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의 밀월관계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의 밀월관계
  • 김동문
  • 승인 2017.06.26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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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심에 모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있다
이란 관영 파르스통신은 이스라엘 전투기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착륙했다고 보도했다. (파르스통신 화면 갈무리)

어제 뉴스 M은 까타르와의 단교 조치 이면에 사우디아라비아의 새로운 후계 체제와 연관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 기사는 그 후속 기사이다. - 편집자 주

이란 관영 파르스통신(FNA)의 22일자 기사 가운데 조금 낯선 기사를 보도했다. ‘18대의 이스라엘 전투기가 모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책봉을 위협하는 적대적 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착륙’했다는 것이다. 이른바 이슬람 세계, 무슬림은 반이스라엘이라는 고정관념이 뒤흔들리는 장면이다. 게다가 그것도 이슬람왕정국가로서 이슬람의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스라엘과 우호관계를 넘어선 맹방의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보도의 출처를 확인할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사이의 모종의 협력관계가 강화되고 있다는 정황 증거는 많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모함마드 빈 살만(Mohammed bin Salman) 왕세자 책봉은 미국과 이스라엘 모두에게 좋은 소식’이라는 이스라엘의 일간 하아레츠(haaretz) 보도(6월 21일자)도 눈길을 끌었다. 또한 왕세자 책봉 직후 트럼프 대통령은 그에게 전화를 걸어 축하하고 까타르 단교 상황 등 지역 현안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해외 순방지가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이었다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우디아라비아 공식 방문 중인 지난 5월 20일(토) 리야드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모함마드 빈 살만 사이의 깊은 유대감이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아라비아 방문 중 행한 공식 연설에서 이란을 맹공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랍, 무슬림 국가들은 이슬람국가(IS), 헤즈볼라를 포함한 조직들에게 자금을 대는 통로로 동결하여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동안 모함마드 왕세자는 시리아, 예멘, 바레인, 이란 그리고 이슬람국가(IS), 헤즈볼라, 하마스 등의 이슈에 관해 미국 트럼프 행정부와 같은 입장을 견지해왔다. 그의 공식적인 미국 방문 중 지난 3월 14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에서도 같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스라엘의 일간 하아레츠 등의 보도에 따르면, 모함마드 왕세자는 2015년 3월에 이스라엘의 항구도시 에일라트에서 이스라엘 최고위 관계자들을 만나기도 했다.

그런 이유에서인지 몰라도, 이스라엘 정부는 모함마드 빈 살만이 왕세자로 책봉된 직후, 이례적으로 환영의 뜻을 밝히기도 했다. 타임스 오브 이스라엘(the Times of Israel) 보도(21일자)에 따르면, 이스라엘 정부는 그의 왕세자 책봉이 이스라엘과 중동의 경제협력 관계가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보부장관 아윱 카라(Ayoub Kara)는 “살만의 (왕세자) 책봉은 중동에서의 더 많은 경제 협력을 뜻한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24일 이스라엘 안팎의 언론에는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은 이스라엘 네탄야후 총리 공식 초청 사실이 보도되었다.

이렇게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양국 사이의 다양한 협력이 이미 진행 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 미국은 동일한 입장을 갖고 있다. 이들 모두에게 이란은 주적이다. 이른바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측면에서 더욱 그렇다. 이들 3개국은 테러와의 전쟁, 이란 견제하기 등의 영역에서 아주 긴밀하게 상호 협력 관계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동 순방 이후 급작스런 변화들이 빚어졌다. 까타르 단교 사태 발생,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교체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책봉, 사우디아라비아 네탄야후 이스라엘 총리 방문 요청 등의 사우디아라비아와 이스라엘 사이의 밀월관계 진척 등 큰 변화들이 빚어졌다.

이것은 미국, 사우디아라비아, 이스라엘의 상호 공조 아래서 일이 진행되고 있다고 볼 여지가 크다,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중심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재구성하고, 중동 질서를 재편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지금 가동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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