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이민 행정명령에 위기 맞은 트럼프 행정부
반 이민 행정명령에 위기 맞은 트럼프 행정부
  • 유영
  • 승인 2017.01.31 15:1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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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일만에 시민사회, 학계, 관료들의 거센 반발 이어져

[뉴스 M (뉴욕) = 유영 기자]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선 지 10일 만에 위기를 맞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7개 무슬림 국가 국민의 미국 입국을 막는 '반 이민' 행정명령에 반대 의사를 표명한 법무부 장관 대행 샐리 예이츠를 해임했다. 지난 30일 저녁, 샐리 예이츠 장관 대행은 트럼프 대통령이 밀어붙이는 행정명령의 법적 보호를 포기한다고 밝혔다.  

지난 27일,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반 이민 행정명령에 7개국에서 떠난 무슬림들이 미국 공항에 갇혀 입국하지 못했다. 테러 위협이 큰 인물을 대상으로 한 행정명령이 아닌, 영주권이 있는 이민자들을 대상으로도 이뤄져 인종차별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미국 인권변호사들은 이 행정명령을 막는 청원을 연방법원에 냈고, 지난 28일 연방법원은 무슬림들이 입국할 수 있도록 판결했다. 

대통령은 행정명령을 계속 밀어붙일 것을 천명했다. 이러한 대통령의 반응에 임시로 구성된 내각이 먼저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샐리 예이츠 법무부 장관은 행정부를 대신해 행정명령과 관련한 법적 방어를 포기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시 행정부의 정책에 반대한 샐리 예이츠를 해임하고, Dana J. Boente를 법무부 장관에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백악관 대변인은 "예이츠 법무부 장관은 국경을 약화한 오바마 행정부가 임명했던 인물이다. 새 법무부 장관은 30일 저녁 9시부터 Senator Jeff 앨라배마 주 상원의원이 의회에서 인준받을 때까지 업무를 수행한다"고 발표했다. 

점차 거세지는 시민 사회 반발

트럼프 행정부는 10일 동안 무척 많은 일을 했다. 그리고 그에 따라 거센 반발을 맞았다. 미국 시민들이 들고 일어선 것이다. 특히 이번 인종차별을 기초로 한 행정명령이 분수령이 되었다. 행정명령이 내려진 날부터 공항에 모여든 시민들은 거세게 반발했고, 연방법원 판결이 내려진 이후에도 행렬은 이어졌다. 

대학생들 시위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30일, 뉴욕 맨해튼에 있는 컬럼비아대학교 학생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이들은 'No ban, No wall'을 외치며, 미국인들이 외국에서 이주한 이민자라는 사실을 기억하자고 강조했다. 

컬럼비아대학교 학생들의 '반이민' 행정명령 반대 시위. (사진 제공 주승섭)
하버드대학교 학생들의 반대 시위

같은 날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등 다른 아이비리그 대학 학생들과 총장들, 미시간대학교와 보스턴대학교 등 수많은 대학에서 트럼프의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렸다. 이들은 학교 광장이나 거리에 나서서 트럼프의 행정명령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강력히 밝혔다. 이에 앞서 29일 메릴랜드대학교 Wallace Loh 총장도 행정명령 반대를 천명했다. 

행정부의 위기, 관료들의 반발

시민 사회 반발은 결국 행정부를 비롯한 관료 사회로 번질 분위기다. 이번 행정명령은 TPP 탈퇴 등 10일간 트럼프 대통령이 진행했던 사안과 다르게 밀실에서 이뤄진 것 같다는 분석이 나온다. <뉴욕타임스>는 대통령의 오른팔로 불리는 백악관 수석전략가 스티브 배넌의 작품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백악관 실세로 알려진 재러드 쿠시너(왼쪽)과 스티브 배넌(오른쪽)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이번 행정명령은 주무부서와도 상의하지 않고, 백악관 소수 측근과만 논의한 결과다. 대선 기간 트럼프는 '무슬림 입국 금지'를 정책으로 펴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 시민 사회 분위기에 이 공약은 많이 후퇴하는 듯했다. 하지만 배넌이 스티븐 밀러 수석 정책보좌관 등 소수 극우 인사들과 이 사안을 준비해 온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 참여하지 못하고, 결과만 통보받은 워싱턴 관료들은 잘못된 행정명령에 반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해임된 예이츠 법무부 장관 대행은 법무부 직원들에게 보낸 서신에서 다음과 같은 말로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의사를 밝혔다. 

예이츠 법무부 장관 대행.

"우리가 하는 일이 정의를 추구하고, 옳다고 여기는 편에 서라는 법무부의 엄숙한 의무와 일치하게 하는 것이 나의 임무라고 믿는다."

많은 법무부 직원이 이 의사에 동의하는 의사를 보인다고 미국 언론들은 보도했다. 더불어 국무부 직원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서명 운동을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행정명령에 따르지 않는다면 사직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백악관과 정부 부처의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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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검 2017-01-31 23:36:35
한국의 옳바른 시민들과 같이 미국역시도 시민들로 인해서 바로 잡아질것입니다. 길고긴 시간의 고통을 통과해야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