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 쇠퇴에 관심많은 알자지라
한국 교회 쇠퇴에 관심많은 알자지라
  • 편집부
  • 승인 2017.05.30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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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세계의 시각을 대변하고 있는 매체 알자지라(Al Jazeera)가  '한국 젊은이들이 종교로부터 떠나는 이유(Why young South Koreans are turning away from religion)'라는 기사를 실었다. 스티븐 보로윅(Steven Borowiec)기자가 반드시 무슬림 시각에서 기사를 작성했다고 볼 수 없으나 알자지라가 이런 주제를 다루었다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특히 제목은 ‘종교’로부터 멀어지는 이유지만 기사에서 다룬 사례는 개신교(성공회 포함)에 집중되어 있어 중동권 매체가 한국 교회의 쇠퇴 현상에 관심을 갖는다는 사실도 눈길을 끈다.

갤럽에 따르면 현재 종교 생활을 하는 20대는 31%로 10년 전  46%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 수치다.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러한 하락세는 교육시스템과 취업의 어려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기사는 서울 성공회 대성당과 영락교회를 예로 들면서 TV쇼(유희열의 스케치북)를 흉내내는 등 젊은 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으나 쉽지 않다고 밝혔다.

스마트폰도 젊은이들의 신앙생활을 방해하는데 지난 해 젊은이들이 ‘봉기’(uprising)이라는 기도회를  조직해 스마트폰을 끄고 모인 한국 교회의 자구 노력을 신문은 상세히 보도했다. 

대한 성공회에서 젊은 층을 담당하고 있는 주낙현 신부는 미국에서 설립 된 실천 운동인 Theology on  Tap에서 영감을 얻어  매주 셋째 목요일 저녁에 레스토랑이나 바에서 강의와 자유로운 주제의 토론을 진행한다.  ("tap"은 생맥주 통에 달린 꼭지를  말한다). 하지만 이런 비공식적인 모임뿐 아니라 기독교 전통의 기초에 대한 13 주간의 교육 프로그램과 새신자 교육과정도 진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뿐만 아니라 한 달에 한 번씩 교회의 가장 신성한 공간인 제단에 참가자들을 초대하는 행사 등 알자지라는 성공회의 프로그램에 많은 부분을 할애했다.   

기사에서 송재룡 교수(경희대학교)는 교회도 다른 조직과 마찬가지로 경쟁적인 생태계에 놓여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송교수는  "많은 한국 교회는 권위주의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대화 형 또는 민주적인 의사 소통 구조가 없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교회 의사 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세대 간의 신앙의 언어 불일치"가 심각한 문제라는 것이다.

기자는 OECD 기준 가장 높은 수준의 청년 실업률이 젊은 층의 종교 이탈을 가져오고 있다고 분석하면서20 대 한국인은 일자리를 찾기 전에 평균 111 일을 보낸다는 한국 취업 정보원 자료를 근거로 들었다.

김은기 교수(고려대학교)는 “ 한국인들이 계층 적 제도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고 있으며, 종교에서 벗어나는 것도 이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말하자면 한국의 심각한 청년 실업이 종교 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런 문제에 대해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없어 위로를 제공할 수밖에 없는 고충이 한국 교회(종교)가 가진 고민이라는 것이다.

(편집자 주) Theology on Tap은 미국 가톨릭 교구에서 시작된 일종의 강연으로 신부들이나 학자들이 다양한 시사 문제들을 신학으로 풀어주는 모임으로 주로 레스토랑이나 카페 같은 데서 열린다. 가톨릭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형재 성공회 장로교 감리교 등으로 퍼져 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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