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퇴진!’, 전 세계 재외동포를 하나로 묶다
‘박근혜 퇴진!’, 전 세계 재외동포를 하나로 묶다
  • 경소영
  • 승인 2016.11.16 06: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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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국 45개 지역에서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민주주의 회복 위해 재외동포 일어나
민주주의가 사라진 흑야속의 대한민국, 핀란드 헬싱키 대성당 앞 계단에서 교민들이 촛불을 들었다. ⓒ 최원석

[뉴스 M (뉴욕) = 경소영 기자] 지난 금요일 미국 뉴욕과 버지니아, LA 집회 등에 이어 주말에는 전 세계 한인들이 거리로 나와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각국의 시차가 달라 집회 날짜와 시간이 조금씩 달랐지만, 모든 재외동포의 시위는 지난 12일 한국에서 열린 ‘박근혜 대통령 하야 촉구 민중총궐기’와 연대해 동일한 목적으로 진행했다. ‘박근혜 퇴진, 민주주의 회복’이 그것이다.

세계 한인들의 집회는 16개국 45개 지역에서 열렸다. 재외동포의 인구수를 생각하면 무척 많은 인원이 모였다. 미국 로스앤젤레스 500여 명, 북가주 200여 명, 뉴욕 300여 명, 애틀랜타 150여 명, 워싱턴 100여 명, 필라델피아 30여 명, 프랑스 파리 800여 명, 독일 베를린과 프랑크푸르트 등에서 1,200여 명, 캐나다 토론토 550여 명, 호주 시드니와 캔버라 등에서 1,000여 명이 모였다. 

세계 곳곳에서 재외동포들이 한목소리를 내게 된 것이 갑작스러운 일은 아니다. 2년 반 전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고 꾸준히 진상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를 내온 한인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후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진상규명 및 추모집회 등 현 정권을 비판하는 각종 집회가 작은 규모로 열려온 것이 기폭제가 되었다. 

‘세월호를 잊지 않는 사람들의 모임’(세사모) 등을 비롯해 각국의 작고 큰 모임들이 SNS에서 집결하여 소통해 온 것도 이번 대규모 집회에 큰 역할을 했다. 전 세계 한인들이 각국에서 제작한 포스터로 서로서로 집회 홍보를 해주며 격려했고, 사진과 동영상으로 현장을 공유했다. 비록 몸은 멀리 떨어져 있지만 SNS를 통해 고국을 사랑하는 재외동포의 마음이 대한민국 국민과 손을 잡았다.

전 세계 한인에게 특별한 의미를 남기다

11월 12일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광장에 애국가가 울려퍼졌다. (사진/박근혜퇴진촉구재네덜란드한인행동 페이스북 갈무리)

특히 이번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재외동포 행동’은 몇몇 나라에서 큰 의미를 남기는 집회였다. 네덜란드에서 200명의 한인이 모여 ‘박근혜 퇴진’을 외쳤는데, 한인들이 네덜란드에서 집회를 통해 한국 정부에 쓴소리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특별한 인맥이나 조직이 동원된 것이 아니라, 시국을 걱정하던 개인들이 하나둘 모여 만든 모임이라 모두 걱정을 했다. 그러나 오후 세 시부터 예정된 집회에 두 시부터 벌써 한인들이 모여들기 시작했고, 결국 집회 말미에는 200여 명의 한인이 애국가를 합창할 수 있었다.

독일 뮌헨에서는 100여 명이 넘게 모여 역대 최대 규모의 한인 집회를 기록했다. 교민 수가 적은 바바리아 주의 상황을 고려하면 거의 모든 유학생이 다 집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인원이라고 한다. 특히 집회가 열린 오데온스 광장은 과거 히틀러와 나치당이 전당대회를 열었던 역사적인 장소이다. 집회 주최자 클레어 함 씨는 다음과 같이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우리는 오늘 나치당이 전당대회를 했던 역사적 장소인 오데온스 광장에 모였다. 한국은 독일의 역사로부터 교훈을 얻기 바란다. 인간의 존엄성과 국민을 무시한 독재자와 그 부역자에게는 역사가 천년만년 오명으로 답한다는 것을 말이다. 앞으로 박근혜 대통령 퇴진과 아울러 한국 내 정치 상황이 개선되기를 바란다.”

독일 뮌헨 집회 모습. 뮌헨의 한국 교민 수를 고려할 때 거의 모든 유학생이 참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라고 한다. ⓒ 함상희

‘혁명의 나라’ 프랑스 파리에서는 집회 당일인 12일에 비가 보슬보슬 내렸다. 트로카데로 인권광장에 800여 명이 비를 맞으며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프랑스에서는 2013년 박근혜 대통령이 처음 프랑스를 공식 방문했을 때, 부정선거로 당선된 합법적인 대통령이 아니라고 선언하며 집회를 열었다. 당시 참가자는 50명이었지만, 3년이 지난 2016년 11월에는 수가 16배 늘었다. 파리 교민들은 박근혜의 실정에 매우 실망하고 분노하고 있다는 의미다. 

소르본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한 유학생은 특히 지난 6월 박근혜 대통령이 프랑스에 방문했을 때 통역 아르바이트를 지원했던 경험을 털어놓았다.

“통역을 뽑는 기준은 실력이 아니라 '얼굴, 몸무게, 키'였다.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모든 사태를 교수와 학생들이 모두 의아해하고 놀라워하여 그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이 부끄럽지만, 이런 상황에서 강력한 시민의 저항으로 맞서지 않으면 더 부끄러워질 것 같아 이 자리에 나왔다.”

11월 12일 오후 5시에는 프랑스 파리에서도 교민, 유학생, 관광객 등 800여 명이 함께한 가운데 <박근혜의 퇴진을 명하는 파리한인들의 집회>가 열렸다.

중국 베이징 교민 50여 명은 12일 ‘온라인 시위’를 했다. 사전 신고를 통한 옥외 집회를 계획했지만, 치안 당국이 불허하면서 장소를 구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베이징 한국대사관도 ‘일반인 출입이 불가하다’고 통보했다. 결국 중국의 대표적인 SNS인 웨이신(위챗)에 단체방을 개설해 각자 ’박근혜는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적은 손팻말을 들었다. 

중국 베이징 교민들은 12일 박근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온라인 시위를 했다. 사진 가운데 큐아르(QR)코드는 웨이신(위챗) 단체채팅으로 연결되며, 사진들은 이곳에서 공유된 것들이다.

이렇게 전 세계에서 각각 다양한 방법으로, 다양한 의미를 담은 동포들의 호소가 이어지고 있다. 대한민국에 사는 국민만 아니라 재외동포까지 하나가 되었다. 조국의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단결한 국민의 뜻에 따라 이제 박근혜 대통령 결단해야 할 때가 왔다.

다음은 앞으로 계속 이어질 ‘박근혜 퇴진과 민주주의 회복 재외동포행동’ 일정과 장소이다. 

11/18(금)
- 영국 옥스포드 4pm @ Sheldonian Theatre
- 미주 N개 대학 시국선언 5 pm @ Purdue University

11/19(토) 
- 미국 NC/SC 시국 토론회 8 pm @ Comfort Inn 회의실
- 영국 맨체스터 2pm @ Football museum 입구앞
- 이탈리아 로마: 시간 미정 @ 콜로세움 광장
- 캐나다 몬트리얼 4pm @ Phillips Square
- 캐나다 밴쿠버 2pm @ 다운타운 아트갤러리 앞 랏슨 스트릿
- 호주 브리스번 4:30pm @Emma Miller Place

11/20 (일) 
 - 미국 NC/SC 1pm @ 샬롯 G-Mart앞

11월 26(토)
- 캐나다 에드먼튼 시간 장소 미정

11/30 (수) 
- 일본 도쿄 12pm @JR신주쿠역 치 미나미구치 노란리본 아래

아래는 전 세계에서 펼쳐진 '박근혜 퇴진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재외동포행동'이 담긴 사진 모음이다. 더 많은 국민과 공유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집회 참여자들이 자발적으로 올린 사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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