텍사스의 힐러리 혐오증, 미 연방 탈퇴로 이어질까?
텍사스의 힐러리 혐오증, 미 연방 탈퇴로 이어질까?
  • 유영
  • 승인 2016.08.18 06: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텍시트를 주장하는 이들의 트위터 사진 갈무리.

미국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우세하다는 예측이 쏟아지면서 텍사스 주에서 연방 탈퇴 주장 목소리에 힘이 더해지고 있다. 

여론 조사기관 공공정책여론조사(PPP)는 지난 16일 다음과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들 중 61%가 힐러리 대통령을 보아야 한다면 텍사스 주 분리를 지지하겠다고 한 것이다.이는 현재 상황에서 텍사즈 주 분리 운동 지지도와 함께 조사된 내용이다. 현재 상황에서 텍사스 주 분리를 요구하는 질문에는 찬성 26%, 반대 59%였지만, 힐러리 클린턴이 대통령이 된다면 찬성40%, 반대 48%로 집계됐다. 30%이상 차이에서 8% 차이로 좁혀질 정도로 힐러리 대통령을 거부하는 반응이 거세다. 

하지만 클린턴 후보를 지지하는 이들은 텍사스 주 분리에 69%가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로 공화당 텃밭이자 연방에서 가장 큰 면적을 가진 텍사스 주에서 야당 후보이자 여성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혐오가 얼마나 심한지 드러났다. 더불어 이러한 혐오 현상이 텍사스 주 분리 독립과 연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텍사스는 현재 도널드 트럼프가 힐러리 클린턴에게 우세한 몇 안 되는 지역 중 하나로 꼽힌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선거에서 패하고 힐러리가 대통령이 된다면 텍시트를 지지하겠다고 밝힌 사람이 60%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텍사스 독립의 꿈과 역사 

텍사스 주는 원래 멕시코의 한 주였다. 텍사스는 1836년 멕시코에 독립 전쟁을 벌여 독립 공화국이 되었다. 하지만 이들의 독립은 9년 밖에 유지할 수 없었다. 당시 자원 부족으로 개발에 어려움이 닥쳤고, 경제 문제가 심각해져 1845년 미국의 28번째 주로 들어갔다. 

미 연방에서 탈퇴를 시도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연방 편입 16년만인 1861년 텍사스는 다시 독립을 선언하며 미 연방을 탈퇴한다. 노예제 폐지에 반대가 탈퇴 이유였다. 하지만 연방 대법원은 1869년 '미 합중국의 각각 주는 임의로 연방을 탈퇴할 수 없으므로 1861년 텍사스의 일방적인 연방 탈퇴 결정은 무효'라고 판결해 차제에 벌어질 독립 가능성을 미리 차단했다.

이러한 분리 독립의 꿈이 최근들어 다시 일어나고 있다. 텍사스분리주의자운동(TNM)은 최근 대선이 있을 때마다 텍사스 분리 독립을 묻는 주민 투표를 열자고 주장해 왔다. 

막강한 경제력이 배경

미국에서 캘리포니아, 뉴욕 주와 더불어 가장 부유한 지역으로 꼽히는 텍사스는 지난해 총생산이 세계 10위권 국가 수준인 약 1조6000억 달러(1870조 원)에 달할 정도로 경제 규모가 거대하다. 면적도 유럽의 독일이나 프랑스와 비슷할 정도로 넓다. 

석유와 천연가스 등 지하자원이 풍부하고, 경제전문지 <포춘>이 선정한 미국 500대 기업 가운데 52개의 본사가 있다. 이처럼 탄탄한 경제 구조와 재정 수입은 텍사스가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가장 큰 자신감이다. 실제 텍사스 분리독립 세력은 연방제도에 내는 막대한 세금이 다른 지역을 위해 쓰인다며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특히 보수 성향이 강한 텍사스는 동성결혼 합법화, 총기규제 강화를 강조하는 오바마 행정부와 갈등의 골이 깊다.

텍사스 분리 독립은 2012년 미국 대선부터 주목을 받았다. 최근 국민투표로 이뤄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가결되면서 새삼 관심을 끌었다. 텍사스 주 공화당과 대다수 주민은 연방 탈퇴 후 득보다 실이 많아서 분리독립을 탐탁지 않게 여긴다. 

하지만 힐러리 클린턴 혐오증이 잃을 게 많은 텍시트 지지를 높이고 있다. 많은 정치평론가가 이번 미국 대선이 분열의 전초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러한 분열이 미 연방 분열로 이어질지 계속 지켜봐야 할 일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