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경찰, 13세 흑인 소년 사살
미 경찰, 13세 흑인 소년 사살
  • 윤현
  • 승인 2016.09.17 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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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가 BB총 꺼내자 대응 사격... '흑백 갈등' 우려

미국에서 경찰이 장난감 BB총을 진짜 총으로 오인해 13세 흑인 소년을 사살한 사건이 발생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각) 미국 오하이오 주 콜럼버스 경찰은 무장강도 용의자를 추적하다가 한 소년이 총을 꺼내자 대응 사격했고, 총에 맞은 소년은 숨지고 말았다.

경찰은 총을 소지하고 있다는 무장강도 피해 신고를 받고 출동, 신고자가 설명한 인상착의에 맞는 세 명의 용의자를 발견했다. 경찰이 이들을 심문하려고 다가서자 갑자기 두 명이 도망쳤다. 

경찰은 추격에 나섰고, 이 가운데 한 명이 총을 꺼내자 경찰이 수차례 대응 사격을 가했다. 총에 맞고 쓰러진 용의자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나머지 두 명은 다치지 않았고, 용의자 세 명 모두 흑인이었다.

그러나 경찰은 기자회견을 열고 사살한 용의자 소년이 소지하고 있던 총이 진짜 총이 아닌 BB총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용의자를 사살한 경찰이 9년차 경력의 백인이라고 설명했지만,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경찰이 BB총을 오인해 13세 흑인 소년을 사살한 사건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총에 대한 강박관념이 소년 죽음 이르게 해"

경찰은 용의자 소년이 소지하고 있던 BB총의 사진을 공개하며 "경찰은 이것과 똑같은 모양의 총을 소지하고 다닌다"라며 "진짜 총과 사실상 동일하게 보인다"라고 고의가 아닌 오인에서 비롯된 대응 사격임을 강조했다.

앤드류 가이트너 콜럼버스 시장은 "왜 13세 소년이 진짜 총처럼 생긴 총을 가지고 다니며 이런 일을 겪어야 하는지 우리 사회의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라며 "총에 대한 우리의 강박관념이 소년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라고 주장했다.

최근 미국에서는 백인 경찰의 과잉 진압으로 흑인 용의자가 사망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흑인사회의 불만이 폭발했고, 경찰도 정당방위를 주장하면서 심각한 '흑백 갈등'을 겪고 있다.  

경찰은 "사건의 경위를 철저히 조사할 것"이라며 "용의자를 사살한 경찰에게 휴직 처분을 내렸으며, 이번 사건의 충격으로 인해 심리 상담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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