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울렁증, 치료되셨나요?"
"영어울렁증, 치료되셨나요?"
  • 이영훈
  • 승인 2008.03.10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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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인터뷰] 김은정 [굿바이 영어울렁증] 저자

▲ <굿바이 영어울렁증> 저자로 변신한 김은정 씨. (사진 제공 : <코넷>)
“기자한테 얻어먹으면 하루 종일 기분이 좋습니다.” UTA 스타벅스에서 만나 서로 차 값을 내겠다는 실랑이는 이 한마디로 끝이 났다. 정말 그렇겠다며 깔깔대고 웃는 김은정('아들이 엄마식 생활영어'의 필자) 씨. “특이한 영어 공부와 관련되 칼럼을 써보고 싶다”고 <코넷>에 연락한 때가 지난 2006년 9월, 그녀는 어느새 인터파크에서 '외국어 학습 부문' 베스트셀러 3위에 오르기도 했으며, 달라스 엠마오 서적에서 160권 이상이 팔려나간 책 <굿바이 영어울렁증>의 어엿한 저자가 되었다. 잘나가는 영어 강사에서 이제는 잘나가는 저자로 변신한 그녀, 어떻게 살고 있을까?

- 책이 반응이 좋던데.

“인터파크에서 3위까지 갔었는데 설 연휴가 끼는 바람에 이후로 순위가 많이 떨어졌다(웃음). 기분좋고 독자들과 <코넷>에 고맙다.”

- 현재 어디에 칼럼을 내고있나.

“<코넷>을 비롯해서 <미주뉴스앤조이>, <미시USA>, <도레미 하우스> 등이다. <미시USA>에서는 내 책이 쇼핑물 전체를 통틀어 판매 1위라는 소식을 들었다. 그곳은 내 칼럼의 조회수도 5,000회 이상이 되는 곳이다.”  
 
- 이런 반응을 예상했나.

“내가 쓴 영어 공부 방법에 대한 확신은 있었다. 사람들이 읽어주면 좋겠다는 바람도 있었고. 하지만 책이 나온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 앞으로 책을 몇 권이나 낼 것인가.

“다음 책은 출판사와 어제 계약했다. 올해 안에 나올 예정인데 제목을 <영어울렁증2>로 잡고 있다. 이번에는 학생들도 조금 공부가 되도록 하려고 한다. 엑기스 표현만 모아 공부가 필요한 사람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그것 말고도 앞으로 세 권을 더 낼 계획이다. 하나는 50대에서 70대 연령의 분들을 위한 영어다. 기초가 부족한 분들을 위해 만들 것이다. 간단한 말과 대화를 싣게 된다.

두 번째는 20대에서 40대를 위한 영어다. 젊은 청장년층을 위한 영어로써 비즈니스와 깊이 있는 영어, 야한 영어, 욕설 등 진짜 보통 사람들을 위한 영어가 될 것이다. 세 번째는 아이들을 위한 영어다. 아이는 카툰을, 십대는 유명 연예인들에 대한 내용을 담을 것이다. 이들 세 권을 전집처럼 세트로 내면 어떨까 한다. 부모와 자녀가 함께 볼 수 있는 책으로 말이다. 나의 관심은 영어를 재미로 하는 것인데 연령별로 재미가 다르지 않나. 그것을 공략하자는 것이다.”

- 영어를 가르치는 사람이지만 지금도 영어를 배우고 있는가.

“물론이다. 언어는 살아있다. 계속 변한다는 말이다.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관심의 분야가 달라지는 법인데, 무엇이든 항상 새롭게 배우게 된다. 문화도 영어도 끊임없이 바뀌며, 심지어 미국의 주도 각자 문화가 다르다. 영어뿐 아니라 지식도 계속해서 배우는 것이다. 나는 딱히 영어 공부를 하는 것은 아니고 어떻게 하면 내가 만나는 사람들에 맞게 교수법을 바꾸어 나가는가가 주된 관심사다.”

- 책을 내고 수입이 짭짤한가.

“유명세 아닌 유명세로 사람들이 내가 돈을 많이 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초판에 1,000부를 찍었는데 그래봤자 나에게 돌아오는 이익은 8% 남짓이다. 책 한권이 만 원 정도 하니까 800불이 들어오는데, 그나마도 미국과 한국에서 양쪽으로 세금을 떼어간다. 그러면 내가 손에 쥐는 돈은 600불이 전부다(웃음). 돈 없다고 앵앵거리는 것은 아니지만 이상하게 돈이 되지는 않는다.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지만 돈을 벌어서 남편을 호강시켜주고 싶다. 사실 남편은 싱글맘 아래에서 자수성가한 가난한 교수라고 보면 된다. 최근에야 콜라를 먹지 그동안은 브랜드도 없는 이상한 음료수를 사 먹었다(웃음).”

- 남편이 도와주나.

“마지막 원고를 마치면 혹시나 있을 수 있는 실수를 잡아준다. 제3자의 눈으로 이곳저곳을 체크해주기도 한다. 말하자면 감수를 하는 것이다. 그는 아내가 잘 나간다는 것에 만족해한다. 사랑 표현도 한국식으로 말없이 챙겨주는 타입이다. 내가 덤벙대고 잘 흘리고 다니는 사람인데, 내 차 안에 소지품을 미리 챙겨주거나 뒤치다꺼리를 해준다.”

- 본인은 어떤 사람인가.

“나는 원래 문학소녀였다. 그런데 지금은 수다 떠는 아줌마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웃음). 내가 계속 일한 것은 아니고 그동안 쉬었다가 직장 생활을 한 지는 3년밖에 되지 않는다. 답답했다가 밖에서 활동을 하니 후련하고 재미있다. 요즘은 잘나고 성공한 사람보다, 착하고 정 많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 나 역시 덕이 있는 사람으로 남에게 비치고 싶다. 내가 정작 하고 싶은 것은 신앙 칼럼을 책으로 내는 것이다. 지금 교회에서 <그리스도의 편지>라는 격월간지에 칼럼을 내고 있다. 그러고 보니 신앙서적을 읽는 것도 좋아하는데, 미국 신앙서적들에 대한 번역이 엉터리인 것을 너무 많이 보았다. 기회가 주어지면 번역 일도 하고 싶다.”

- 책이나 칼럼에 대한 피드백은.

“많이 받는다. 인터파크에서는 100개가 넘었다. 가장 기분좋았던 평은 내 책이 ‘라면같다’는 것이다. 가르치는 것이 간단해서 누구나 끓이기 쉽고 맛있다는 것이다. 내 책 한 권으로 영어를 끝내겠다는 것이 아니었다. 영어가 되는 사람으로 고기잡는 법을 가르쳐주고자 한 것이다. 재미를 보되, 영어는 곁다리로 따라오는 것이다.”

- 하루 일과가 어떤가.

“너무 바쁘다. 6시에 일어나서 아이들과 남편을 학교에 보낸다. 아침에 잠깐 칼럼을 쓰거나 질문이 들어온 것이 있으면 답변해준다. 저녁을 미리 준비해놓고 출근을 해야 한다. 나는 하루에 한 끼밖에 못해준다. 12시에서 5시까지 매일 강의가 있고 집에 가면 6시가 넘는다. 급하게 저녁을 만들어놓고 같이 식사를 하면 한 시간 정도 가족과 시간을 보낸다. 애들을 재우고 한국에서 오는 이메일을 체크하고 9시에 잔다. 칼럼은 주로 주말에 쓴다. 토요일 아침 6시 정도. 나의 생활에 가장 큰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신앙생활이다. 출근 전에 매일 15분 정도 큐티를 한다. 날라리 큐티이긴 하지만 그것이 나의 중심이다. 바쁜 생활에서 제 정신을 차리게 한다.”

- 생활의 애로사항은.

“내 칼럼이나 책을 보고 알아보는 사람은 많은데, 정작 친분을 쌓지는 못한다. 특별히 사람을 만나 교제할 시간이 없다. 아직 아이도 어리고 풀타임으로 일도 해야 한다. 직장도 먼 데다 살림도 해서 그렇다. 여기 온 지 2년이 되었는데 친분을 쌓을 만한 여건이 안 되어 친한 친구 하나 없다는 것이 너무 아쉽다. 다른 주에서는 친구들이 무척 많았다.”

- 바쁜 엄마에 대한 가족들의 불만은 없나.

"지난 학기에는 엄청 바빴다. 우리 아들이 나보고 “What’s wrong with you?”라고 해서 충격을 받았다. 일을 줄여야 할 것도 같다. 우리 남편은 나보다 더 바쁘다. 아이들 픽업이나 숙제를 다 남편이 도와준다. 보통 여자들이 하는 일인데, 내가 해야 할 일을 남편이 하므로 고마워하고 있다. 남편은 내가 하는 일을 그만두지 말고 계속하라고 지원해준다. 심지어는 내가 친구들을 만나고 나가서 놀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내가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오는 동안 아이들을 봐주고 같이 영화를 보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남편에게 내가 불만이 있는 점도 있다. 너무 근검절약이 몸에 배여있다 보니 고급 레스토랑에 가면 배고프지 않다고 해서 기분이 잡칠 때도 있다(웃음)."

- 앞으로의 계획은.

“이번 여름의 계획은 학교와 교회 가까운 곳으로 이사하는 것이다. 내 삶에서 신앙생활이 중요하므로 교회 가까운 곳에 살면서 새벽기도도 하고 부흥회도 참석하고 싶다. 그것이 내 오랜 기도제목 가운데 하나다. 내 마음도 좋아지고 영혼이 잘 되기도 하고. 그리고 내가 모든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 영어 강사로서의 보람은.

“우리 남편이 나에게 "네가 영어를 잘 가르친 것도 있지만, 사람들로 하여금 '나도 잘 할 수 있다'는 희망을 갖도록 도와준 것이 큰 의미가 있다"고 했다. 실제로 나에게 오는 <미시USA>의 팬레터를 보면 영어를 못한다고 남편과 아이들에게 상처를 받은 아줌마들이 보내온 것이 대부분이다. 영어에 짓눌리고 힘들어 한 사람들이 하나둘씩 좋은 반응을 보이고 희망을 갖는 것을 보는 것이 가장 즐거운 일이다.”

이영훈 / <코넷>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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