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목소리 내는 인재 집단, 워싱턴 DC에 만들어야
한국의 목소리 내는 인재 집단, 워싱턴 DC에 만들어야
  • 서상희
  • 승인 2017.04.11 0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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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경 공동대표 인터뷰
유엔 앞 시위에 참석한 이래경 공동대표

사드배치 반대 방미단을 조직한 이유는?

“황교안 대행의 현 정부는 거의 매국적 수준의 정부이다. 한국 기독교계가 미 국무부에 사드 배치에 관한 입장을 공식적으로 물어봤을 때, 미 국무부는 한국 정부가 요청해서 사드를 배치한다고 했다.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작년 9월 초, 국회 답변에서 사드 배치는 미국이 하는 일이라 잘 모르겠다고 했다. 이렇게 중요한 역사를 가르는 문제를 미국 쪽에서는 한국 정부가 요청했다고 하고, 한국은 미국이 하는 일이라 모르겠다니, 말이 안 된다. 정치권은 대선에 집중하느라 이 문제를 소홀히 하고 있다.

미·중 정상회담이 원래 6월에 예정돼 있었는데, 4월 초로 옮겨졌다는 것은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국제정세가 급변하고 있다는 심각한 반증이다. 한국 정치권이나 정부는 제대로 대응을 못 하는 상황에서 역사에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라도 방미단을 구성하자고 시민 종교단체에 제안했다.

이 결정이 열흘 만에 이루어졌고, 방문하기 사흘 전에 방미단 명단이 정해져서 급하게 미국에 왔다.”

방미단의 활동은?

“방미하기에 앞서 광화문 광장에서 사드배치 반대 시위 및 공식 성명서 발표, 그리고 기자회견을 한 후 워싱턴 DC에 왔다. 급하게 오느라 준비 과정이 소홀했는데도 동아시아 포럼의 스티븐 코스텔로 씨가 적극적으로 움직여 주었다.

프랭크 야누치 소장(맨스필드 재단)하고도 의미 있고 중요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가 동아시아 문제와 관련 있는 상하원 의원들에게 우리의 항의 서한 및 호소문을 전달하기로 했다. 재미동포 및 기자 간담회를 통해 한반도 문제의 심각성을 공유했고 동포들과 함께 사드배치 반대 활동을 하기로 한 것은 큰 성과이지만 미국 현지 언론을 환기하는 부분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서 아쉽다.

그래도 방미 목적 세 가지 가운데 미국 언론 환기 부분을 제외한 두 개는 소기의 성과를 이루었다고 할 수 있다.

급하게 일정을 짜느라 백악관 측과는 연락이 안 돼서 항의 서한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아시아 담당국장에게 우편으로 보냈다.”

오늘 모임에 대해?

"방미 대표단 중에 한국 유네스코 사무총장을 역임한 이삼열 교수와 YMCA 이사장을 역임하고 WCC와 NCC에 영향력이 있는 안재웅 목사가 교회 조직을 움직인 거로 안다. 연합감리교회 등이 유엔 관계자와 사회단체 등을 초대해 모임이 이루어졌다."

무슨 이야기를 나눴나?

한반도 상황을 비롯한 주로 일반적인 이야기였다. 교회와 시민들이 움직여서 평화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엔이 미 행정부를 설득하는 노력을 하라고 말하는 등 우리 입장을 강력하게 전달했다.

사드 배치에 대해?

“북한의 탄도 미사일 공격에 대비, 미군기지 보호 차원에서 사드를 배치한다고 하지만, 사드 배치는 훨씬 더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사드의 전방 레이더는 중국 전 지역을 세세히 파악할 수 있고 초정밀 레이더 시스템이 이루어지면, 러시아의 동쪽 사령부 전체를 들여다볼 수도 있다. 중국의 핵전략은 방어·수동적 전략이다. 중국은 핵무기를 쓰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미국이 중국 공격 시, 중국의 공격력을 무력화시키는 것이 바로 사드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수동적이고 방어적인 핵전략 마저 무력화시키는 심각한 문제가 사드 배치이다.

사드 배치는 새로운 냉전체제가 시작된다는 의미이다. 미국·일본·한국을 한 축으로 하고 중국·러시아·북한이 다른 축이 되는 신 냉전체제로 돌입하는 신호탄이다. 사드는 단순히 미군 기지를 방어하기 위해 무기를 배치한다는 것이 아니라 한반도를 화약고로 만들 수 있다. 16~7억이 모여 있는 동아시아가 자칫하면 세계 제3차 대전이 일어나는 화약고가 되는 것이다.”

이래경 공동 대표

본인을 소개하면?

“서울공대 금속재료학과 73학번으로 두 번 제적당했다. 이공계에서는 처음으로 서울대 명예 졸업장을 받았다. 고인이 된 김근태 의원의 후원회 운영위원장을 19년간 역임했으며 한반도재단을 기획하고 건립했다. 일촌공동체라는 사회봉사활동을 조직했고, 퇴직금으로 싱크 탱크인 다른 백년을 만들었다. 현재는 주권자 전국회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

방미단 소감은?

현 상황은 명청 교체기에 이루어진 임진왜란 이전 상황과 비슷하고 또는 구한말 상황과도 유사하다. 우리의 세계적 입지가 구한말에는 보잘것없었다. 서세동점의 역사적 비대칭 속에서 우리는 분단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세계 10대 경제 대국으로 성장했는데, 어떻게 한반도 상황이 미·중 정상에 의해 결정되어야 하는가.

한국 정치권의 무력함을 실감한다. 사드를 이야기할 때마다 사드에는 한국이 없다고 말한다. 사드 배치를 결정하는 것도 미국, 사드 배치 목적도 미국에 있다. 미국이 중국을 봉쇄하려는 목적으로 사드가 배치된 것이고 한국은 희생양일 뿐이다.

워싱턴 DC에 와서 보니, 국제 정세가 이루어지는 현장, 워싱턴에도 한국은 없었다. 미국에서 한반도 정책을 수립할 때 한국에 유리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인재 집단을 양성해야 함을 느꼈다.

 차기 정부는 누가 될지 모르나, 국회나 학계, NGO 쪽에 네트워크가 있으니 이를 이용해 워싱턴에 한국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단체를 만드는 역할을 할 계획이다. 방미 일정이 매끄럽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도와준 워싱턴 DC의 서혁교, 이재수 씨와 뉴욕의 박성윤, 문유성 씨에게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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