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스] 엄마의 눈물
카이로스] 엄마의 눈물
  • 지유석
  • 승인 2016.09.21 00: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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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석 엄마’ 권미화 씨가 지난 1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서 열린 합동차례에서 아들 영석이의 영정 앞에 국화꽃을 바치며 흐느끼고 있다. ⓒ지유석

서울 광화문 세월호 광장은 참사 이후 세 번째 추석을 맞았다. 올해 추석은 유난히 유가족들에겐 가혹해 보인다. 일단 많은 유가족들은 단식 농성 후유증으로 자신의 몸부터 가눠야 했다. 

정부·여당은 몸조차 가누기 힘든 유가족들을 더욱 매몰차게 대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6월30일자로 ‘4.16세월호참사특별조사위원회’(아래 세월호 특조위) 활동을 종료시켰다. 보고서 작성 기한이 이달 말이기에 아직 두 주 남짓 시간이 있기는 하다. 그러나 특조위 활동 연장을 위해선 세월호 특별법 개정안이 통과되어야 하는데, 새누리당의 반대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상황이다. 

영악하게도 새누리당은 개정안을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했다. 국회법상 쟁점 법안은 안건조정위에 넘길 수 있는데 이 경우 90일 동안 논의가 정지된다. 새누리당이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건 특별법을 국회에 계류시켜 특조위를 강제 종료시키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 많다. 

추석날인 지난 15일, 세월호 광장에서는 세월호 유가족, 이석태 특조위 위원장, 박래군 4.16연대 상임운영위원 및 시민들이 참여해 합동차례가 진행됐다. 

한가위 합동차례에서 눈물을 흘리는 ‘영석 엄마’ 권미화 씨. ⓒ지유석

‘영석 엄마’ 권미화 씨는 합동차례에 앞서 계속 울먹였다. 권 씨는 기자회견 형식으로 진행된 합동차례에서 울먹이며 “20대 국회에서만은 국민을 보호할 수 있는, 사람 냄새 나는 곳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분향소에서 아들의 영정 앞에 국화꽃을 바치며 흐느끼기 시작했다. 

권 씨가 흐느끼는 모습을 수차례 봐 왔지만 이 날은 유난히 더 애처로와 보였다. 세월호 특조위가 문을 닫을 위기상황이어서 더욱 슬펐을 것이다. 

정치권이 아이 잃은 엄마의 눈물을 기억해야 할 텐데 여당은 사악하고, 야3당은 의지가 없어 보이니 그저 먹먹하기만 하다. 

세월호 진상규명은 이대로 무산되고 마는가? 

[2016.09.15. 서울 광화문 세월호 광장]

권미화 씨는 아들의 영정 앞에서 한동안 넋을 잃고 울기만 했다. ⓒ지유석
304명의 세월호 희생자 영정에 비친 권미화 씨. ⓒ지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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