈리아 베네치아 등 중앙 정부로부터 분리독립하려는 지역들이 다시 주목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본지 제휴 <오마이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