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당선, 백인 남성 중심 사회의 욕망 드러나
트럼프 대통령 당선, 백인 남성 중심 사회의 욕망 드러나
  • 유영
  • 승인 2016.11.10 0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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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몰랐다, 우리 나라를”
미국 제45대 대통령에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

[뉴스 M (뉴욕) = 유영 기자] 미국 45대 대통령 선거에서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가 승리했다. 개표 결과 538명의 선거인단 중 절반이 넘는 270명 이상을 확보했다. 트럼프는 백인, 보수 성향으로 대표되는 중부 지역을 휩쓸었다. 가장 많은 선거인단이 걸린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에서도 승리했다. 1960년 대 이후, 이 지역 중 2곳에서 승리하지 못한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한 적이 없었다. 

거기에 격전지였던 노스캐롤라이나, 미시간, 조지아, 애리조나, 위스콘신 등 경합 주에서도 트럼프 당선인은 우세함을 보였다. 그동안 언론과 전문가들은 경합 주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예상했다. 여론조사에서도 이 지역은 대부분 힐러리 후보에게 유력하게 조사됐다. 

대선과 함께 치뤄진 연방 의원 선거에서도 공화당이 모두 승리했다. 100석의 상원 의석 중 51석, 435석의 하원 의석 중 236석을 차지했다. 트럼프 당선인과 공화당은 이로써 상원과 하원, 행정부까지 모두 장악해 정국을 유리하게 이끌어 갈 기반을 마련했다. 이로써 연방대법원도 다시 보수 성향 인사가 내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연방대법원은 진보 인사 4명, 보수 인사 4명으로 팽팽한 대립을 보였다. 

국회와 행정부를 모두 공화당이 장악하면서 그동안 오바바 대통령이 추진했던 모든 정책이 원점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은 지속해서 오바마 케어를 비판해 왔다. 행정명령으로 시행했던 불법 체류자 추방 유예, 총기 규제 등 조치들도 중단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중국과 어렵게 성사한 탄소 배출 축소 약속과 얼마전 발효한 파리기후협정도 제대로 이행될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이 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후보 시절, 파리기후협정을 취소하겠다는 공약을 걸었다. 파리기후협정은 전 세계 192개국이 서명한 기후 변화 약정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여기서 실행할 프로그램의 미국 분담금을 끊겠다고 강조해 왔다. 

힐러리 대선 캠프 역시 예상하지 못한 패배에 망연자실한 상황이다. 곧 공식적인 입장 발표를 한다고 알렸지만, 대변인을 비롯한 모든 인사가 아직 아무런 말도 꺼내지 않고 있다.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의 승리를 예상했던 미국 언론과 시민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교수는 인종차별과 여성혐오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회라는 사실을 이번 선거가 폭로했다고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칼럼에서 밝혔다. 

한편, 지난 7월 트럼프의 당선을 예측했던 다큐멘터리 감독 마이클 무어의 글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그 역시 백인 남성들의 투표 성향을 지적한 바 있다. 8년 동안 ‘흑인’ 대통령을 모시고 살았던 백인 남성들이 ‘여성’ 대통령이 ‘보스’가 되는 걸 지켜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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