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카프리오가 오바마에게 던진 질문은 심각하다
디카프리오가 오바마에게 던진 질문은 심각하다
  • 정대망
  • 승인 2016.11.16 0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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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뿐만 아니라, 우리의 '진짜 미래'도 생각해야만 한다

지난 10월 31일 오후 10시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에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비포 더 플러드>(Before the Flood)가 방영됐다. 2016년 아카데미 시상식 남우주연상 수상 소감에서 "우리에게는 더 이상 시간이라는 사치가 없다"라면서 전 세계가 직면한 기후 변화에 대해 경고한 적이 있다. 그랬던 그가 이번에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만나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비포 더 플러드>(Before the Flood) 중 한 장면. ⓒ 내셔널지오그래픽

"미래를 생각할 때 가장 두려운 건 뭔가요?"

그리고 오바마 대통령은 이렇게 대답한다.

"세계의 많은 인구가 바닷가에 산다는 거죠. 그들이 이주하기 시작하면 사회적으로... 자원이 부족해질 것이고 그럼 주민들 사이에 경쟁이 생겨요. 그래서 국방부가 이것을 국가 안보 문제라고 한 겁니다. 그저 환경 문제가 아니라 국가 안보의 문제라고요. 뿐만 아니라 저는 큰 슬픔을 느낄 거예요. 내 아이들이 내가 알래스카에서 봤던 빙하를 볼 수 없다면요."

지난 토요일에는 1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광화문 광장에 나와 촛불을 들고(경찰 추산 26만명), "박근혜는 하야하라"를 외쳤다. 건국 이래 처음 있었던 시민들의 정치적인 목소리에 필자도 놀랐고, 야당·여당 정치인들도 놀랐을 것이다. 

솔직히 대통령은 놀랐을지 잘 모르겠다. 이처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한국을 집어삼키고 있는 요즘, 한국의 미래를 포함해 '미래'에 대해 생각해봤을 때 역사상 유래없을 환경 위기가 다가오고 있다. 그래서인지 디카프리오가 <비포 더 플러드>에서 던진 지구 환경, 기후변화 등에 대한 질문과 메세지는 전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 와중에 필자는 제45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도널드 트럼프가 디카프리오의 질문에 어떻게 답했을지 참 궁금하다. 그리고 그가 환경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이미 <2030 대담한 미래> <2030 대담한 도전>등을 통해 세계적인 거대한 판의 변화와 그 물결 속에서 한국의 미래를 예측하며 개인, 기업 등 수많은 독자들에게 놀라움과 통찰력을 제공해왔던 미래학자인 최윤식 박사(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 소장)는 지난 12일 연구소 연구원들을 대상으로 한 '미래학 Master' 과정에서 다음의 세 가지로 트럼프의 공약을 분석해 소개했다.

① 성장 후 분배 : 작은 정부, 재정확대, 미국내 자원 채취 등
② 경제 패권주의 : 미국내 시장자유, 강한 보호무역주의(특히 중국을 상대로), 이민정책 강화
③ 군사 패권주의 : 강한 미국(트럼프의 슬로건이었던 "Make America Great Again"은 물리적으로도 '강한' 미국을 만들겠다는 뜻이다.)

필자는 트럼프를 '공공의 힘을 가진 자본가'이자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증언하듯이 '범죄자'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는 미국 시민들의 위기일 뿐만 아니라 세계의 위기라고 생각한다. 부통령 당선자인 마이클 펜스의 공약(소수자들을 반대 수준이 아니라, 처벌하겠다는...)을 포함해 이들이 미국의 성장을 위해 개인과 공공재, 다른 여러 나라들을 얼마나 파괴할지 걱정된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이번 경우는 좀 다르다고 생각한다. 물론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강한 미국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달러 강세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달러에 투자해서 돈을 버는 사람들은 많을 것이다. 

그리고 이들에게는 위기가 기회가 될 것이다. 하지만 돈을 버는 사람이 있으면 잃는 사람도 있다. 특히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에서 이 치킨 게임은 아주 강하게, 단순하게 작용한다. 트럼프가 '경제 메세지'로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 이를 반증한다. 그리고 그 영향이 <비포 더 플러드>에서 디카프리오가 던지는 메세지를 집어삼킬까 우려스럽다.

"기후 변화의 현실을 보고도, 그 사실을 완전히 잊어버린 사람처럼 행동하기도 한다. 기억하기, 그런 다음 다시 망각하기. 기후 변화는 오랫동안 머릿속에 넣고 있기 어려운 문제다. 생태계 위기와 관련해서 기억과 망각을 단속적으로 되풀이하는 우리의 건망증에는 지극히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기후 위기라는 엄연한 현실을 인정하는 순간 모든 게 달라질 것임을 알기 때문에 그걸 피하고 싶은 것이다. 물론 그건 정확한 예측이다."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에서 저자인 나오미 클라인은 위와 같은 메세지를 던지면서, "지금 우리가 해결해야 할 핵심 문제는 태양의 힘의 매커니즘이 아니라, 인간의 힘을 둘러싼 정치적 역학 관계, 즉 권력을 쥔 주체를 바꿀 수 있느냐 없느냐와 깊이 관련되어 있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경제를 성장시킨 '채취주의'를 지적한다. 

필자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서 또 다시 책임이 있는 권력자들이 모두 처벌받지 않아서 시민들의 힘으로 권력을 쥔 주체를 바꿀 수 있을지도 걱정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행보가 지금까지 인간과 지구를 착취하고 파괴해 온 '채취주의'의 원형이 될까 두렵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들은 미래를 생각할 때 가장 두려운 게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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