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해결 위한 뉴욕 수요집회, 3A 프로젝트와 만나다
위안부 해결 위한 뉴욕 수요집회, 3A 프로젝트와 만나다
  • 유영
  • 승인 2016.09.08 08: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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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알리기 위해 자전거로 미국 횡단한 3A 프로젝트 뉴욕 일본 총영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집회 참석

뉴욕 일본 총영사관은 맨해튼 299 Park ave에 있다. 여러 나라 영사관들이 밀집한 곳이고, 높은 건물과 많은 사람이 오가 늘 복잡한 곳 중 하나다. 일장기는 보이지 않는다. 건물 로비에 외국인 직원들이 일본 영사관 안내를 보고 있을 뿐이다. 

뉴욕 교민들은 1달에 한 번씩 이곳에서 수요 집회를 연다. 더위가 조금 사그라진 9월에도 어김없이 집회가 열렸다. 오후 두 시 반, 사람들이 조금씩 모여든다. 손 글씨 피켓과 소녀상 그림에 일본의 사과를 요구하는 현수막이 들렸다. 

건물 관리자들은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했다. 입주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행동이지만, 진실을 알리고자 피켓을 들고 나선 사람들은 과한 반응이라며 아쉬워했다. 위안부 문제의 진실을 알리려는 이들은 이러한 대응을 자주 받지만, 여전히 아쉽고 안타깝다. 

건물 관리자들은 화단 담벼락에 기대어 둔 피켓도 치우라며 강경하게 반응했다. ⓒ<뉴스 M> 경소영

오늘 집회에는 특별한 손님이 찾았다. 한국에서 온 대학생들이 이곳에 함께했다. 한국에서 그냥 온 것이 아니다. LA에서 출발해 댈러스, 시카고, 워싱턴 DC, 필라델피아를 거치는 6000Km가 넘는 길을 자전거로 달려온 이들이다. 

3A프로젝트 2기 참가자들이다. 3A는 위안부 문제를 알리기 위한 프로젝트다. 일본이 위안부 문제를 인정하고(Admit), 사과(Apologize)할 때까지 피해자 할머니들과 함께하겠다(Accompany)는 뜻이 담겼다. 이러한 마음을 담아 미국을 횡단한 기간은 80일이 넘는다. 뉴욕 일본총영사관 방문은 3A 프로젝트의 마지막 활동이다. 

준비한 성명을 발표하는 3A 프로젝트 참가자들. ⓒ<뉴스 M> 경소영

영사관 앞에선 3A 프로젝트 참가자 김한결(24·경희대 체육학과), 김현구(24·한성대 정보통신공학과), 김태우(23·경희대 체육학과) 씨는 담담해 보였다. 이들은 번갈아가며 준비한 성명을 읽어 내려갔다. 지나가는 미국인들에게도 위안부 피해 사실을 알리기 위해 영어로 준비한 성명이었다. 

이들의 주장과 항의는 간단했다. 피해 당사자인 위안부 할머니들의 의견이 무시된 합의는 무효라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가 먼저 위안부라는 이름으로 성노예를 동원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공식적이고 명백하며 진정성 있게 사과해야 한다." 

일본 총영사관에 전달할 성명과 서한을 들고 선 김태우 씨. ⓒ<뉴스 M> 경소영

참가자들은 준비한 성명을 일본 총영사관에 전달하기 위해 건물로 들어갔다. 대사관에는 미리 성명 전달을 알리고 예약했는데, 총영사관에는 그렇지 못했다. 그래서 인지 대응에 많은 차이가 있었다. 가로막는 사람이 너무 많았다. 관리자들의 반응은 앞선 대응과 다르지 않았다. 

영사관 안내 직원에게 말하자 잠시 나가라고 말한다. 이내 다른 외국인 직원이 내려와 참가자들에게 옆에 있는 작은 문으로 오라고 말한다. 그곳으로 잠시 영사관 직원이 내려온다고 일러준다. 옆문에서 잠시 기다리자 건물 관리자가 2명만 들어오라고 손짓한다. 

영사관 직원에게 성명과 서한을 전달한 프로젝트 참가자 김한결 씨 표정에 아쉬움이 머무른다. 

"대사관에서는 1급 서기관이 나와서 소속과 직급을 밝히고, 성명과 서한을 받아 전달했다. 그런데 이곳에는 예약하지 않고 와서 그런지 성명을 받는 직원이 자신이 누구라고도 밝히지 않았다. 환대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성명이 잘 전달되도록 해야 했는데 아쉽다."

소녀상을 대신해 수요집회에 참가하는 교민들은 살아 있는 소녀상 퍼포먼스를 준비한다. ⓒ<뉴스 M> 경소영

프로젝트 참가자들은 6000Km를 달려온 길을 여러 한인과 미국인들이 동참해 준 시간으로 기억한다. 이들이 길에서 만난 사람들은 일본이 운영한 군 위안부가 있었다는 사실을 몰랐다. 사실을 설명하자, 전쟁 중 일어난 여성 인권 유린이라는 사실에 공감하고 동참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필라델피아 시에서는 이들의 활동에 표창을 수여했다. 

미국 교민들은 이들을 환대했다. 한국에서 받은 후원은 500만 원가량이었다. 비행기 표도 참가자들 사비로 준비했다. 위안부 문제를 미국에 계속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 한인들은 이들 활동을 후원했다. 미국에서 달리면서 이들은 활동 경비를 후원받았다. 

참가자들은 9일 미국을 떠난다. 그리고 80여 일을 달린 6000km보다 더 오래 걸릴 여정을 한국에서 보내겠다고 다짐했다. 위안부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계속 할머니들과 연대해 가고 싶다고 밝혔다. 

"떠나기 전에 할머니들께 인사하러 갔다. 할머니들은 우리 건강과 안전을 걱정해 주셨다. 돌아가면 먼저 잘 다녀왔다고 다시 인사하러 갈 것이다. 그리고 매주 수요 집회에도 참여할 생각이다. 세계에 전쟁 중 여성 인권 유린 사실을 알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3기 프로젝트가 시작할 수 있도록 함께 준비해 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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