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오바마가 내 전화 도청"... 미 정계 '발칵'
트럼프 "오바마가 내 전화 도청"... 미 정계 '발칵'
  • 윤현
  • 승인 2017.03.05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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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오바마의 도청 의혹 제기... 오바마 "말도 안 돼"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도청 의혹 논란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CNN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자신의 전화를 도청했다고 주장해 미국 정계가 들끓고 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즉각 부인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4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끔찍하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대선 승리 직전 나의 전화를 도청했다는 것을 방금 알았다"라고 적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대전 직전인 지난 10월 나의 전화를 도청했다는 사실을 좋은 변호사가 분명히 입증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라며 구체적인 증거는 내놓지 않았다. 

이어 "아주 신성한 대선 과정에서 오바마 전 대통령이 나의 전화를 도청했다는 것은 저급하다"라며 "이는 닉슨 전 대통령의 워터게이트 감이다. 나쁜(혹은 역겨운) 사람!"이라고 비난했다.  

워터게이트는 지난 1972년 대선을 앞두고 공화당의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이 워싱턴D.C. 워터게이트 빌딩에 있는 민주당 전국위원회 사무실을 도청하려다가 발각돼 결국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정치 스캔들이다.

오바마 측 "도청 명령한 적 없어" 강력 부인 

▲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도청 의혹을 제기하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갈무리.ⓒ 트위터

 

오바마 전 대통령은 즉각 반박했다. 케빈 루이스 오바마 전 대통령의 대변인은 "말도 안 된다(nonsense)"라며 '오바마 행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미국인에 대해 사찰을 명령하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오바마 행정부의 벤 로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도 "어떤 대통령도 도청을 명령할 수 없다"라며 "당신(트럼프 대통령) 같은 사람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하기 위해 도청을 명령할 수 없는 규정이 있다"라고 비판했다.

현지 언론은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와의 내통설에 휘말리며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이 야당의 사퇴 공세에 시달리자 돌파구를 만들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도청 의혹' 카드를 꺼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보 당국에 남아있는 오바마 전 대통령 측의 인사들이 정보를 유출하고 있다는 의혹을 드러낸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주장이 허위로 드러난다면 엄청난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공화당도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공화당의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불법적 명령을 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이 매우 걱정된다"라며 "만약 사실이라면 워터게이트 최대의 정치 스캔들"이라고 밝혔다.

공화당의 벤 사스 상원의원도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심각한 의혹을 제기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의 도청을 알게 된 경위와 도청 범위 등 사태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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