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함의 정치 나눔의 정치
더함의 정치 나눔의 정치
  • 김동찬
  • 승인 2016.09.22 0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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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미국대선을 보면 두 후보간 분명한 캠페인 전략이 있다. 힐러리는 더함의 전략이다. 좌에서 우까지, 유색인종을 인정하는 백인들, 소수를 인정하는 다수 그리고 전 공화당의 핵심인사들과 대통령들까지 다 모으고 있다. 센더스의 정책을 부자들의 돈으로 캠페인하고 좌와 우의 인사들과 공화당 핵심 인사들의 지지를 받고 있다. 어쩌면 힐러리의 진영이 정체성을 알 수 없는 무지개 진영이 되었다는 것이다.

반면에 트럼프 진영은 나눔의 전략이다. 갈수록 똘똘 뭉치는 백인 중심의 전략이다. 다만 표를 의식해서 가끔 소수계와 유색인종에게 제스처만 취한다.  그러나 소수계와 유색인종들은 벌서 멀리 가 버렸다. 또한 당내 예비경선 동안 트럼프에게 공격 당했던 상당수의 후보들과 공화당 인사들이 이탈을 했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핵심 지지 층은 유색인종과 소수계 그리고 이민자를 싫어하고 전통 공화당 노선에 염증을 내는 백인들로 굳혀졌다.

트럼프 진영의 계산으로 백인 유권자는 여전히 70%에 가깝다. 그러나 이들 중 상당수는 민주당 지지, 소수계 지지, 진보진영이고 이들을 빼면 그 중 60% 정도만 핵심 지지 층이다. 그럼에도 트럼프는 특정 집단에게 상처가 되는 발언들을 하고 지지 층은 더욱더 확고히 결집했다. 바로 나눔의 정치에 기반한 대선 캠페인 전략이다. 문제는 자꾸 나누다 보니 자기당의 전임 대통령이었던 부시 가문하고도 멀어졌다.

그와 반대로 더함의 정치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는 힐러리는 민주당 지지 세력이 있지만 트럼프만큼 강력한 결속을 갖추진 못하고 있다. 더구나 센더스를 지지했던 진보적인 젊은 층들은 공화당 인사들의 지지를 달갑게 여기지 않고 여차 하면 보다 진보적인 제 3의 후보로 갈려고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다음으로 선거인단이 많은 부시 가문의 본거지이자 공화당 텃밭 택사스가 힐러리 쪽으로 상당히 기울고 있고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이 힐러리에게 투표를 하겠다고 했고 아들 부시 전 대통령이 자기당의 후보인 트럼프에게 투표를 하지 않겠다면서 공화당 상원의원 후원행사와 흑인 역사박물관 개관식에서 자신이 공화당의 마지막 대통령이 될까 봐 걱정이라는 뼈있는 농담으로 트럼프를 공격했다.

매일 뉴스를 만들어내는 언론사들은 하루는 트럼프의 지지세가 높다는 여론 조사를 발표하고 하루는 힐러리가 높다는 여론조사를 발표하고 있다. 전략에 있어서 나눔의 정치에 기반한 선거와 더함의 정치에 기반한 선거 중 어느 것이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는 전략이 될지는 물론 끝까지 가봐야 한다. 하지만 수학적인 관점에선 자꾸 더하면 무한대의수가 되지만 자꾸 나누면 1이된다. 자꾸 나누다 보면 결국 자기 혼자만 남는다는 것이다.

정치는 서로 다른 입장과 처지 그리고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집단들의 이해와 요구를 잘 정리하여 공통의 분모를 만들어서 서로 합의하고 정책으로 만들어 집단들을 단합시키는 것이다. 그래서 격론을 벌이는 것이 다반사고 때로는 싸움도 한다. 그렇기에 정치는 다양성을 인정해야 하고 서로 다름을 인정하는 바탕에서 서로의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 

이러한 능력을 잘 발휘하는 사람들이 사실은 지도자다. 그래서 지도자는 한 특정 집단의 결집된 지지만으로 전체를 대표하고 이끌어 갈 수가 없다. 특정 집단의 입장과 이익만을 대변하는 사람들은 그 집단의 대표는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집단들 전체를 이끌어 가는 지도자는 결단력을 갖추고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 그리고 통합은 잘 했는데 거기서 지도력을 발휘하지 못한다면 또한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두 후보 모두 70대이다. 둘 중 한 사람은 대통령이 되겠지만 이들의 생각과 지도력이 빛의 속도로 변화하고 있는 디지털 시대 중추세력인 40대와는 한 세대의 차이고 30대와는 완전히 다른 2세대 차이에 들어간다. 다만 50대와 공유할 수 있는 세대감각이 있을 수 있지만 두 사람에게서 미국의 개혁을 기대할 수 있는 에너지는 쉽지 않을 것이다. 둘 다 연륜으로 현 정세를 관리할 수는 있을 것이나 돌파하고 개혁하는 열정은 글쎄다. 아마도 이번에도 미국의 개혁은 쉽지 않을 것이다. 

김동찬 소장 / <시민참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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