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서 또 경찰 총격에 흑인 사망... 격렬 시위
미국서 또 경찰 총격에 흑인 사망... 격렬 시위
  • 윤현
  • 승인 2016.09.23 05: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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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대 흑인 남성, 경찰 총에 맞아 숨져... 흑백갈등 고조
미국 살럿의 흑인 피살 사건에 대한 항의 시위를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CNN

미국에서 또다시 흑인이 경찰 총격에 피살되면서 흑백 갈등에 불을 지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0일(현지시각)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주 샬럿에서 경찰의 총격에 흑인이 피살되는 사건이 발생하자 흑인들이 격렬한 시위를 벌이며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이날 오후 경찰은 샬럿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체포 영장이 발부된 용의자를 수색하던 중 40대 흑인 남성 키스 러몬트 스콧에게 총을 쐈다. 스콧은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경찰은 스콧이 권총을 소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한 뒤 무기를 버리라고 지시했으나, 그가 권총을 갖고 차에서 내렸다가 다시 타는 등 위협적인 행동을 했다고 판단해서 대응 사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족 측은 "스콧은 아들이 타고 오는 통학 버스를 기다리면서 비무장 상태로 책을 읽고 있었다"라고 반박했다. 또한 "경찰이 전기충격기를 사용해 스콧을 쓰러뜨린 뒤 4차례나 총을 쐈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찰은 "스콧의 차량을 수색한 결과 권총이 나왔고, 책은 없었다"라고 재반박했다. 이어 "스콧을 쏜 경찰관은 흑인이며, 절차에 따라 사건 직후 휴직계를 내고 조사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총격을 가한 경찰관은 당시 사복을 입고 근무 중이어서 동영상 녹화 장치인 보디캠을 착용하지 않았다. 사건 현장에 있던 다른 경찰관들은 보디캠을 착용하고 있었지만, 경찰은 아직 공개 여부를 밝히지 않고 있다.  

미국 샬럿에서 흑인의 경찰 피살 사건에 대한 흑인 시민들의 시위 상황을 전하는 소셜미디어 갈무리.ⓒ 트위터

이 사건이 알려지자 샬럿에서는 흑인들이 거리로 몰려나와 경찰의 과잉 진압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 "손들었으니, 쏘지 마" 등 흑인 인권을 강조하는 구호를 외쳤다. 

시위에 참가한 한 남성은 "도대체 언제쯤 흑인의 생명을 진정으로 소중하게 다뤄줄 것인가"라며 "경찰의 총격에 또 한 남성이 목숨을 잃었고, 그의 아들은 평생 아버지를 볼 수 없게 됐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일부 시위대가 경찰을 향해 돌을 던지고, 경찰차를 부수면서 시위는 순식간에 격화됐다. 이들은 고속도로 한 가운데를 점거했고, 경찰은 최루탄을 사용해 진압에 나서면서 충돌이 벌어졌다.

지난 16일에도 오클라호마 주 털사에서 흑인 남성 테렌스 크러처가 비무장 상태로 경찰의 총격에 사망한 데 이어 또 다시 경찰에 의한 피살 사건이 벌어져 흑인사회의 불만이 폭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흑인인 로레타 린치 미국 법무장관은 "시위는 헌법에 보장된 권리로 변화를 만드는 중요한 도구"라며 "그러나 폭력을 동반한다면 시위로 얻으려는 정의를 훼손한다"라고 평화 시위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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