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성소수자 자녀를 함께 지지합시다"
"우리의 성소수자 자녀를 함께 지지합시다"
  • 성소수자자녀를사랑하는아시아계부모들
  • 승인 2016.07.28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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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2일 플로리다 올랜도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50명이 숨지는 참사가 있었다. 그 배경에는 ‘동성애에 대한 증오’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져, 당시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안겨준 사건이었다. 

최근 플로리다에서는 다시 한 번 참사가 일어났다. 올랜도 사건과는 다른 종류의 참사지만, 올랜도 희생자들이 다시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다. 소수자를 향한 차별의 시선과 압박은 계속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뉴스 M>은 올랜도 총기 참사가 일어났던 시기 성소수자 자녀를 사랑하는 아시아계 부모들의 공개편지 전문을 소개한다. 성소수자 자녀, 가족, 친구를 잃고 슬퍼하는 이들을 위로하고 더불어 성소수자에 대한 사랑과 지지를 구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 편지는 아시아 태평양계 성소수자 커뮤니티 사이트(NQAPIA)에 게재되었고, 미국의 여러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공개되었다. 다음은 편지 번역본 전문이다. -편집자 주

6월 12일 올랜도 총기 참사로 희생된 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 (photo:Jim Young/Reuters)

친애하는 커뮤니티 구성원 여러분 

우리는 성소수자 자녀를 사랑하는 아시아계 미국인 부모로, 올란도 참사를 가슴 깊이 슬퍼하고 있습니다. 희생자 및 이들의 혈연 가족과 선택한 가족, 특히 희생자의 부모님들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부상 당하고 회복을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는 분들과 정신적인 트라우마로 고통 받는 분들에게도 마음을 전합니다. 이번 일로 친구나 커뮤니티 동료를 잃고만 분들과 소식을 전해 듣고 충격에 휩싸인 성소수자 커뮤니티에도 우리의 마음을 전합니다. 특히 많은 희생자가 있었던 중남미계 성소수자 분들을 위로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성소수자 자녀들을 사랑하며, 아이들의 모습 있는 그대로가 자랑스럽습니다. 하지만 이 세상이 우리 아이들에게 100% 안전하지 않은 만큼 걱정도 하게 됩니다.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가해지는 이러한 말도 안 되는 무자비한 폭력을 우리는 규탄합니다. 우리 아이들은 이렇게 사라져 버려도 되는 존재가 아닙니다. 이들은 소중하게 사랑받아 마땅하며 멸시와 편견에 시달리지 않고 살아갈 자격과 권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이슬람교도 가족들, 특히 성소수자 무슬림 자녀를 둔 부모님들과도 연대합니다. 우리 모임의 많은 남아시아계 가족들이 이슬람교를 삶의 토대로 합니다. 그리고 이들은 동성애 혐오와 트랜스젠더 혐오에 맞서 함께 싸우는 우리의 자매와 형제입니다. 우리는 남아시아계 성소수자 무슬림 커뮤니티 구성원들에게도 마음을 전합니다. 이들은 지난달 12일 올랜도에서 일어난 공격으로 인한 고통뿐 아니라, 동성애 혐오, 이슬람 혐오, 인종주의의 타격을 한꺼번에 받는 괴로움까지 겪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연대의 뜻을 전합니다. 

미국 인터넷 사이트 MIC에 아시아계 성소수자 부모들의 공개편지가 기사화 되었다. <MIC 캡쳐>

만약 당신이 성소수자 아이를 둔 부모로서 이번 사건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면, 비슷한 처지의 다른 부모님들에게 연락해서 도움을 받으시길 진심으로 권합니다. 부모로서 성소수자인 아이를 받아들이기가 힘들 수도 있지만, 지금은 우리 아이들이 부모님의 이해와 지지를 필요로 하는 때입니다. 아이에게 연락해 안부를 살펴주세요. 당신이 얼마나 아이의 안전에 마음을 쓰면서 걱정을 하고 있는지 이야기해 주세요. 그리고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당신은 아이 편에서 함께하리라는 점을 꼭 알려주세요. 아이들에게는 우리의 조건 없는 사랑과 기대어 울 수 있는 따뜻한 가슴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아시아 태평양계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지지합니다. 여러분의 뒤에 우리가 늘 함께 있겠습니다. 부모님이나 혈연가족에게 커밍아웃을 하지 않은 분들은 자기 마음을 털어놓을 데가 없어 고립감을 더욱 심하게 느낄지도 모릅니다. 여러분이 가족이라고 느끼는 사람이나 친구에게 도움을 구하세요. 대화할 사람이 필요하다면 우리한테도 언제든 연락해주세요. 

지금은 우리가 서로 가까이에서 위로하며 힘이 되어 주어야 하는 때입니다.  우리 아이들과 이들이 속한 성소수자 커뮤니티의 평등권 투쟁에 함께 할 결의를 다잡아야 할 때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우리의 아시아 태평양계 성소수자 아이들을 사랑하기에, 흔들림 없이 더 확고하게, 더 크게 소리 내어 우리의 존재를 드러내겠습니다. 

사랑과 연대의 마음을 담아, 성소수자 자녀를 사랑하는 부모 드림

아시아계 성소수자 부모들이 올랜도 총기 참사 희생자들의 한 달 기일을 맞아 공개 편지를 썼다.  <NQAPIA 캡쳐>

클라라 윤, API RainbowParents in PFLAG NYC, cyoon@pflagnyc.org
로린 마예노, Out ProudFamilies, Laurin@outproudfamilies.com
마샤 아이즈미, San GabrielValley API PFLAG, sgvapipfla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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