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반란 꿈꾸는 애팔래치아 산맥의 트럼프 주력군들
정치 반란 꿈꾸는 애팔래치아 산맥의 트럼프 주력군들
  • 김동찬
  • 승인 2016.10.14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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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에 열광하고 트럼프를 지지한 사람들은 자신들이야말로 진정한 미국의 적자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그들은 대부분 미국의 동남부에서 동북부를 거쳐 가는 애팔래치아 산맥 주위에 살고 있다.

조지아, 노스 캐롤라인아, 태네시, 버지니아, 웨스트 버지니아, 메릴랜드, 뉴저지, 뉴욕, 코네티컷, 매사추세츠, 버몬트, 뉴햄프셔, 그리고 메인 주에 이르는 긴 이 산맥은 철광석과 석탄이 많다. 그래서 그 주위에 전통적인 미국의 공업들이 있었다. 이들은 남북전쟁에서 북군을 승리로 이끈 공업주의의 주력군이었고 사실상 미국 경제의 기초를 닦았다.

그들은 남부러울 것이 없는 미국의 중산층 기술자들이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 세상이 변했고 미국의 기업들은 신흥 공업국들과 가격경쟁이 되지 않자 모두 3세계로 싼 임금을 찾아서 떠났다. 그리고 미국의 심장은 전 세계 금융의 중심 뉴욕의 월가로, 기름이 나는 서부로 옮겨 갔다. 더 이상 애팔래치아의 주류 백인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었다. 그래서 그들은 그들의 고통을 알아주는 트럼프와 함께 주류 정치에 반기를 들었다. 바로 그 시작이 이번 미국 대선이다.

트럼프는 7, 80년대 향수에 젖어 현실을 고통스럽게 살고 있는 미국의 백인들이 여전히 70% 가까이 되는데 그들을 위한 공약은 없고 이민자 소수민족을 위한 공약과 정책만이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의 주력군을 찾았고 그들이 바로 애팔래치아를 중심으로 사는 백인들이었다.

사실 트럼프는 자기 왕국의 절대군주로서 자기가 하고 싶은 대로 하면서 살아왔다. 그의 왕국에서 그 누구도 그에게 비판할 수 없었다. 누군가 그런 비판을 했다가는, 그가 리얼리티 쇼에서 히트 시킨 ‘You Fire’를 당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왕 노릇하던 트럼프가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 오늘날의 미국 정치를 욕하다가 문득 '내가 해도 저것 보다는 잘하겠다'는 생각을 했다. 친구들과 부하 직원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비치자 모두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을 것이고 바로 결심했다.

(사진 출처 : 중앙일보)

트럼프의 눈에는 공화당 민주당 할 것 없이 모두 무능해 보였다. 그래서 특별히 뛰어난 후보가 없는 잠룡들만 모인 공화당에서 그동안 리얼리티쇼에서 갈고 닦았던 말발로 순식간에 승기를 잡았다. 리얼리티 쇼에 열광하면서 정치 불신이 높았던 사람들이 열광했다. 따분한 정치에 트럼프의 말발은 공화당 예비선거를 리얼리티 쇼로 만들었다. 수많은 사람이 열광했다. 그렇게 트럼프는 공화당의 쟁쟁한 후보들을 모두 ‘쪼다’로 만들고는 공화당의 대선 후보가 되었다.

그리고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 조심하며 준비해오지 않았던 트럼프는 지금 톡톡하게 신고식을 치르고 있다. 그러면서 좌충우돌하면서 자신의 지지 기반인 공화당과 주류 정치인들과 계속해서 싸우고 있다. 자신이 ‘쪼다’로 만들었던 공화당 예비경선 후보들과 주류 정치인들이 민주당보다 더 목소리를 높여서 후보를 사퇴하라고 하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흔들리지 않고 오히려 공화당 주류에게 경고하고 있다. 심지어는 수백만 미국인들이 보고 있는 후보 토론회에서 상대 후보 힐러리에게 손가락질하면서 "내가 대통령이 되면 너를 감옥으로 보내겠다"고 협박했다. 기존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독재자의 모습을 보였다고 언론들은 비난했다.

공화당이 자기 당 대선 후보 지원을 포기하고 의회라도 지키자고 결의했다. 수많은 전통 공화당 행정부 관료들이 민주당의 힐러리를 지지하고 전임 대통령이 민주당의 힐러리를 지지하고 있다.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인 트럼프는 당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때로는 자신의 부통령 러닝메이트와 서로 다른 주장을 하면서 순전히 도널드 트럼프 개인기로만 선거를 치르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자신의 애팔래치안 주력군과 함께 이번 선거에서 밀리면 백인들 세상은 끝이라는 생각으로 선거전을 치르고 있다.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혁명적으로 발전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는 반면 그가 되면 혁명적으로 무너질 것이라는 우려가 반이다. 왜냐하면, 그는 한 번도 정치를 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 힐러리가 대통령이 된다면 이렇든 저렇든 바뀔 것이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현실에 대한 폭발 일보 직전의 애팔레치안들이 '어떻게든 바꿔 보자'라는 정치적 봉기를 시작했다는 것이 지금의 미국이다. 

김동찬 소장 / 시민참여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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