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타고 신학대도 가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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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편집부
  • 승인 2017.02.23 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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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기독대학에 승마교수 채용

박근혜 대통령 탄핵 재판은 승마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승마선수 정유라씨에 대한 각종 특혜조사가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건국 이래 최대의 국정 농단사건이라는 월척을 낚았다. 국민들이 ‘승마’라는 말에 과민반응인 때에 서울 기독대에도 승마 특혜가 밝혀져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개신교 신자의 불상 훼손을 대신 사과하고 모금운동을 한 신학과 교수를 파면한 서울기독대학이 신학과에 승마 관련 교수 2명을 특별 채용한 사실이 밝혀진 것. 학교측은 정유라 사건이 터지면서 교수 1명의 채용은 취소하고 나머지 1명은 직위를 바꿨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서울기독대에서 최근 재임용 거부•파면된 복수의 교수들은 20일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해 10월 학교에 승마 관련 교수 2명이 특별 채용됐는데 내부 구성원들 사이에서도 적절치 못한 임용이었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말을 통한 선교라는 것을 들어본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말은 남미 원주민이나 흑인들에게는 공포의 동물이었다. 남미에서 서구의 침략자들은 말을 타고 원주민을 학살했으며 미국의 백인들은 흑인 노예들을 말로 끌고 다니는 등의 폭력을 행사했다. 이런 점에서 '승마선교'라는게 어떤 개념인지 궁금할 수 밖에 없지만 학교측은 명확한 대답을 하지 못하고 있다.    

기자회견에서 밝힌 지난해 10월7일 열린 서울기독대 이사회 회의록에 따르면 대학은 특별 채용을 통해 신학과 특성화 명목으로 스포츠선교학(승마) 전공 ㄱ교수와 체육전공(말산업) ㄴ교수를 임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사들은 회의에서 “승마 교육으로 재활상담사 자격 취득 가능” “승마가 힐링에 효과적”이라고 밝혔다. 서울기독대는 당시 총장이 담임목사로 있는 교회가 소속된 종교법인이 소유한 서울 은평구의 4만9587㎡ 부지에 승마장을 지을 계획도 세웠다고 대학법인 관계자는 말했다.

말은 남미 원주민이나 흑인들에게는 공포의 동물이었다. 서구의 침략자들은 말을 타고 폭력을 휘둘렀다. 그런 점에서 '승마 선교'는 교회의 어두운 역사를 고려하면 어떤 선교의 개념일까 궁금해진다. 사진은 흑인 노예의 역사를 다룬 드라마 '뿌리'의 한 장면

법인 관계자는 20일 “승마가 뜨는 분야여서 학교에 도움이 될 듯싶었다”며 “하지만 정유라씨 사건이 터지면서 해당 교수들의 채용과 승마장 건립도 지난 17일 이사회에서 전면 취소했고, 부총장이었던 ㄱ교수는 보직 부여를 취소하고 특임교수로 직위를 바꿨다”고 밝혔다.

회의록을 보면 ㄱ교수가 임용 전 소속된 회사를 통해 학교에 말을 제공할 것이라는 정황도 있다. 한 이사는 “말은 ㄱ교수가 소속한 회사에서 그 회사와 학교가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제공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한 교수는 “말을 주고 교수와 부총장직을 받은 대가성이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ㄱ교수는 “해당 이사의 발언은 학교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 개인적 생각일 뿐”이라며 “학교 측에 말을 제공한다고 말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봉사 차원에서 학교에 간 것뿐이고, 학교 안에서 음해하는 소문이 나는 게 싫어 간섭 안 받는 특임교수로 직위를 바꿨다”고 말했다고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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