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성소수자연구회(준)이 <혐오의 시대에 맞서는 성소수자에 대한 12가지 질문>을 펴내고 웹에서 무료로 받아볼 수 있도록 누리집을 열었다. 연구회는 젠더와 섹슈얼리티에 관한 교육학, 법학, 보건학, 사회학, 복지학, 신학, 인류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 전문가들이 성소수자 연구의 학문적 사회적 발전을 증진하기 위해 지난 3월 결성한 단체다.
책은 현재를 ‘혐오의 시대’로 규정하며, ‘차별할 권리’를 얻기 위해 싸우는 사회 모습에 의문을 표한다. 심지어 종교적 신념을 ‘혐오’로 표출하며, 정치적 의제로 삼는 모습에 경악한다. 인류가 특정 종교, 민족, 인종, 젠더 등의 우월성을 내세워 수많은 전쟁과 폭력, 학살을 저지른 역사적 교훈을 잊은 것 아닌지 묻는다. 어렵게 일군 보편적 인권, 민주주의, 사회적 정의, 공감의 능력 등을 잃어 간다고 지적한다.
집필진은 모두 성소수자의 삶에 대해 연구해 온 연구자며, 교육자다. 이들은 서문에서 이 책을 공동 집필한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한다.
“우리는 성소수자 교수에게 배우며 고정관념을 벗어나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갖게 되었고, 성소수자 학생을 통해서는 교육 현장에서 평등한 기회를 제공하고 다양성을 옹호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윤리적 실천인지를 알게 되었다. 또한 성소수자인 동료나 친구를 통해, 혹은 성소수자 당사자로서, 사회적으로 재현되는 성소수자에 대한 이미지와 지식이 사회적 실체로서의 성소수자와 얼마나 다른지를 알게 되었다.
이 깨달음의 과정을 통해, 우리는 혐오의 주술이 아닌, 좀 더 공정하고 객관적인 지식이 한국을 정의롭고 사회적 소수자를 포용하는 사회로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우리는 연구자로서 본업에 충실하면서 성소수자와 관련된 기존의 연구 성과들을 바탕으로 성소수자에 대해 정확히 배우고 연구하여 좀 더 객관적인 지식을 생산하고 이를 사회와 나누고자 한다.”
열두 명의 저자는 이 책이 완성된 버전이 아니라고 강조한다. 성소수자에 대한 연구와 지식이 매일 확장되고 새로워지기 때문이다. 성소수자에 대한 ‘공정한’ 지식을 계속 생산해 가기 원한다는 의지도 내비친다. 성소수자 차별이 무엇인지 모르거나 차별을 지지했던 경험이 있다면 잠시 멈춰서 길지 않은 이 책을 보며 생각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다음은 이 책의 목차다.
제1부 제2부 제3부 주(註)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에 맞서 공존의 사회를 바라는 연구자들의 입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