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환 총영사, 국감서 위안부 합의 반대 시위자 사찰 논란
김기환 총영사, 국감서 위안부 합의 반대 시위자 사찰 논란
  • 안치용
  • 승인 2016.10.19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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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총영사 평통모임에서 사찰 협박성 발언

■ 설훈 의원, 김 총영사 ‘사찰’ 발언 강력 질타

뉴욕총영사관 국정감사에서 김기환 뉴욕총영사가 한일위안부합의 반대 시위 참석자들을 감시하겠다는 협박성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김 총영사의 이 같은 발언은 외교공관과 외교관은 주재국에서 일체의 정치적 행위 등을 할 수 없다는 점에서 만일 실행에 옮겨졌다면 한미간 중대한 외교 마찰로 번질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주재국인 미국의 주권을 침해하는 행위로 인식될 수 있는 발언인 것이다. 

이는 본보가 이미 지적했던 재외공관의 무분별한 개인정보 불법 열람과 재외국민 사찰, 나아가 한국 내 주요인사 우회 사찰등과의 관련성을 보여주는 단서라는 점에서 중요한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설훈 더민주 의원

김 총영사는 국감에서 6.25 기념식 축사 순서 변경 문제와 관련, 사실과 다른 답변을 한 것으로 드러나 위증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일 일요일 뉴욕 총영사관에서 실시된 국정감사에서 설훈 의원은 김 총영사가 한일위안부합의에 반대하는 시위 참석자들에 대해 협박성 발언을 했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설 의원은 ‘김 총영사가 한일간 위안부합의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려고 하는 분들에 대해서 어떤 분들이 참석하는지 관심있게 지켜보겠다는 발언을 했는지를 질의했다.

이에 대해 김 총영사는 평통에서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이야기가 있었으나 압박하겠다는 취지는 아니었다’고 답변했다. 김 총영사는 ‘(설훈 의원이 언급한 발언은)강하게 워딩이 돼 있는데 그것은 아니라며 뉴욕에 보수, 진보는 물론 종북까지 존재한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설훈 의원은 ‘서울에서도 수많은 사람이 시위를 했는데 그 사람들이 모두 종북주의자냐? 일부 종북주의자가 섞여있더라도 모두를 종북으로 몰아서는 안 된다. 외교관으로서의 기본적 자질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고 질타했다.

국감, 사찰 발언 의혹 진위여부 추궁

정말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일개 영사도 아닌 공관장인 총영사가 한일위안부합의 반대 시위 참가자를 사찰하겠다는 발언을 평통모임에서 했다는 것이다. 언제 그 같은 발언을 했는지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김 총영사도 이 발언을 전면 부인하지는 못했고 ‘워딩이 강하게 바뀌어 있다’라고 한 것으로 미뤄, 그 같은 뉘앙스의 발언을 했음은 분명하다. 그렇다면 이는 주재국인 미국의 주권을 명백히 침해하는 중차대한 발언이다.

외교공관과 외교관은 주재국에서 일체의 정치적 행동이 허용되지 않는다. 재미동포가 미국에서 미국정부로 부터 합법적인 허락을 얻어 집회를 갖는 데 대해 이를 감시하겠다는 발언을 한 것은 미국 시민권자와 미국 거주자들의 합법적인 행동에 제재를 가하겠다는 것이다. 이 발언 자체가 주재국의 주권을 침해할 뿐 아니라 미국의 실정법을 어기는 불법 협박으로 간주될 수 있고, 만약 김 총영사나 한국공관이 이를 실행에 옮겼다면 한미간 외교 마찰을 불러올 수 있는 사안이다. 

김기환 총영사

설사 한국공관이 이 같은 행동을 하더라도 이는 절대로 외부로 발설해서는 안 될 내용이라는 것이 전직 공관장의 견해다. 이것이야 말로 외교관의 기본자질이라는 것이다. 더구나 일개 영사도 아닌 공관장이 이 같은 발언을 공공연히 했다는 사실을 미국 측이 알게 될 경우 반드시 문제가 야기될 수 밖에 없다.

1977년부터 2년간 연방의회가 한국의 로비를 이 잡듯이 뒤진 ‘코리아게이트’의 원인도 바로 당시 한국중앙정보부의 미국 내 불법 행위가 그 이유였다. 만약 이 같은 발언이 미국 언론에 한 줄이라도 보도되는 날이면 한미간 분쟁이 생기는 것이다.

더구나 현재는 미국 정권 교체의 공백기로 사실상 한반도는 위기 상황이다. 힘의 공백이 생기면 의외의 정책결정이 이뤄질 수 있다. 그래서 가장 위험하며 우리정부도 미국 대통령 교체 시기에 더욱 긴장하게 된다.

이 같은 시기에 김총영사가 어이없게도 사찰 협박발언을 했다는 것이다. 아무리 한국과 미국이 혈맹이라 하더라도 한국 정부가 미국 내에서 미국 시민권자 등을 사찰하겠다고 나서는데 이를 가만둘 정부는 없는 것이다.

트러블 메이커, 불법 비리 사실 수면 위로

특히 김 총영사의 이 같은 발언은 재외공관의 무분별하고 방대한 개인정보 불법 열람의 원인이 무엇인지를 짐작케 한다. 본보는 이미 재외공관 개인정보 불법 열람이 재외동포사찰은 물론 국내주요인사 우회사찰에 이용될 가능성을 제기했었다. 김총영사가 한일위안부합의 반대 시위 참가자를 지켜보겠다는 협박성 발언을 했다는 논란은 왜 개인정보 불법 열람이 너무나도 광범위하게 자행되고 있는지를 일부 설명해 주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또 김 총영사는 6.25 기념식 축사[기념사]순서를 둘러싸고 ‘나는 주최측인 6.25 향우회가 하라는 대로 했을 뿐’이라며 뉴욕 총영사관 측이 축사 순서로 갈등을 빚었다는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당시 기념식장에서 축사 순서를 본 총영사가 진노했고, 동행한 부하 영사가 주최측에 이를 강력하게 항의했다는 것은 참석자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2일(현지시간) 뉴욕총영사관에서 뉴욕총영사관과 휴스턴총영사관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했다. 사진은 질의하는 설훈 의원. (사진 : 연합뉴스)

더구나 당시 사회자는 뉴욕 총영사관 측이 축사 순서를 바꿔달라고 했다는 사실을 두 차례나 마이크를 잡고 공지했다. 이는 사회자가 예전에 다른 행사에서 순서를 바꿨다가 곤욕을 치른 적이 있기 때문에 축사 순서 변경 이유를 명확하게 두 차례나 공지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김 총영사는 국정감사장에서 명백한 위증을 한 것이다.

김 총영사를 둘러싼 갖가지 문제가 제기된 것이 지난 3월이다. 그 이후 논란이 진정되기는 고사하고 625축사순서문제, 뉴욕시의회 광복절 기념리셉션 저지, 그리고는 한일위안부합의 반대 시위 사찰 협박 발언 등 점점 더 심각한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그중에 가장 큰 문제는 주재국 주권 침해와 집결되는 시위 사찰 협박 발언이다. 외교부가 지난 3월 제대로 감사를 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했어도 이 같은 불행은 막을 수 있었다. 아시아나항공 측의 시인으로 김 총영사 특혜 사실이 확인된 사안만 해도 외교부가 감사를 하면서 묵인하는데 급급했음을 잘 알 수 있다. 결국 국무총리실과 외교부의 봐주기 감사가 한미간 외교 분쟁의 위기, 결국 국가의 위기를 초래한 것이다.

[국감중계] 설훈 의원 – 김기환 총영사 질의응답

▶ 김기환 총영사, 아시아나항공 특혜관련

설훈 : 아시아나항공 그 특별좌석 그 건은 어떻게 됩니까?
김기환 : 위원님께서 말씀하신 다이아몬드카드와 관련해서, 제가 뭐 여태까지 사용한 것은 없습니다

설훈 : 아니 부인이 사용했잖아요.
김기환 : 아니 부인이, 제 집사람이 사용한 게 아니구요.

설훈 : 그래요, 이코노미석에서 비지니스석으로 옮겼는데…
김기환 : 제가, 이렇습니다, 제가 부친상을 당해서 빨리 가는 상황에서 규정을 충분히 잘 알지 못하고 제가 개인적으로 사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우리 집사람 거를…

설훈 : 우리 김기환총영사 부부가 막말이나 갑질을 한다는 얘기들이 있습니다.
김기환 : 예 설훈의원들이 말씀하시는 내용은 저도 다 자세히 알고 있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제가 그 부부갑질이다 이런 얘기는 좀. 제가 사안별로 본부에서 설명을 해드렸고, 본부에서 충분히 검토를 해서 그 관련된 것을…

▶ 김기환 총영사, 갑질-615 축사 순서 논란 관련

설훈 : 이제는 공직자가 갑질하는 이런 세상은 사라졌거든요. 그래 가지고는 못견뎌내죠, 부인하고 직원들하고 사이 좀 좋게 하도록 하십시요. 싸움이나 하고 멱살잡이하고 그래서 되겠습니까?.
김기환 : 이건 사실이 아닙니다, 사실이 아닙니다.

설훈 : 아 그래 사실이 아니기를 바라는데, 6.25때 축사순서를 가지고 다투고 하는 것는…
김기환 : 625때 축사순서를 가지고 다툰게 아니라요, 사실은 그 반대입니다. 제가 뭐 거기서, 주최자가 625 참전 그 향우회에서 그걸 주최했었던 것이기 때문에, 거기에서 축사순서를 정했고 저는 그냥 가서 거기에 따라서 한 것 뿐입니다

▶ 김기환총영사, 한일위안부합의 반대시위 협박논란

설훈 : 한일간 합의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려고 하는 분들에 대해서 어떤 분들이 참석하는지에 대해 관심있게 지켜보겠다. 이것은 협박성 발언입니다. 이런 발언 누가 했습니까 ? 총영사가 직접 했습니까, 대변인통해서 얘기했습니까
김기환 : 아니 아닙니다 그게 평통에서, 평통에서 제가 전반적으로 얘기하는 과정속에서 제가 아 그것을 뭐 누가 참석하는지 보면서 그것을 우리가 압박하겠다 이런 얘기는, 그런 취지로 발언하지는 않았구요

설훈 : 안했어요?
김기환 : 네 네네

설훈 : 합의에 반대하는 시위에 대해서는 그 내용이 뭔지, 어떤 분이 참석하는 지 관심있게 지켜 볼 것이다. 이렇게 얘기했다는데...
김기환 : 아니 그거는 이 이게 좀 강하게 워딩이 돼 있는데, 정확히 말씀드리겠습니다. 여기 뉴욕사회가 굉장히 다양한 생각을 가지고 계신 분이 계시고, 보수와 진보뿐 아니고 종북까지, 그분들이 위안부합의라든지 세월호라든지 이런 것을 오도해 나가려는 분위기가 아아

설훈 : 자자, 아아 얘기하겠어요, 서울서도, 대한민국 수도에서도 수많은 사람들이 우리 한일간 합의에 대해 반대를 했습니다. 그렇다면 그 진정성은 종북이라서 반대했습니까
김기환 : 아닙니다. 그건 아닙니다.

설훈 : 아니죠. 일부 종북주의자가 섞여 있다고 해가지고 모두를 종북주의자로 몰려는 이런 잣대. 이거는 정말로 위험하기 짞이 없어요. 그것을 지적하는 부분에 대해서 이런 식으로 겁박을 하고 하면요 외교관으로서 기본적 자질을 의심할 수 밖에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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