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을 부정하는 후보가 교육부 장관이 될 수 있을까?
공교육을 부정하는 후보가 교육부 장관이 될 수 있을까?
  • 저스틴 강
  • 승인 2017.01.20 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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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교육의 이모 저모 살펴보기 5
벳지 디보스(Betsy Devos) 교육부 장관 후보(사진/ AP)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지명한 교육부 장관 후보 벳지 디보스(Betsy Devos)에 대한 미 상원의 인사 청문회가 1월 17일에 열렸다.

트럼프가 지명할 때부터 과연 그녀가 과연 교육부 장관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비판이 민주당 측으로부터 강하게 제기 되었다. 암웨이 회사를 물려 받은 리차드 디보스(Richard Devos)를 남편으로 둔 억만장자인데다, 본인이 공교육을 경험한 적인 거의 없는 사람으로서, 공교육제도를 약화시키고 사립 학교 또는 홈스쿨링을 강조하는 교육 개혁을 지지해 온 전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공화당 소속 상원 의윈들은, 그녀가 차터 스쿨(기자 주: Charter School 이란 운영 주체가 사립이지만 공립학교처럼 재정 지원을 정부로부터 받으면서도 학교 운영에서 정부의 간섭을 받지 않는 학교들)을 지원하고, 바우처(기자 주 : Voucher란 교육 여건이 좋지 않은 지역의 공립학교 학생들에게 재정적으로 지원하여 사립 학교에 가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를 확대하는데 많은 재정적 지원을 하는 교육 개혁에 앞장 서 왔다는 점을 들어 칭송을 하였다.

공화당과 민주당 소속 의원들 사이에서 벳지 디보스 교육부 장관 후보에 대한 시각이 판이하게 다른 이유는, 두 정당이 지지하고 있는 정책이 서로 판이하게 다르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교육의 공적 역할을 강조하며 교육 과정 및 결과에서 평등의 원칙이 지켜질 것을 우선으로 하는 반면, 공화당은 기본적으로 교육은 학부모의 사적 권한에 두고 학부모로 하여금 자녀들의 학교를 선택하는 권리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결국  벳지 디보스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회는 ‘교육 평등권’이 우선하느냐 혹은 ‘학교 선택권’이 우선하느냐 라고 하는 근본적인 교육 철학을 둘러 싸고 벌어지는 민주, 공화 양 당간의 힘겨루기에 해당한다.

인사 청문회에서 민주당 상원 의원들은 벳지 디보스 후보가 과연 공교육기관을 총괄하는 사령탑 역할을 감당할 교육부 장관으로서 과연 적합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의 시각을 담은 질문을 쏟아내었다. 후보자에 대한 검증을 위한 인사 청문회에서, 양당의 기본적인 시각 차이를 배제하고서라도, 벳지 디보스는 전반적으로 교육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면을 드러내었다.

정치적으로 논란이 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모호한 태도로 취하며 질문의 핵심을 피해가는 자세를 취했다. 또 어떤 사안에 대해서는 설득력이 없는 근거를 대기도 하고 위증 및 윤리적 논란을 야기하는 답변을 하기도 하였다.

민주당 소속 미네소타 주의 상원 의원인 알 프랑켄(Al Franken)은, 표준화 평가 기준과 관련하여 학생을 평가하는 기준으로서, ‘학년 목표 달성’ 혹은 ‘개인적 성장’ 두 가지  중 어느 것을 기준으로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하였다. 벳지 디보스는 두 가지 평가 기준에 대해 구분하지 못하고 개념을 혼동하는 답변을 내놓아 알 프랑켄 의원으로부터 교육 사안에 대해 이해가 부족하다는 핀잔을 들었다.

버지니아 주 민주당 소속 상원 의원인 팀 케인(Tim Kaine)은, 미국의 모든 교육기관이, 공사립 여부와 관계 없이, 연방 정부로부터 동일하게 지원을 받아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하였다. 이에 대해 벳지 디보스는 직접적인 답변을 회피했다. 벳지 디보스의 교육 개혁 사업 가운데, 역점을 두어왔던 학부모들의 ‘학교 선택권’(School Choice)을 우선하며, 차터스쿨 지원과 바우처 확대 정책과 상반되는 답변을 피하고자 한 것이다.

코네티컷 주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인 크리스 멀피(Christ Murphy)는 학교를 총기 소지 금지구역으로 하는 것에 대해 찬성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대해, 벳지 디보스 후보는 ‘회색곰들’이 공격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교내 총기 반입이 허용되어야 한다는 다소 황당한 답변을 하였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번 인사 청문회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위증 논란이 야기되는 부분이다. 이번 청문회에서 벳지 디보스 후보자는 자신의 어머니가 소유한 재단에서 수년간 육백만 달러가 넘는 돈을 ‘가족연구위원회’(The Family Research Council)라는 단체에 기부해 온 전력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자기 자신은 그 재단과 관련이 없다고 부인하였다. 이 단체는 동성애자 증오 집단으로 분류되는 기관으로서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이후에 본인이 그 재단의 부사장으로서 임원이었다는 세무 기록이 제시되자, 그것은  “ 하나의 사무적인 착오”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일부 그룹의 사람들은 이는 명백한 거짓이며, 후보 자격을 박탈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과연, 벳지 디보스가 인사 청문회를 통과할 것인지, 통과한다면 미국의 교육 상황은 어떻게 변하게될 지 크게 우려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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