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드리머-"항상 행동하고 투쟁하라"
오리지널 드리머-"항상 행동하고 투쟁하라"
  • 서상희
  • 승인 2017.04.15 08: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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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사 리의 담대하고 멋진 삶 엿보기(하)
테레사 리는 정규 피아노 교육을 받은지 1년 만에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 청소년 콘체르토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테레사는 16세에 장학금을 받고 메릿 음악학교(Merit School of Music)에 입학했다. 일반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저소득 가족에게 음악 교육을 제공하는 비영리 교육기관인 메릿에서 레슨을 받게 된 것이다.

테레사는 메릿에서 1년을 수학한 후,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 청소년 콘체르토 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고, 시카고 심포니와 솔로이스트로 협연했다. 곡명은 차이콥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이었다.

그녀는 곧이어 미국 내 가장 권위 있는 음악 학교들로부터 입학 허가를 받았지만, 신분이 없으므로 입학은 불가능해 보였다. 비록 서류 미비자 학생의 입학을 금지하는 법은 없었지만, 보수적인 기부자의 성향에 영향을 받는 많은 학교는 이를 탐탁하게 여기지 않았다.

테레사는 피아노를 계속하는 것이 가난한 가족을 돕는 방법이라는 점을 알았지만, 대학이 자신을 받아주지 않을 것이라 걱정했다.

자신의 신분 상태를 처음 밝힌 사람은 메릿의 음악 감독이었던 앤 모나코 선생님이었다. 어느 날 앤 선생님이 “어느 학교에 갈 예정이니?”라고 물어서 “대학을 안 갈 것”이라고 대답했다. 선생님이 계속해서 학교에 갈 것을 강조하자, 처음으로 서류 미비자라고 밝혔다.

테레사는 엄청 겁먹고 울면서 히스테리를 부렸다. 선생님이 경찰에 신고해서 가족이 추방될까, 두려웠다. 그녀는 공포에 떨며 “경찰에 신고하지 말라.”고 애원했다.

모나코 씨는 테레사의 상황을 리처드 더빈 상원의원(민주당·일리노이주)에게 알렸다.

모나코 씨와 테레사는 더빈 의원에게 도와달라는 편지를 쓰고 전화도 했다. (앤 모나코 씨는 이로부터 1년 후 57세의 나이로 음주 운전사에 의해 살해됐다)

더빈 의원은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자 오린 해치 의원(공화당·유타)과 함께 드림 법안을 만들었다.

혹자는 드림 법안이 서류 미비 이민자에게 보상하는 것이고, 이것이 불법(불법은 형법상 용어이다. 이민법은 민법이기 때문에 불법 이민자는 잘못된 용어의 사용이다.) 이민을 고무시킬 것이라고 주장한다.

드림 법안 지지자들은 이 법안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미국에 온 서류 미비 청소년들이 교육과 직업을 자유로이 선택하는,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는 기회를 허용하는 법이라고 말한다. 이 법안이 통과되면 약 210만 명의 청소년 및 청년이 법적 신분을 신청할 수 있을 것이다. (이민 정책 연구소(the Migration Policy Institute)의 2010년 보고서)

테레사는 결과적으로 맨해튼 음대로부터 입학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그녀를 위한 개인적인 법안에서 시작해 유사한 상황에 부닥친 다른 학생을 포함하는 법으로 발전된 드림 법안이 의회에 계류 중이었기 때문이었다. 2001년 의회에 도입된 드림 법안의 초안은 당시 60% 이상 통과될 가능성이 있어서 맨해튼 음대는 그녀의 입학을 허락했다.

2001년 9월 11일. 테레사는 연방 상원의 드림 법안 청문회에 참석하기 위해 워싱턴 DC에 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예정된 모든 비행 계획과 청문회는 테러리스트의 공격으로 취소됐다. 그로부터 이민 문제가 다시 전면에 등장하기까지 아주 긴 시간이 흘렀다.

“드림 법안이 통과될 수 있는 매우 좋은 기회를 놓쳐서 지금도 아쉬워요. 이 법안에 찬성하는 상원 의원이 60명이나 있었어요. 만일 9.11이 일어나지 않았더라면, 드림 법안의 초안이 법제화되어 꿈이 이루어졌을 거예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현재 대부분 대학은 드림 법안에 적용을 받는 서류 미비자 학생의 입학을 허가하고 있다.

테레사는 대학 첫 학기에 동 대학의 피아노 협주곡 대회에 참가해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맨해튼 음대 역사상 처음으로 1학년이 우승한 기록을 수립한 것이다.

그녀는 동 대학에서 니나 스베트라노바의 지도로 학·석사를 했고, 뉴욕 스타인웨이 홀과 바지 뮤직, 링컨 센터 등에서 솔로이스트로 연주했다. 테레사는 또 2009년 5월 17일 카네기 홀 웨일 리사이틀 홀에서 데뷔 공연을 펼쳤다. 이는 아티스트 인터내셔널 프레젠테이션(Artists International Presentations)이 주최한, 연례 솔로 대회의 일환이었다.

테레사는 재즈 트롬본 연주자인 대니 커크험과 결혼했다. 그녀는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태어난 남편을 통해 시민권을 신청했다. 시민권 선서식은 씁쓸하고도 달콤했다. 선서식이 있었던 날은 드림 법안이 통과되지 못한 날이었다. 2010년도 드림 법안은 비록 연방 하원에서 통과된 후, 상원에서 다수당의 지지를 받았지만, 필리버스터에 의해 결국 차단됐다.

“남편이 나를 깜짝 파티에 데려갔는데, 그날 아주 심하게 울었어요. 내 삶을 쥐락펴락했던 강력한 힘을 지닌 작은 종이 한 장을 손에 쥐었기 때문이었지요.”

테레사 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된 후 '업타운 프로그레시브 액션'을 만들어 이민자 권리 활동을 하고 있다.

테레사는 클래식을 전공하고 있지만, 남편의 영향으로 재즈에 관한 사랑과 이해의 폭이 넓어졌다.

“사랑에 빠지면 점점 상대방과 닮는다는 말이 있잖아요. 이 말이 정말 맞는 것 같아요. 나를 둘러싼 재즈로부터 강한 영향을 받는다고 생각해요.”

모든 역경을 딛고 테레사는 현재 동 대학원에서 마르크 실버만 박사의 지도로 음악 예술 박사과정을 밟고 있으며, 드리머들을 위해 계속 투쟁하고 있다. 그녀는 특히 뉴욕 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뉴욕 주 하원 의회는 지난 2월에 두 개의 중요한 법을 통과시켰다. 첫째는 리버티 액트(Liberty Act). 이 법안은 뉴욕 주를 이민자 보호 주(Sanctuary State)로 만드는 것이다. 두 번째는 개정된 드림 법안이다. 이 법안은 뉴욕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뉴욕 주 대학에 입학하는 서류 미비자 학생을 재정적으로 도와주는 것이다. 현재 주 보조는 시민권자와 합법적 영주 거주자만이 이용할 수 있고, 일부 난민이 포함된다.

뉴욕 주 의회에 따르면 이 법은 뉴욕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대략 4.500명의 서류 미비자 학생에게 영향을 끼친다. 드림 법안이 2013년 이후 주 의회를 다섯 번이나 통과하는 동안, 공화당이 지배하는 주 상원에서 힘든 다툼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3월 말에 발표된 시에나 칼리지 조사 결과, 뉴욕 주민의 53%는 드림 법안을 지지하고, 42%는 반대하고 있다.

“거주 지역의 주 상원의원에게 리버티 액트를 지지하도록 압력을 넣어서 뉴욕 주를 이민자 보호 주로 만들어야 합니다. 이 법안은 어려움에 노출된 이민자를 포함한 모든 뉴욕 주민이 공정하고 도덕적인 대우를 받도록 할 것입니다.”

테레사는 참 담대하고 멋진 삶을 살고 있다. 

“항상 행동하고 투쟁하라. 이것이 나를 강하게 만들어 주는 생활신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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