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이 보름 넘게 뉴욕 시청 공원을 점거한 이유
그들이 보름 넘게 뉴욕 시청 공원을 점거한 이유
  • 경소영
  • 승인 2016.08.17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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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lion March NYC - SHUT DOWN CITY HALL NYC’ 시위를 돌아보며

[뉴스 M = 경소영 기자] 역대 최고의 폭염으로 전 세계인이 밤잠을 못 이루고 있다. 이곳 뉴욕의 8월도 연일 푹푹 찌는 날씨에 5분 이상 거리를 다닐 수가 없다. 열대야의 절정을 이루고 있는 지금, 여름을 더 뜨겁게 불태우는 이들이 뉴욕의 중심을 가득 메우고 있다.

지난 8월 1일부터 시작된 ‘Million March NYC’ 시위가 보름이 넘도록 진행 중이다. ‘SHUT DOWN CITY HALL NYC’라는 이름으로 뉴욕 시청 앞 공원에서 모이고 있다. 유색인종의 인권을 외치고 경찰의 공권력 남용에 저항하는 사람들, 그들의 집회 모습이 매일 SNS에 올라오고 있다. 현장을 부지런히 기록하는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 생생한 기록물들을 보며 취재를 위해 뉴욕 시청을 찾은 시위 첫날을 떠올려 본다.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모여 편견과 차별의 문제에 대해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Millions March NYC on Facebook 캡쳐)

다양한 시위 참여자, 이유는?

뉴욕 시청 앞 공원에 들어섰을 때, 피켓을 들고 있는 몇몇 사람 외에는 대부분 무리를 지어 앉아 이야기하고 있었다. 각기 다른 인종, 국가, 젠더가 한데 어우러져 조화를 이루었다. 누구든 환영했고 미소로 화답했다. 

‘Filipinos Against Militarization(필리핀인은 군대화를 반대한다)’라는 문구가 크게 쓰인 종이를 옆에 두고 두 청년이 재미나게 대화하고 있어 말을 걸었다. 인종 차별과 경찰의 과잉 공격에 반대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했다. 당연히 둘 다 필리핀 사람인 줄 알았는데 한 청년은 도미니카공화국인이란다.

한 백인 여성은 공원 바닥에 뭔가를 쓰고 있었는데 자세히 보니 중국어였다. '소수 인종을 존중해 달라'는 문구였다. 어떤 여성은 분홍색으로 머리를 염색하고 분홍색 깃발을 들고 있었는데 성소수자 단체에서 나왔다고 했다. 함께 고통받는 소수자로서 연대하기 위해 참여했단다. 

두 친구는 출신이 다르다. 도미니카공화국인(좌)과 필리핀인(우) 인종차별과 경찰의 공권력 남용에 반대하기 위해 시위에 참여했다.

또 어떤 이는 조용히 의자에 앉아 경찰에 희생당한 사람들의 얼굴을 그림으로 그리고 있었다. 기타를 치며 노래하는 사람도 있어, 밖에서 얼핏 보면 그저 다양한 예술가들의 모임 같아 보였다. 그러나 안으로 들어가 보니, 각각 다른 방법으로 표현하고 있었지만 공통으로 주장하고 있는 몇몇 구호가 있었다. 'Stop the War on Black America!(흑인과의 전쟁을 멈춰라)', 'Global Kindness Peace for Justice(정의와 평화에는 국제적인 관심과 배려가 필요하다)', 'We see another black man dead(우리는 또 다른 흑인의 죽음을 본다)' 등 이들이 보내는 메시지는 분명했다. 인종, 국가에 관계없이 모두 '평등한 대우'를 받게 해달라는 것이다. 

공원 한 켠에는 추모의 공간이 작게 마련되어 있었다. 그곳에는 얼마 전 경찰 총격으로 사망한 흑인 남성 앨턴 스털링, 필랜도 캐스틸이 아닌, 한 젊은 흑인 여성의 사진이 크게 걸려있었다. 그의 이름은 산드라 블란드, 작년 교도소에 수감된 지 3일 만에 쓰레기 봉지에 목이 감긴 채 사망했다. 그는 차선 변경을 하다가 신호를 위반했고, 경찰이 하차할 것을 요구했지만 불응했다. 결국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구금되었다. 그 과정에서 경찰은 그에게 총구를 겨누고 중범죄자 다루듯 허리를 수차례 폭행했다. 교도소 측은 산드라가 자살한 것으로 발표했지만, 그의 죽음을 둘러싸고 인종 차별 의혹이 증폭되어 비난 여론이 가중되었다.  

공원 한 켠에 마련된 추모의 공간. 경찰에게 폭행당하고 교도소에 수감되어 의문사 당한 흑인 여성 산드라 블란드의 얼굴이 걸려있다.

공원 주위를 둘러보니 정말 언론에서 접하지 못한 얼굴의 사진들이 곳곳에 많이 보였다. 모두 미국 경찰에게 죽임당한 사람들이었다. 

이제 조금씩 상황이 파악되기 시작했다. 지난 달 취재했던 'Black lives Matter(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시위와는 그 양상이 사뭇 달라 보인 이유가 있었다. 이번 집회는 그동안 흑인을 비롯한 유색인종 및 소수자에게 일어난 '모든 종류의 폭력에 저항하는 운동'이었던 것이다. 왜 필리핀인과 도미니카공화국인이 함께 유색인종 차별을 이야기하고, 중국인 친구를 둔 백인이 중국어로 친구의 인권을 존중해 달라는 호소를 하고 있었는지 퍼즐이 맞추어졌다. 이는 정녕 하루 이틀에 끝날 시위가 아니었다. 그렇기에 참여자들은 여유 있는 자세로 토론과 예술 활동을 통해 평화로운 집회를 이어나갈 수 있었다. 삼삼오오 모인 그들의 목소리를 좀 더 들어보기로 했다.

폭력의 중심에 선 '경찰'

시위에 참여한 모든 사람이 입을 모아 외치는 한 가지가 있다. 이번 시위의 핵심적 주장인 ‘경찰 반대’이다. 억울한 죽음의 직접적 원인은 늘 경찰이었다. 반대하는 이유 또한 구체적이다. 실제로 시위 참여자들이 요구하고 있는 세 가지가 모두 경찰과 관련된 사항들이다. 첫째, 빌 브래튼 뉴욕시경 국장의 사퇴와 '깨진 유리창' 정책 폐지, 둘째, 유색인종 억압을 위해 투입되는 경찰 재정 축소, 셋째, 소위 '경찰 테러'로 인한 희생자와 그들의 가족에 대한 적절한 보상이 그것이다.

이번 시위의 주최자인 비엔나 라이는 "뉴욕 사람들은 경찰이 유색인종을 죽이는 것에 질렸다. 경찰은 커뮤니티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거주문제, 직업, 학교 등 온 분야에서 힘으로 누른다"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NYPD(New York city Police Department, 뉴욕 시경찰국)에는 3만 7천명의 경찰이 있고 그것은 군대와 다름없다는 것이다. 그는 "군대 같은 경찰이 힘없는 사람을 압박하는 나라가 바로 미국이다"라고 덧붙였다. 

경찰의 공권력 남용과 인종 및 각종 차별을 반대하는 시위자의 모습 (사진/nydailynews캡쳐)

사람들은 세금의 많은 부분이 경찰 유지에 쓰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경찰이 커뮤니티에 도움이 된다고 느끼기보단, 언제든 누군가를 죽일 수 있다는 공포로 다가온다. 이번 시위에 유색인종과 성소수자 단체의 참여에는 다 이유가 있다. 이들이 바로 경찰의 주요 표적이 되어왔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실제 인정한 경찰도 있다. 뉴욕시 경찰 아딜 폴란코는 WNBC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경찰의 직무 수행 평가를 그저 업무량만으로 하게 되면 당연히 경찰들은 가장 약한 고리를 공략하게 됩니다. 우리는 성소수자 커뮤니티로, 흑인들이 사는 지역으로, 호화 요트 같은 건 꿈도 못 꾸는 힘없고 가난한 이들이 사는 동네로 갑니다. (거기서는 실적을 올리기 쉬우니까요)"

악순환의 고리

가난한 유색인종은 경찰의 좋은 먹잇감이다. 경찰은 자신의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약자에게 법을 들이댄다. 저소득층이 모여 사는 동네에 경찰을 집중해 단속하면 당연히 경범죄로 붙잡힐 확률이 높아진다. 가난한 사람에게는 경범죄 벌금도 굉장히 큰 금액으로 다가온다. 교통 범칙금도 낼 여유가 없는 사람의 면허는 곧 정지되고 취소된다. 그러나 생계를 위해 운전해야만 한다. 그러다 무면허 운전으로 잡히면 또 벌금이 부과되고 돈을 못 내면 벌금과 함께 죄목이 쌓여간다. 끝없는 악순환인 것이다.

얼마 전 경찰 총격으로 죽은 필랜도 카스틸도 비슷한 상황이었다. 그는 교통 위반으로 경찰이 차를 세운 일이 45번이나 있었다. 벌금을 내지 못해 계속해서 처벌이 세지고 있었다. 처음 저지른 잘못은 범칙금이나 과태료 정도만 내면 그만일 일들이었다. 그런데 사소한 교통법규 위반 등을 이유로 경찰의 제지를 받았다가 상황이 험악해져 목숨을 잃게 된 것이다.  

템플 대학교에서 형사 제도를 가르치는 니콜 곤잘레즈 반 클레브 교수는 이 악순환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벌금을 부과 받은 사람도 처음엔 당연히 악순환의 굴레를 벗어나려고 노력합니다. 그러나 계속 범죄자 딱지는 늘어갑니다. 사소한 문제로 인해 경찰들은 누군가의 인생을 낭떠러지로 몰아가곤 해요. 한 번 경범죄를 짓거나 교통법규를 위반하면 그때부터 자꾸 경찰에 잡히고 기록이 남잖아요. 경찰 입장에서는 한 번 잡아 세웠던 사람을 또 잡기가 아무래도 편하거든요."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희생당한 사람들의 얼굴이 시위 장소 곳곳에 걸려 있었다.

미국 경찰의 과잉 대응에 유엔도 나섰다. 유엔 고문방지위원회는 미국 경찰이 흑인을 비롯해 소수 인종과 민족을 상대로 한 과잉 대응을 지적하는 공식 보고서를 채택한 바 있다. 유엔은 보고서에서 "경찰의 잔혹성과 경찰관에 의한 공권력 남용을 보여주는 다수의 사례에 유감이다. 심히 걱정이 된다. 이런 행위가 특정 인종과 민족을 상대로 자행되고 있어 더욱 문제이다"라고 강조했다. 

'깨진 유리창' 이론

경찰이 저소득층 유색인종을 표적으로 삼고 있었다는 것이 조금씩 증명되고 있다. 이 현상에는 사실 그 배경이 되는 특정 정책이 있다. 이번 시위의 첫 번째 요구사항이 이것을 폐지하는 것이다. 바로 'Broken Windows(깨진 유리창)' 정책이다.   

'깨진 유리창' 이론은 빈 건물의 깨진 유리창을 방치하면 여러 개가 연이어 파손되고 결국 방화 등 대형 범죄로 이어진다는 범죄학 이론의 하나다. 이 이론은 주로 도심지 치안과 질서 유지에 적용된다. 공공기물 파손이나 공공장소 음주, 무임 승차 등 단순 경범죄 단속을 강화함으로서 치안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켜, 강력범죄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는 논리이다.

그러나 최근 그 이론이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6월 뉴욕 시 내사국 소속 시경 감독기구 감찰반은 시경의 경범죄 단속이 강력범죄 감소와 큰 연관이 없다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감찰반은 보고서에서 "중범죄 감소가 경범죄 단속의 효과로 판단할만한 근거는 없다. 더구나 시경의 경범죄 단속은 주로 흑인이나 히스패닉 등 소수계와 저소득층 지역에 집중돼 있었다"고 밝히고 백인 주민 지역에서는 이러한 경범죄 단속이 많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빌 브래튼 뉴욕시경 국장은 이러한 '깨진 유리창' 이론을 열렬히 신봉해 이 이론을 뉴욕시 치안 정책의 큰 틀로 잡아 시경을 운영해왔다. 그러나 경범죄에 대한 강경대응은 많은 비판을 받았다. 위의 지적처럼 흑인과 히스패닉 등 유색인종이 주로 경찰의 표적이 되었기 때문이다. 브래튼 국장의 재임 7개월 만에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흑인 남성이 숨진 이른바 '에릭 가너 사건'이 일어났다. 담배를 불법으로 판매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던 가너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그의 목을 졸라 사망케 한 사건이다.

시위 참가자들이 경찰의 폭력에 분노하며 '깨진 유리창' 정책을 고수해온 빌 브래튼 뉴욕 시경국장의 사진을 들고있다.

그러나 연이은 유색인종과 소수자를 향한 경찰의 과잉 진압 사건에도 불구하고 브래튼 국장은 이 원칙을 고수해왔다. 이에 참다못한 시민들은 계속 항의해왔고, 이번 시위에서도 역시 일순위 요구사항은 그의 사퇴였다.

교도소에 가득한 약자들

수많은 유색인종 저소득층 사람들은 '깨진 유리창' 정책에 따라 악순환의 고리에 걸린다. 그들은 폭력 소동에 휘말리거나 벌금 해결을 하지 못해, 결국 교도소로 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앞서 언급한 산드라 블란드도 그런 경우 중 하나다. 경찰이 그를 체포할 당시 녹음된 내용을 보면, 차에서 내릴 것을 명령한 경찰에게 자신은 잘못한 것이 없다고 말하자 경찰이 그에게 총구를 겨누고 "사정없이 패버릴 것"이라고 협박한 뒤 그를 강제로 끌어내려 폭행한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리곤 바로 교도소행이었다. 체포 과정에서 일어난 폭력 소동이 '경찰에게 반항한 죄'로 돌아왔던 것이다.

시위 주최자인 비엔나 라이는 인터뷰 중 어딘가를 가리키며 "저기에 있는 감옥에서도 사람이 많이 죽고 있다. 이제 수감할 공간도 없을텐데..."라며 잠시 말을 멈추었다. 그리고 그는 나지막히 말했다. "사실 우리는 경찰에게도 지쳤고, 이런 시스템이 가능한 자본주의에도 질렸다. 우리는 경찰에도 반대하지만 자본주의에도 반대한다"

그의 말에는 어떠한 의미가 담겨있는 걸까. 사실 미국은 현재 세계에서 가장 많은 교도소를 가진 국가다. 거대한 교도소에 수감 중인 사람 중 가장 많은 인종은 흑인이다. 이들에 대한 교도관들의 폭력과 노동력 착취로 인한 교도소 내 저항이 날로 격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악순환은 교도소 안에서도 멈추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미국에는 교도소의 민영화가 빠르게 이루어지고 있다. 민간 기업이 교도소를 운영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가운데, 기업들이 가급적 적은 비용과 예산으로 교도소 환경을 유지함으로서 수감자들의 인권이 위협받고 있다는 것이다. 자본주의 법칙상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한의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환경은 열악해질 수밖에 없다. 수감자가 많을수록 기업의 수익률은 높아지고, 교도소 안의 약자들은 점점 더 지내기 힘들어진다. 감옥 밖에서의 양극화는 민영화된 교도소에서 극대화된다.

군중 앞에 선 시위 주최자 비엔나 라이. 그는 '경찰 반대'와 더불어 유색인종의 인권을 탄압하는 민영화된 교도소 등 '자본주의 시스템'에 반대하는 것도 이번 시위의 목적이라고 전했다.

차별은 곧 생존의 문제

시위 현장에서 인상 깊었던 몇몇 장면이 있다. 피로 물든 흰 티를 입은 한 어르신이 피켓을 들고 '경찰 반대'를 외치고 있던 모습, 경찰에게 죽임당한 사람들의 얼굴이 빼곡한 브로셔를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며 '꼭 이들을 기억해 달라'고 호소하던 아주머니의 표정은 잊을 수 없다. 그렇다. 이들에게 차별은 생존의 문제였다. 

사람과 사람 간에는 정부 성립 이전부터 이미 존재하는 권리가 있다. 그것은 정부가 권력을 남용하는 경우에도 계속 존재한다. 우리는 그것을 자연권이라고 부른다. 미국 독립선언서에도 다음과 같이 써 있다.

"모든 사람은 평등하게 창조되었으며, 창조주로부터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부여받았다. 그 권리 중에는 생존권, 자유권, 행복추구권이 포함된다. 사람이 사는 곳에 정부가 세워지는 것은 이 권리들을 보장하기 위해서다.“

미합중국 헌법 전문에도 "정의를 실현하며 국내 평화를 지키고 공공의 복지를 증진하기 위해 헌법을 제정한다" 라고 동일한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지금 미국의 모습은 어떠한가. 경찰을 위시한 정부는 모든 사람의 평등을 보장하기 위해 존재하는가. 적어도 지금의 모습으로는 그 질문에 긍정적인 대답을 할 수 없다. 셀 수 없이 많은 사회적 약자들이 불볕 더위에 몇 날 몇 일 시청 앞 공원을 점거하면서까지 시위하는 것은 분명 절박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가족과 이웃, 친구들의 목숨이 위태롭기에 '제발 같이 좀 살자'고 외치는 것이다.

한 시위 참가자가 경찰에 반대한다는 의미로 피 묻은 옷을 입고 퍼포먼스를 하고 있는 모습.

첫 날 시위가 끝나고 그 이튿날,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빌 브래튼 뉴욕시경 국장이 사퇴를 선언한 것이다. 그는 '이번 시위의 압박이 사퇴의 이유'라고는 끝끝내 인정하지 않았지만, 우리 모두는 안다. 시민의 힘이 이루어 낸 결과라는 것을 말이다. 이제 더 이상 편견과 차별을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 더 이상 사랑하는 사람들을 잃지 않을 것이다.

시위 참여자들에게 그저 지나가다 들린 외부인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그 속에 들어가 그들의 고통과 슬픔에 동참할 것인가.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사회적 약자의 목소리에 힘이 더 실리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연대가 필수다. 차별과 편견은 유색인종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언제든 나의 문제로 돌아올 수 있다. 인간이 겪는 고통에 동참하는 것에는 외부 세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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