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스] 웃으면서 투쟁하자
카이로스] 웃으면서 투쟁하자
  • 지유석
  • 승인 2016.10.09 2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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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김천 시민들이 상경해 종로 보신각에서 사드배치 반대 결의대회를 진행한 가운데, 한 김천 시민이 흥에 겨운 듯 환하게 웃고 있다. ⓒ지유석

지난달 30일 국방부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 최종 부지로 경북 성주군 초전면 롯데골프장으로 정하지 김천 시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롯데골프장이 행정 구역상으로는 성주에 속하지만, 김천이 사드 레이다의 직접 영향에 놓인다는 이유에서다. 

그래서 10월 5일 오후 김천 시민 약 1,000여 명이 상경해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성주골프장 사드배치 반대를 위한 김천시민 투쟁 결의대회’(결의대회)를 열었다. 

5일 오후 김천 시민 약 1,000여 명이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성주골프장 사드배치 반대를 위한 김천시민 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지유석

보신각으로 달려온 이들 대부분은 50대였다. 이들의 얼굴은 비장했지만, 몇몇 이들은 흥에 겨운 듯 환한 표정으로 결의대회에 임했다. 

쟁점현안이 불거질 때마다 시민들이 반대 목소리를 높이는 건 민주시민으로서 기본 덕목이다. 특히 사드 배치와 같이 국민의 생존이 걸린 안보현안에 대해선 보다 적극적으로 행동에 나서야 한다. 그런데 결의대회 현장에 가보면 ‘결사반대’, ‘사생결단’ 등 전투적인 구호 일색이다. 

사안의 중요성을 폄하하려는 게 아니다. 심각한 쟁점 현안을 두고 논란이 일 때는 마음의 여유를 잃기 십상이다. 이럴 때일수록 웃음을 잃어서는 안 된다. 

5일 오후 김천 시민 약 1,000여 명이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서 ‘성주골프장 사드배치 반대를 위한 김천시민 투쟁 결의대회’를 열었다. ⓒ지유석

보이지 않는 거대한 힘과의 싸움은 쉽지 않다.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도덕적 대의명분을 선점했고, 이를 바탕으로 보편적인 인간애에 호소한다고 해도 좌절할 때가 더 많다. 만에 하나 웃음을 잃는다면 주저앉기 쉽다. 그러니 웃음을 잃지 말자. 아니, 웃으면서 투쟁하자. 그저 되먹지 못한 세상 권세를 골려 준다는 마음만 갖고 말이다. 

덧붙이는 글] 
김천 시민들은 사드 배치에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내부에서는 미묘한 온도 차가 존재한다. 사드는 괜찮은데 성주골프장만 아니면 된다는 쪽과 사드 배치 자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 뒤섞여 있다는 말이다. 이 같은 입장차가 좁혀져 사드의 한반도 배치 반대로 힘이 모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천 시민들은 혼자가 아니다. 원불교가 평화를 염원하고 나섰고, 여기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지지를 표시하고 나섰으니까 말이다. 

원불교계는 국방부가 롯데골프장을 사드배치 후보지로 결정한 시점부터 국방부 앞에서 평화기도회를 매일 열고 있다. 이런 가운데 7일 오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임원진들이 기도회장을 지지방문했다. ⓒ지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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