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과 그의 친구들, 시청을 점령하다
흑인과 그의 친구들, 시청을 점령하다
  • 경소영
  • 승인 2016.08.02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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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첫 날 뉴욕 맨해튼 시청에서 열린 'Million March NYC' 집회

[뉴스 M = 경소영 기자] 미국의 흑백 갈등이 심상치 않다. 최근 경찰의 흑인 총격 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Black lives matter(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등 다양한 규모와 종류의 집회가 전국적으로 확산, 지속되고 있다. 

1일 현재 뉴욕 맨해튼 시티홀 파크에서는 ‘Million March NYC’ 시위가 열리고 있다. 이는 흑인의 인권과 경찰의 공권력 남용에 저항하고 흑인 등 유색인종의 인권을 외치는 집회이다. ‘SHUT DOWN CITY HALL NYC’라는 명칭을 쓰며, 시청을 중심으로 정부와 경찰 그리고 대중에게 이들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8월 첫날 아침 9시부터 맨해튼 시티 홀에 피켓을 든 사람들이 하나둘 눈에 띄기 시작한다. 지난 7월에 있었던 격렬한 거리 시위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흑인들 위주로 모인 것이 아니라 매우 다양한 사람들이 집회를 지지하고 돕기 위해 모이고 있었다.

약 100여 명의 시위자는 시티홀 공원에 모여 워크숍을 열고, 그룹별 토론을 했다. 몇몇 사람들은 정의와 평등이 쓰인 피켓을 들고 낮잠을 청하기도 하는 등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누구든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고 있다. 다양한 인종, 다양한 그룹이 연대하여 이번 집회를 지지했다. 흑백 갈등과 경찰의 폭력성, 해결방안에 대해 비교적 구체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번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의 요구 사항은 세 가지다. 첫째, NYPD 경찰 수장인 빌 브래튼이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 둘째, 유색인종과 노동계급이 사는 지역에 투입되는 경찰에 대한 재정을 줄여야 한다. 셋째, NYPD 경찰 테러에서 살아남은 사람들과 흑인 총격 사망자 가족에 대해 적절한 보상이 이루어져야 한다.

‘바비’라는 이름의 한 시위 참가자는 “경찰 없는 사회를 상상합니다. 한국은 경찰이 총을 가지고 다니며 사람을 쏘기 힘들다고 들었어요. 그러나 이곳 미국은 경찰이 늘 총을 소지하며 누구든 죽일 수 있어요. 그 총격의 대상이 바로 흑인이죠. 경찰은 약자들보다 늘 우위에 있어요”라며 경찰로 인해 오히려 더 불안한 사회가 되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잠시 후 6시에는 그룹별로 흩어져 토론하고 시민들과 소통하던 시위 참가자들이 재집결한다. 그들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어 거리에 있는 많은 사람에게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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