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페미니즘 칼럼 "남성도 성차별과 싸워야"
오바마의 페미니즘 칼럼 "남성도 성차별과 싸워야"
  • 윤현
  • 승인 2016.08.06 0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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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여성지 기고 "여성의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 버려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기고문을 게재한 여성지 <글래머>의 소셜미디어 갈무리.ⓒ 글래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직접 페미니즘에 대한 글을 올렸다. 현직 대통령이 기고한 기사는 여성 인권을 강조하는 내용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자신이 페미니스트라고 밝혀온 오바마 대통령은 4일(현지시각) 미국 여성지 <글래머> 온라인판에 '페미니스트는 이래야 한다'(This Is What a Feminist Looks Like)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백악관 입성 후 통근시간이 '45초'로 줄어들면서 지난 8년간 두 딸 말리야(18)와 사샤(15)의 성장을 곁에서 더 많이 지켜볼 수 있었다"는 오바마 대통령은 "긍정적인 것은 바로 지금이 여성으로 살아가기에 대단한 시대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00년, 50년, 그리고 8년 동안 이뤄온 변화로 내 딸들의 삶은 할머니들보다 훨씬 나아졌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여성은 고용시장의 거의 절반을 차지한 것을 넘어 스포츠, 우주 항공, 연예, 대법원까지 모든 부문에 진출했다"라고 밝혔다.

이어 "여성들은 자신의 신체와 교육, 직업, 재정에 걸친 삶의 모든 영역에서 스스로 선택권을 가지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신용카드를 발급받기 위해 남편을 불러야 했던 과거의 날은 사라졌다"라고 오늘날 성평등이 진보한 상황을 덧붙였다.

"성차별과의 싸움은 남성의 책무"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은 "여성의 삶이 나아지려면 아직 할 일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는 "두 딸의 아빠가 되면, 이 사회에서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얼마나 뿌리 깊은지 잘 알 수 있다"라고 토로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여성에 대한 상습적인 성희롱을 방치하는 것, 남성이 여성의 존재와 성공에 위협을 느끼도록 가르치는 것을 바꿔야 한다"라며 "소녀들은 얌전하게, 소년들은 적극적으로 키우려는 것도 바꿔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페미니즘을 위한 남성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성차별과 맞서 싸우는 것은 남성으로서의 책무(responsibility)"라며 "남편으로서, 남자친구로서 진정한 평등 관계를 위해 열심히 고민하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에 도전하는 힐러리 클린턴 지지도 잊지 않았다. 그는 "건국 240년 만에, 여성의 참정권 획득 100년 만에 여성이 주요 정당의 대선 후보가 됐다"라며 "이는 평등을 향한 긴 여정에서 우리가 어디까지 왔는지 보여준다"라고 밝혔다.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서 작성한 오바마 대통령의 파격적인 기고문은 "21세기 페미니즘이란 모두가 평등할 때 자유롭다는 생각"이라는 말로 맺었다. 다음은 오바마의 칼럼 일부를 인용, 번역한 내용이다.

"성차별에 맞서는 것은 분명히 남성에게도 의무입니다. 그리고 배우자와 파트너, 남자친구로서 우리는 진정 평등한 관계를 만드는 것에 고심하고 더욱 노력해야 합니다(It is absolutely men's responsibility to fight sexism too. And as spouses and partners and boyfriends, we need to work hard and be deliberate about creating truly equal relationships). 

좋은 소식은 제가 세계 어디를 가든지 성 역할에 관한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에 맞서는 사람을 본다는 것입니다. 대학 성폭력을 끝내기 위한 미국 캠페인에 참가하는 것부터 미국 역사상 첫 여성 특수부대원이 나오기까지, 여러분의 세대는 오래된 생각에 사로잡히길 거부해왔습니다. 그리고 당신들은 정체성에 관한 굳은 생각과 시대에 뒤진 생각을 고수하도록 강요하는 것이 모두에게 좋지 않다고 이해하도록 도왔습니다. - 남성, 여성, 게이, 이성애자, 성전환자, 그리고 다른 사람들에게 말이죠. 이와 같은 고정관념은 우리의 능력을 한정 짓게 합니다(The good news is that everywhere I go across the country, and around the world, I see people pushing back against dated assumptions about gender roles. From the young men who've joined our It's On Us campaign to end campus sexual assault, to the young women who became the first female Army Rangers in our nation's history, your generation refuses to be bound by old ways of thinking. And you're helping all of us understand that forcing people to adhere to outmoded, rigid notions of identity isn't good for anybody—men, women, gay, straight, transgender, or otherwise. These stereotypes limit our ability to simply be ourselves).

(중략) 당신의 정치적 견해가 어떻든 상관없이, 이것(힐러리 클린턴의 대선 후보 공식 지명)은 미국을 위한 역사적 순간입니다. 그리고 이는 평등을 향한 긴 여정에서 우리가 어디까지 왔는지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입니다(No matter your political views, this is a historic moment for America. And it's just one more example of how far women have come on the long journey toward equality).

(중략) 그리고 저는 그들(우리의 후손)이 확실히 자신의 역할을 다하길 바랍니다. 미국이 모든 소녀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곳이 되도록 만드는 일 말입니다(And I want them to help do their part to ensure that America is a place where every single child can make of her life what she will). 

모두가 평등할 때 우리가 더 자유롭다는 생각, 그것이 21세기의 페미니즘입니다(That's what twenty-first century feminism is about: the idea that when everybody is equal, we are all more free)." - 버락 오바마, 44대 미국 대통령(Barack Obama is the forty-fourth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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