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재미동포 상대로 돌려진 반기문 시계
뉴욕 재미동포 상대로 돌려진 반기문 시계
  • 안치용
  • 승인 2016.09.30 06: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반총장 측근이 은밀히 돌렸다지만… ‘정말 시계제작 사실을 몰랐을까?’

■ 시계뒷면에는 서열 연상하게 하는 일련번호 새겨져
■ 앞면엔 반 총장 서명 - 뒷면엔 ‘유엔사무총장’ 각인
■ 각인아래 3자리 일련번호 볼 때 최대 1000개 제작

지난 9월 22일 한국언론에 보도된 반기문시계를 본보가 단독 입수했다. 한국언론은 시계를 직접 보지 않았기 때문에 시계에 대해 자세히 언급하지 못했지만 본보가 시계를 입수, 확인한 결과, 놀랍게도 시계에는 일련번호가 새겨져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마치 측근들의 힘의 실세정도를 보여주는 듯한 일련번호인 것이다. 이명박 전대통령이 대선경선당시 측근들의 명함에 일련번호를 새겼고, 이 번호가 빠를 수록 핵심실세임을 연상케 했던 것을 방불케 하는 것이다. 본보가 단독입수한, 말로만 떠돌던 반기문시계를 사진과 함께 살펴본다.

안치용 /<시크릿 오브 코리아 편집인>

한국의 통신사인 뉴스1은 지난 9월22일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뉴욕동포들에게 손목시계를 돌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통신사는 국내외 정치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반총장이 최근 뉴욕에 거주하는 교민들을 대상으로 손목시계를 선물했으며 그 시점은 정세균 국회의장과 3당 원내대표의 미국방문이전이라고 설명했다, 또 반총장이 국내정치권 입성에 앞서 유엔본부가 있는 뉴욕교민 등 재미동포 민심을 관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본보가 이 보도 뒤 반기문총장의 측근 등을 통해 확인한 결과 어렵고 복잡한 과정을 거쳐 뉴스1이 보도한 반기문시계를 23일 오후 입수했다.

역대 대통령 시계보다 고급스런 벨류제품

본보가 입수한 반기문시계는 자주색 나무 박스에 고급스럽게 포장돼 있으며 마치 오메가시계의 포장처럼 하얀색 봉 위에 시계가 곱게 감겨있었다. 기존 역대대통령 등의 시계는 필통을 방불케 하는 플라스틱케이스에 시계만 덜렁 들어있거나 비닐포장지에 들어있는 게 고작이었다. 그러나 반기문 시계는 그만큼 고급인 것이다.

이 시계는 시계본체와 시계 줄이 모두 은색 스틸로 돼 있으며 사각형 모양의 시계 본체 중앙 상단에 반기문총장의 서명이 들어있었다. 영어로 KI MOON BAN이라는 흘림체로 돼 있었고 반총장의 실제 서명을 그대로 실사해 하얀 바탕위에 까맣게 새겨져 있었다. 시계 앞면에는 반총장의 서명과 중앙 하단의 날짜를 알려주는 작은 박스를 제외하면 아주 심플한 디자인이며 시침과 분침은 물론 초침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앞면에는 어느 회사에서 시계를 제작했는지를 전혀 짐작할 수 없도록 아무런 표식도 없었고, 그 흔한 이니셜 하나도 없었다. 그만큼 은밀하게 제작된 것이다.

이 시계의 비밀은 바로 뒷면에 있다. 시계 본체 뒷면에서 앞면의 반총장 서명보다 더욱 막강한 힘이 분출되고 있었다. 시계 본체 뒷면에는 영어로 BAN KI-MOON, 그리고 아래에 THE SECRETARY-GENERAL OF. 그 아래 줄에 THE UNITED NATIONS 라고 새겨져 있었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라는 뜻이다.

중요한 것은 바로 그 아래다. 그 아래에 3자리의 아라비아숫자가 새겨져 있으며, 바로 이게 일련번호였다. 일련번호가 세 자리이므로 최대한 제작을 한다면 ‘000’에서 ‘999’까지 최대 천개를 제작할 수 있다. 이 일련번호대로라면 최대 천명만이 이 시계를 가질 수 있는 것이다.

1000개 이하 제작 서열암시 일렬번호

본보가 입수한 시계의 일련번호는 첫자리 숫자가 0이다. 즉 일련번호가 0**인 것이다. 일련번호를 모두 확인했지만 시계를 받은 당사자가 노출될 수 있으므로 일련번호를 가렸다. 즉 본보가 입수한 시계는 일련번호 100아래에 해당한다.

이 일련번호를 본 뒤 떠오른 생각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경쟁시절의 안국포럼 명함이다. 안국포럼은 영문약자 AF에 번호를 붙여 ‘AF001’, ‘AF002’등 마치 암호식으로 표기돼 있다. 왠지 모르게 뭔가 있어 보이는 명함이다. 이처럼 안국캠프 구성원들에게 고유번호가 부여되자 ‘정치적 서열이 아니냐’는 지적은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AF001은 이명박전대통령, AF002는 이춘식 전 서울시 정무부서장, AF005는 백성운 비서실장, AF009는 조해진 공보담당비서관등이었다. 명백히 서열순이었다. 이런 식으로 AF030, 즉 30명의 고유번호가 부여됐고, 명함에 이 번호가 새겨졌다. 북한에서 당서열 1위, 2위 하는 식이다. 이 명함을 두고 구구한 억측이 일자, 안국포럼측은 2007년 1월 고유번호를 결국 없애버리고 말았다.

반기문시계에 바로 이 같은 서열을 연상케 하는 일련번호가 부여돼 있는 것이다. 안국포럼은 30번까지 번호가 부여돼 있었지만, 반기문시계는 1000명까지 번호를 줄 수 있고, 적어도 본보가 입수한 시계의 일련번호가 100번 안이다. 자칫 반기문캠프의 서열 100번 이내 임을 상징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그래서 이 일련번호가 새겨진 시계를 받은 사람은 자부심에 벅찰 수 밖에 없다. 내가 반기문 측근 ‘서열 몇 위구나’라고 자연스럽게 생각하게 되는 것이고, 주위에 뽐내고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최측근 인사가 제작해 동포들에 전달

그러나 뉴스1 보도 중 사실과 부합하는 것은 시계가 존재한다는 사실뿐이다.
반기문 총장이 반기문 시계를 돌렸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 정세균 국회의장이 뉴욕을 방문하기 이전이라는 것도 엄밀히 말하면 사실과 동떨어진 것이다. 본보가 입수한 반기문시계의 소유자는 반기문총장으로부터 이 시계를 받은 것이 아니다. 뉴욕동포 중 자타가 공인하는 반기문총장의 최측근인사로 부터 선물 받은 것이다.

[시계2] 그러나 이 최측근인사는 이 시계를 전하면서 ‘절대로 반총장이나 반총장 측근 아무개씨등에게는 이 시계의 존재를 말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며 시계를 건넸다는 것이다. 적어도 반총장이 시계를 돌렸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이다. 그러나 이 인사가 최측근임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며, 반총장이 임기를 마치고 귀국하면 함께 한국에 들어가 선거캠프에서 일하려 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또 이 인사가 한국 캠프에서 일하려는 의사를 가진 유엔대표부 직원 등을 선임하는 작업도 암암리에 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므로 반총장의 의지가 반영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인사가 반총장에게 시계존재를 알리지 말라고 한 것도, 반총장이 이 시계를 모른다는 뜻이 아니라, 반총장이 직접 화살을 맞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보호막으로 볼 수도 있다.

즉 이 인사가 반총장 모르게 제작해서 이 시계를 돌리며 반총장에 대한 지원을 했을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반총장의 암묵적 동의아래 시계를 제작했거나, 반총장이 시계를 돌리라고 지시하지 않았더라도 제작사실과 암암리에 이를 돌리는 것을 알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적어도 시계의 존재와 은밀한 배포는 알았을 것이라는 것이 뉴욕동포사회의 분석이다.

대통령 향한 반기문의 야망

그렇다면 반기문시계 배포 시기는 언제인가?

이 시계 배포시기는 2014년 가을께다. 본보가 입수한 이 시게의 주인은 2014년 10월께 이 시계를 받았고, 그해 연말 이 시계를 차고 있지 않자, 시계를 준 최측근인사가 왜 시계를 안차고 다니느냐고 해서 그 시기를 뚜렷이 기억한다는 것이다.

또 본보가 지난 2014년 11월 23일자에서 ‘반기문 그를 둘러싸고 나도는 풍문과 아름다운 소문들’이란 제목으로 반총장과 뉴욕동포들간의 이야기를 상세히 게재한 직후, 반총장은 뉴욕동포들과의 골프를 모두 끊었고, 측근들의 관저출입은 물론 유엔행사 참석도 전면 금지시켰다. 따라서 2014년 11월중순까지 배포됐고, 그 뒤로는 시계를 거의 돌리지 않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정세균국회의장 뉴욕방문 때 개인적으로 이들 일행을 만났던 한 인사가 반기문시계이야기를 하면서 국내정치권에 시계존재가 알려지면서 뉴스1이 시계배포시점이 정의장뉴욕방문 이전이라고 두리뭉실 보도된 것으로 추정된다.

반기문시계는 UN본부에서 기념품으로 제작한 시계가 따로 있다. 세계 각국의 VIP가 유엔본부를 방문해 반총장을 면담한 뒤 사진을 함께 찍고 기념품으로 시게를 선물한다. 하지만 이 시계는 공식 기념품인 만큼 일련번호등은 기재돼 있지 않다.

반기문총장 최측근 동포인사가 은밀하게 한인들에게 돌린 반기문시계에는 측근의 서열을 암시하는 듯한 일련번호가 새겨져 있으며 그 배포가 2014년 11월 이전 집중됐다는 점에서 반총장은 적어도 2014년께부터는 대선출마를 결정한 상태였다고 보는게 타당하다. 안국포럼 명함을 방불케 하는 반기문시계. 그 시계에는 대통령을 향한 반총장의 야망이 아로 새겨져 있는 것이다.

이 기사는 본보 제휴 <선데이저널>에 실려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