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에게 배운다! 외면해도 되는 유엔 결의안
반기문에게 배운다! 외면해도 되는 유엔 결의안
  • 임예인
  • 승인 2017.01.18 0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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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대선에 서다

반기문이 사실상 대선 행보에 나서면서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라는 사상 초유의 스캔들에도 불구하고, 그가 여전히 문재인 등과 함께 유력 대선주자로 손꼽힌다는 건 일종의 절망감마저 느끼게 한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지난 14일 오후 충북 음성군 맹동면에 위치한 사회복지시설 꽃동네를 찾아 요양 중인 할머니에게 죽을 떠 먹여드리고 있다. 네티즌들은 정치적인 ‘쇼’를 위해 환자에 대한 기본적인 수칙도 무시했다며 반 전 총장의 행동을 맹비난하고 나섰다. 환자가 누워있는 채로 음식물을 섭취할 경우 기도가 막혀 응급상황이 올 수 있다는 논리다.

최근 반기문은 엉터리 민생 행보부터 시작해 현충원 방명록에 자소서(…)를 쓴 일, 촛불시위 현장을 방문하겠냐는 질문에 누가 기름장어 아니랄까 봐 “기회를 봐서” 가겠다며 중언부언한 일 등 대선 후보로서의 행보에 나서자마자 여러모로 비판을 받고 있다.

반기문이 가장 오랫동안 비판받았던 부분 중 하나는, 전직 유엔 사무총장이란 직위를 대통령이 되겠다는 본인의 노욕에 동원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1946년 유엔 총회에서 채택된 결의안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사무총장은 여러 정부로부터 비밀스러운 상담역을 하기 때문에, 모든 회원국은 그에게, 적어도 퇴임 직후에는, 그의 비밀 정보가 다른 회원국을 당황시킬 수 있는 어떠한 정부 직위도 제안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며, 사무총장 자신으로서도 이런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을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출처: 한겨레

이 결의안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견해들이 있지만, 굳이 결의안이 아니더라도 말 그대로 세계를 위해 일하는 ‘세계 공무원’의 수장인 유엔 사무총장이 직무 수행 동안 얻은 정보와 경험, 심지어 기밀 정보가 특정 국가를 위해 이용되는 것은 당연히 지양되어야 할 것이다. 직무의 특성상 특정 국가의 대통령직보다는 세계적인 분쟁 문제, 기후 변화나 무역 문제, 난민 문제, 질병 문제 등에 투신하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고 바람직한 일이고 말이다. 반기문이 만일 전례를 남기게 된다면 앞으로의 룰도 엉망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이 결의안은 법적 구속력이 있거나 누굴 처벌할 수 있는 것은 아닌지라, 반기문 측에서는 외면하기로 마음을 먹은 것 같다. 유엔 사무총장이 유엔 총회 결의안을 외면하는 것이 뭔가 이상하지만, 아니아니 죽어가는 보수의 참희망 반기문 님께서 하시는 일이 그릇된 것일 리가 없다.

따라서 우리는 유엔 총회 결의안에 눈감아도 된다는 가르침을 얻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우리가 외면되는 유엔 총회 결의안을 살펴보자.

우리가 외면해도 되는 유엔 총회 결의안

1. 러시아 크림 반도 합병 무효 결의안

2014년 채택된 유엔 총회 결의안이다. 러시아의 크림 반도 합병을 무효로 하고 우크라이나 영토 통합을 지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앞서 같은 내용의 결의안이 안보리에 제출되었으나 당연히 러시아가 거부해서 부결됐다.

물론 러시아는 이 결의안을 쌩까고 크림 반도 전체를 문화·정치적으로 완전히 병합하려는 시도를 계속 이어갔다. 이것은 바로 반기문이 몸소 보여주었듯이 유엔 총회 결의안은 쌩까도 되기 때문이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흡족한 미소를 짓고 있다.

2. 한반도 평화통일 지지 결의안

62차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한반도 평화통일 지지 결의안은 10.4 남북 정상 선언의 충실한 이행을 권고하고 있다. 10여 년이 된 지금까지도 전혀 지켜질 생각을 하지 않고 있으며, 이명박과 박근혜는 대놓고 색깔론을 펴며 남북 정상 선언 같은 소릴 하면 거의 빨갱이 취급을 하고 있다. 미사일에 핵실험을 빵빵 터트리는 북한은 말할 필요도 없다. 이것은 바로 반기문이 몸소 보여주었듯이 유엔 총회 결의안은 외면해도 되기 때문이다.

3. 사형집행 유예 결의안

유엔은 사형집행을 유예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당시 기권했으며 여전히 사형 제도가 유지되고 있는 국가이지만, 사실 사형 집행은 이뤄지지 않아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된다.

하지만 반기문을 총애하시어 미리 후계자로 점찍어두셨다가 함께 구렁텅이에 빠뜨려버린 영애이시자 공주이시고 위대한 반인반신의 후계자이신 박근혜는 사형을 집행할 것이라는 공약을 내건 바 있다. 이는 그의 후계자 반기문으로부터 오히려 배우신 바와 같이 유엔 총회 결의안은 쌩까도 되기 때문이다.

4. 북한 인권 결의안

북한의 열악한 인권 상황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와 개선 촉구 의지를 담은 결의안이다. 박근혜- 최순실 국정농단 스캔들이 터지기 직전 새누리당이 문재인이 북한에 사전 재가를 받았니 말았니 하면서 정쟁 수단으로 꺼내 들었던 게 바로 이 북한 인권 결의안이다. 12년째 계속 결의안이 나오고 있지만 북한은 쌩까고 있는데, 이것은 바로 반기문이 몸소 보여주었듯이 유엔 총회 결의안은 쌩까도 되기 때문이다.

북한 김정은 수장이 고마워하며 웃고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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