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스] 적폐의 근원 분단체제, 확실히 타파하자
카이로스] 적폐의 근원 분단체제, 확실히 타파하자
  • 지유석
  • 승인 2017.06.25 2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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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모로 뜻깊은 한국전쟁 발발 67주년을 맞아
미 워싱턴 D.C.에 있는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비 ⓒ 지유석
미 워싱턴 D.C.에 있는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비 ⓒ 지유석

2017년 6월25일은 한국전쟁 발발 67주년을 맞이하는 날이다. 올해 한국전쟁은 여러모로 뜻깊다. 

먼저 기자는 지난 4월 미국 워싱턴 D.C.에 있는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비를 찾았다. 기념비는 19명의 군인들이 행군하는 모습을 형상화했는데, 판초우의를 입고 있는 모습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마침 그곳에 갔었을 때 비가 말그대로 ‘억수같이’ 쏟아졌다. 날씨 탓인지 병사들이 입고 있던 판초우의는 더욱 깊은 인상을 남겼다.

기념비 앞엔 이런 글귀가 적혀 있다.

미 워싱턴 D.C.에 있는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비 ⓒ 지유석

"우리나라는(미국 - 글쓴이) 알지도 못하는 나라의, 만난적도 없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부름에 답한 아들과 딸들을 기립니다.”

한국전쟁은 역사적 의미가 남다르고, 지금도 냉전시대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관심을 기울이는 주제다. 그러나 정작 미국은 ‘잊혀진 전쟁’ 쯤으로 기억한다. 한국전쟁 당시 미 합참의장이었던 오마 브래들리는 이 전쟁을 “잘못된 장소에서 잘못된 적과의 잘못된 전쟁”으로 혹평하기도 했다. 미국은 그저 동아시아의 조그만 반도 국가에서 일어난 전쟁에 나갔다가 돌아오지 못한 젊은이들을 기억할 뿐이다. 

반면 당사자인 우리 민족에게 6.25는 결코 잊을 수 없는 전쟁이고, 아직 끝나지 않은, 그리고 끝내야 할 전쟁이다. 무엇보다 6.25는 종북몰이나 공안 통치로 상징되는 대한민국 적폐의 근원이다. 전쟁과 분단 체제를 타파하지 못하면, 또 언제든 수구 반공세력의 통치 수단으로 이용되기 쉽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미 현충일 추념사를 통해 이렇게 선언했다.

“전쟁의 후유증을 치유하기보다 전쟁의 경험을 통치의 수단으로 삼았던 이념의 정치, 편가르기 정치를 청산하겠습니다.”

참으로 반갑고 감격스런 선언이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새정부가 분단체제 타파에 작은 진전을 이뤄주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아울러 동아시아의 가난한 농업국에 불과했던 한국에 와서 피흘려준 참전 군인 여러분께 감사인사를 전한다. 

[2017.04.06. 워싱턴 DC Korean War Veterans Memorial]

덧붙이는 글.

문 대통령은 지난 23일 ‘6.25전쟁 제67주년 국군 및 UN군 참전 유공자 위로연’에 참석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소감이 화제다. 문 대통령의 소감 전문을 싣는다. 

미 워싱턴 D.C.에 있는 한국전쟁 참전용사 기념비 ⓒ 지유석


"쓰러져가는 동료를 끝까지 지켜주지 못한 것이 끝내 한이 됩니다. 생사고락을 함께 했던 전우들이 보고 싶습니다."

90세 노병의 인사말에 500여 참석자들의 눈시울이 붉어졌습니다. 66년의 세월이 흘러도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함께 했던 동료들을 생각하는 마음은 변치 않았습니다.

전우들에 대한 그리움으로 우리를 눈물짓게 한 최영섭 어르신은 6.25 전쟁 당시 백두산함의 갑판사관으로 대한해협해전에 참전하셨습니다. 공로를 인정받아 충무무공훈장을 받으셨고 네 아들이 모두 군에서 장교로 복무했습니다. 용감했던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뜻을 받아 손자까지 현재 해군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참전용사와 가족들을 모신 '6.25 전쟁 66주년 국군 및 UN군 참전유공자 위로연' 에도 그 손자가 할아버지를 부축하고 함께 참석했습니다. 자랑스럽고 아름다운 군인가족의 모습이었습니다.

한 테이블에 자리한 제임스 길리스 유엔참전용사 대표 또한 전쟁의 기억이 생생했습니다. 제임스 길리스 대표는 인천상륙작전에 참전했고 한국전쟁의 가장 위대한 구출작전 중 하나였던 흥남철수의 현장에도 유엔 군의 일원으로 참전했습니다. 흥남철수를 통해 수많은 이들이 월남해 새 삶을 꾸리게 되었는데 그 중에는 저의 부모님도 계셨지요.

최영섭 어르신, 그리고 제임스 길리스 대표. 

전쟁의 기억과 이름도 없이 사라져간 전우들에 대한 미안함을 나누던 두 분이 이제는 늙고 불편한 몸을 일으켜 서로를 포옹하던 순간 많은 참석자들이 눈물을 훔쳤습니다. 66년만에 이루어진 6.25 참전 전우의 만남이었습니다.

나라를 지키기 위해 앞장섰던 젊은 국군용사들, 그리고 '알지도 못 하는 나라, 만나지도 못 한 사람들' 을 위해 먼 곳에서 날아와 희생하신 유엔군들. 그 영웅들이 있기에 오늘 우리가 우리답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특별한 존경과 감사의 인사를 노병들께 바칩니다.

2017년 6월23일 
대통령 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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