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가고, '평화' 오라...한인들 백악관 앞에서 시위 열어
'사드' 가고, '평화' 오라...한인들 백악관 앞에서 시위 열어
  • 유영
  • 승인 2016.08.15 10:1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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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화씨 100도 불볕 더위 속에서 한인 단체와 미국 반전 단체 연대해 진행

뜨거웠다. 워싱턴 D.C. 지난 13일, 백악관 앞에 모인 한인들과 미국 평화단체 회원들의 외침은 화씨 100도(섭씨 37.8도)에 이르는 무더위보다 더 뜨겁게 달아올랐다. 이들이 외친 구호는 오직 하나 ‘No THAAD, Yes Peace’였다. 미주희망연대 등 미주 각지에서 모인 한인과 미국 반전 평화 단체 ‘앤서 연합’(Answer Coalition) 회원  등 40여 명이 참석했다. 

백악관 앞에서 진행한 이 날 시위는 ‘사드 한국 배치 반대’ 청원 10만 명이 넘어선 후 이뤄진 첫 집회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청원을 올린 ‘미주동포전국협회’ 부회장 서혁교 씨를 비롯한 평화를 염원하는 한인들은 지난 12월부터 이곳에서 사드 한국 배치 반대 시위를 진행해 왔다. 이날 집회에서 함께 사드 반대 목소리를 높인 서혁교 씨는 미주 동포들이 모인 이유는 오로지 한반도의 평화를 바라기 때문이라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저희가 늘 걱정하는 것은 한반도의 평화다. 아쉽게도 최근 상황은 평화와 반대 방향으로 간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아도 강대국 간의 군비 경쟁으로 평화가 위협받고 있는데 말이다. 한반도의 상황은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 미국은 동북아 평화를 위한다고 말하는데 실질적으로는 그렇지 않은 것 같아 보인다. 평화적으로 문제를 풀어갈 수 있는 방향을 함께 찾아가야 한다. 오늘은 특별하게 시애틀, 댈러스, 코네티컷, 뉴욕, LA 등 한반도 평화를 위해 함께 운동하는 대표적 인사들이 찾아주었다. 평화를 깨는 사드 배치에 반대한다.”

백악관 청원 10만 명 서명운동을 시작한 서혁교 씨. 그는 미주 동포들이 모인 이유는 오로지 한반도의 평화를 바라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뉴스 M> 경소영 기자
이날 시위에 함께 한 한인들과 반전 단체 회원들이 함께 백악관을 향해 15초 간 함성을 외치고 있다. ⓒ<뉴스 M> 경소영 기자

이들은 사드 배치가 확정된 성주 군민들과도 연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날 성명에서도 반대 목소리는 평화와 성주 군민과의 연대에 촛점이 맞춰졌다. 사드 배치의 이유가 된 북한 핵문제는 “군사적 대립이나 군비 경쟁을 통해 해결할 문제가 아니다. 이해와 협력을 기반으로 대화의 문을 열고 화해와 협력의 노력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성주 군민들의 사드 배치 반대 투쟁을 지지하며, 미국과 한국 정부는 사드 한반도 배치 계획을 당장 철회하라고 강조했다.

미주희망연대 의장 장호준 목사는 한반도를 비롯한 전 세계 어디에도 사드 배치는 안 된다고 말했다. 무기 체제 자체가 이 땅 위에서 없어질 때 평화가 온다고 강조했다. ⓒ<뉴스 M> 경소영 기자

이날 시위에 참여한 사람들은 한반도 평화가 세계 평화의 시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주희망연대 의장 장호준 목사는 이러한 뜻을 대변했다.  

“사드 배치는 한반도뿐만 아니라 동북아와 세계 평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드 반대를 외치는 거대한 목소리는 성주에서 시작됐지만, 실제로는 한반도를 비롯한 전 세계 어디에도 사드 배치는 안 된다. 무기 체제 자체가 이 땅 위에서 없어질 때 평화가 온다고 생각한다. 열강 때문에 분단된 한반도에서 평화가 시작될 때, 물결이 퍼져나가듯 평화의 물결이 온 세계로 전달될 것이다.”

이날 모인 한인들은 백악관 앞에서 한 줄로 서서 몇 바퀴를 돌며 '사드 반대'를 외쳤다. ⓒ<뉴스 M> 경소영 기자
미국 반전 평화 단체 ‘앤서 연합’ 코디네이터 사라 슬론 씨는 <뉴스 M>과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가 군사적으로 동아시아에서 지배권을 강화하려는 행동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뉴스 M> 경소영 기자

사드 배치 반대에 동참한 미국 반전 평화 단체 ‘앤서 연합’도 무기 체제 감축과 평화를 바란다고 밝혔다. 단체 코디네이터 사라 슬론 씨는 <뉴스 M>과 인터뷰에서 미국 정부가 군사적으로 동아시아에서 지배권을 강화하려는 행동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미국 시민들을 위해 사용되어야 할 세금이 군사력 강화에 사용되는 것을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사드 배치 반대에 동참한 미국 반전 평화 단체 ‘앤서 연합’도 무기 체제 감축과 평화를 바라는 마음으로 시위에 동참했다. ⓒ<뉴스 M> 경소영 기자

시위가 끝이 아니다

시위를 마친 이들은 미주희망연대 사무실로 이동했다. 이날 시위는 이들의 2박 3일 일정 중 일부였다. 이들이 모인 이유는 2017년 정권교체를 위해 미주 한인들이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기 위함이다. 사무실에 모인 이들은 정권교체를 위한 생각을 나누고, 구체적인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주제 발표와 토의를 진행했다. 

주제 발표는 희망 세상 뉴욕의 최관호 씨가 진행했다. 그는 ‘정권교체를 이뤄 내는 데 일익을 담당하는 시대적 역할을 위해 한인들의 역할’을 발제했다. 먼저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외국 교민들 투표율이 저조했던 사실을 지적했다. 선관위에 투표권자로 등록한 사람은 200만 교민 중에 13만 명, 그중 투표한 사람은 절반 정도인 6만여 명이라고 설명했다. 유의미한 표로 작용하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시위를 마친 이들은 미주희망연대 사무실로 이동해 정권교체를 위한 생각을 나누고, 구체적인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주제 발표와 토의를 진행했다. ⓒ<뉴스 M> 경소영 기자
주제 발표를 한 최관호 씨는 정권교체를 이뤄내기 위해 한인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스 M> 경소영 기자

“그동안 진행했던 유권자 등록 장려와 홍보, 교육 등은 계속해서 진행하면서 한국에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계기 마련에도 힘써야 한다. 이번 사드 배치 반대 청원처럼 한국 사회와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행동과 소셜 미디어를 통한 활동도 늘려가야 한다. 2017년 대선을 위해 널리 퍼진 네트워크를 하나로 모을 임시 조직을 이뤄가면 좋겠다. 캠페인을 벌일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서울 향린교회 조헌정 목사는 정권교체 자체보다 중요한 사안이 있다는 사실을 환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뉴스 M> 경소영 기자

이날 모임에 참석한 서울 향린교회 조헌정 목사도 정권교체를 위한 노력의 중요성에 동의했다. 하지만 조 목사는 정권교체 자체보다 중요한 사안이 있다는 사실을 환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목사로 사회활동에 오랜 기간 참여했지만, 정당 활동 등에는 참여하지 않은 그의 이야기에 정권교체를 바라는 한인들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내규에서 노동자라는 단어를 시민으로 고쳤다. 그렇지 않아도 방향이 확실하지 않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는데, 앞으로 어떻게 나가려는 지 신뢰하기 힘들다. 거대 야당이 정권교체를 주도할 텐데 내용을 신뢰할 수 없으면 무슨 소용이 있을까 생각한다. 정권교체로 무엇을 이루려는 지 계속 확인해야 한다. 정권교체 이후, 지금과 방향이 크게 다르지 않다면 소용없다. 대선 후보들에게 정권교체 후 하려는 일들이 무엇인지 확인하는 게 더욱 중요한 시기다.”

미주희망연대 사무실에 모인 한인들은 '정권교체를 위해 미주에 사는 동포들이 해야할 역할'에 대해 조별 토론을 진행했다. ⓒ<뉴스 M> 경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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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 2016-08-28 05:55:49
사드가면 가짜 평화가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