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슬림 여성에 관한 편견을 깨는 다섯 가지 사실
무슬림 여성에 관한 편견을 깨는 다섯 가지 사실
  • 경소영
  • 승인 2016.08.12 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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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출신 언론인 사디아 파루키의 글
키즈르 칸 부부의 민주당 전당대회 연설을 모습.(사진/ CNN 뉴스 캡쳐)

[뉴스 M = 경소영] 최근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는 이라크전에서 미군 병사 아들을 잃은 무슬림 부모를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가 거센 비판을 받았다. 파키스탄 출신 이민자 키즈르 칸과 그의 부인 가잘라 칸은 지난 달 힐러리 클린턴의 대선후보 지명을 위한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찬조 연사로 나섰다. 트럼프는 ‘키즈르 칸이 연설하는 동안 부인인 가잘라 칸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무슬림 문화에서은 여성이 발언하는 것을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비판한 것이다.

이에 가잘라 칸은 답했다. 다음은 워싱턴포스트에 실린 그의 답변을 부분 번역한 것이다.

"제가 말을 하지 않은 이유는 간단합니다. 말하지 않아도 온 세상이, TV를 지켜본 미국인은 저의 한없는 아픔을 이해하고 느꼈을 테니까요. 저는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은 자식의 엄마입니다. 누구든 저를 보면 그 아픔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남편은 제게 발언을 하고 싶은지 먼저 물었습니다. 저는 도저히 못 하겠다고 말했고요. 제가 믿는 종교는 신 앞에 모든 인간은 공평하다고 가르칩니다. 부부도 마찬가지입니다. 서로 사랑하고 공경하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 가족을 지키고 돌볼 수 있는 거죠.

도널드 트럼프가 이슬람에 대해 말하는 걸 볼 때마다 그가 얼마나 무지한지 알 수 있습니다. 진짜 이슬람교와 코란에 대해 제대로 공부한다면, 그가 가진 테러리스트들에 대한 잘못된 생각을 고칠 수 있을 겁니다. 테러리즘은 이슬람과 완전히 다른 극단적인, 비뚤어진 신념일 뿐이니까요."

트럼프의 화살이 가잘라 칸으로 향하자 무슬림 여성들이 나섰다. 무슬림 여성들은 트위터에서 ‘#이제 우리의 말이 들리느냐(#CanYouHearUsNow)’라는 제목의 해시태그 캠페인을 일으켰고, 각종 소셜미디어에서는 아직도 그 반향이 멈추지 않고 있다.

파키스탄의 여성 교육 운동가인 말랄라 유사프자이는 17세에 최연소 노벨 평화상을 받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에 파키스탄 출신 미국인 언론인이자 활동가 사디아 파루키가 나섰다. 미국의 진보 매체 <소저너스>를 통해 ‘무슬림 여성에 대한 진실’이란 글을 게재했다. 그는 ‘해시태그 캠페인이 강하게 일어나고 있는 동안에도 독립적인 무슬림 여성들은 실제로 존재하고 있고, 미국을 비롯한 해외 곳곳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며 살고 있다’라며, 대부분의 미국인은 이러한 사실을 잘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은 사디아 파루키의 글을 번역해 옮긴 것이다.

파키스탄의 여성 교육 운동가인 말랄라 유사프자이는 17세에 최연소 노벨 평화상을 받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2003년에 시린 에바디가 무슬림 여성으로서 최초로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는 것은 얼마나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가?

시린 에바디는 무슬림 여성으로서 최초로 노벨 평화상을 받았다.

억압받는 파키스탄 여성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무슬림 국가에서 민주적 투표를 통해 첫 여성 지도자로 선출된 베나지르 부토가 파키스탄에서 태어났다는 것은 사람들이 얼마나 알고 있는가?

무슬림 국가에서 민주적 투표를 통해 첫 여성 지도자로 선출된 베나지르 부토

사실 헌신적이고 독립적이며 영향력이 지대한 무슬림 여성들은 17세기 아라비아에서 이슬람 시대가 발흥했던 시기부터 지금까지 계속 존재해 왔다. 오늘 소개할 다섯 개의 항목은 우리 편견을 깨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무슬림 여성들이 기대와 예상을 거부하고, 매일 미디어에서 주입하고 있는 고정관념을 깨는 데 도움이 되는 사실들을 살펴보자.
 

1.
이슬람은 공적인 일에 여성들이 전부 참여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무하마드의 첫 번째 부인 카디자는 부유하고 힘 있는 여성 사업가였다. 남편을 재정적으로 지원해 주었다. 또 다른 부인인 예샤는 그의 죽음 후, 카멜 전투에서 무슬림 군대를 지휘하는 사령관이 되었다. 무슬림 여성은 남자들과 함께 전투에서 싸웠고, 남자들에게 종교를 가르쳤으며 초기 이슬람 시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학교를 설립한 주체였다.

 

2.
지난 몇 십 년 동안 무슬림 여성들은 미국 여성들도 아직 해내지 못한 방법으로 그들 국가에서 리더십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미국이 여성 대통령 탄생을 꿈꾸는 동안, 9명의 무슬림 여성은 이미 그들의 국가에서 최고 지도자가 되었다. 파키스탄의 베나지르 부토 이후 방글라데시, 인도네시아, 세네갈 등 많은 이슬람 국가에서 여성 지도자가 나오고 있다.  

 

3.
무슬림 여성들은 미국에 있는 종교 그룹에서 가장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는다. 그들은 모든 분야에서 전문적인 직업을 가지고 있고, 어디에 살고 있던지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4.
중동과 아시아 국가에 있는 무슬림 여성들은 결코 덜 성공적이거나 힘없는 삶을 살지 않는다. 터키처럼 좀 더 자유로운 나라, 아랍에미리트 같은 보수적인 사회에서도 다를 바 없는 사실이다. 

 

5.
미국 온라인 뉴스 <버즈피드> 기사와 책 <떠오르는 아랍 여성>에 언급된 '아랍 비지니스를 변화시킨 여성 기업가 16명' 같은 무슬림 여성들은 고정관념을 깨부수고 세계에서 큰 변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사실 무슬림 여성들의 힘과 귀중한 헌신, 가치를 일깨우기 위한 해시태그 캠페인은 필요없다. 오히려 성별과 정치 성향에 관계없이 활기차고 용감한 무슬림 여성들의 이야기를 공유할 필요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같은 정치인이 무슬림 여성을 잘못 이야기해 고정관념에 가두려 할 때 ‘틀렸다’라고 외쳐야 한다.

사디아 파루키는 ‘미국과 전 세계에 있는 무슬림 여성들은 진보와 새로운 발견에 기여하고 있다’라며, 그들의 실제 모습을 세계가 알아야 할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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