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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보이나요? 무슨 생각을 하시나요?"한 장의 사진을 바라보는 시선에 혐오라는 슬픈 현실이 보인다
"이 사진에서 무엇을 보고 있나요?" (페이스북 갈무리)

위의 사진에서 무엇이 보이는가? 어떤 생각을 하는가? 물론 이 질문은 심리검사가 아니다.

이른 아침 시각, 온라인에 올라 있는 이 사진을 얼핏 보았다. "부르까 (Burqa, 아프가니스탄 여성이 먼저 떠오르는 온 몸을 완전히 가린 복장) 입은 여성들이 버스에 많이 타고 있구나, 여기는 어디이지? 그런데 일반적인 부르까와는 조금 스타일이 다르네..." 이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다시 보니 이 사진이 이상했다. 부르까 입은 여인들로 보았는데 그냥 텅빈 버스 안 풍경이었다. 당황스러웠다.

"어떻게 이 빈 버스 사진을 보고, 그렇게 혐오스런 말들을 내뱉을 수 있다는 말인가?" (베위에르의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그런데 이 사진에 얽힌 이야기가 뜨거운 뉴스가 되어 돌고 있다. 이슬람혐오를 발산한 악성 댓글이 가득했다는 것이 뉴스이다. 노르웨이의 신드레 베위에르(Sindre Beyer, 전 노르웨이 노동당 하원 의원)가 갈무리해서 지난 달 28일 자신의 페이스 북에 올리면서 유명해졌다. 1천 9470번 이상 공유 (LA 시각 8월 3일 06:25 기준)하고 3,700명이 좋아요라 반응하며 큰 관심을 끌고 있다.

베위에르는 “그의 페이스북 담벼락에 ”페이스북의 혐오 그룹에 게시된 빈 버스 사진을 두고 거의 모든 사람들이 부르카를 입은 (여성들) 무리를 보았다고 생각한 것일까요?” 의아해하며 다른 곳에서 갈무리한 사진들을 올렸다. 이에 대해 사람들은 “아니 어떻게 이 빈 버스 사진을 보고, 그렇게 혐오스런 말들을 내뱉을 수 있다는 말인가?” 당황스런 댓글이 이어졌다.

빈 버스 그림이 폭력적인 이슬람 증오를 촉발시켰다? 요한 슬라타비크가 나온 TV 2 화면 갈무리)

이번에 눈길을 끈 논란의 그 사진과 몸 글을 만든 이는 요한 슬라타비크(Johan Slåttavik)이다. 그는 인터넷에서 찾은 문제의 그 사진을 1만 3천 명이 참여하고 있는 비공개 그룹에 올렸다. 이 그룹의 이름은 “Fedrelandet viktigst” 우리말로 굳이 바꾼다면 ‘모국((母國) 우선’이다. 이 그룹은 비공개그룹이고, “노르웨이를 사랑하고 선조들이 싸워왔던 것에 대해 존중하는 이들의 모임”이라고 한다.

부르카 착각 혐오 댓글 논란을 보도한 호주 신문 비즈니스 인사이더 (화면 갈무리)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요한은 그룹의 반응을 보고 싶었다고 했다. 그가 그룹의 담벼락에 올린 질문은 ”무엇을 생각하시나요?“하는 단순한 질문이었다. 사진에 대한 배경 설명이나 전제는 전혀 없었다. 그냥 사진 한 장을 올렸을 뿐이다. 그런데 그 그룹에 속한 이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악성 댓글의 폭주였다. "엄청난 양의 폭발물을 밑에 깔고 있다.”, . ”역겹다.“, ”쓰레기 봉투들이 앉아있다.“는 등의 댓글이 줄을 이었다. 일부의 사람들이 그냥 의자일 뿐이라 반론을 제기했지만, 이런 말에 귀 기울이는 이들은 거의 없었다. 1,600회 이상 공유가 되고, 3천 명 이상이 ‘좋아요’를 눌렀다.

이슬람의 바라보는 시선에도 색깔론이 존재한다. 페이스북의 한 그룹에 달려있는 게시물 (페이스북 그룹 화면 갈무리)

사실 이 같은 집단 착시 현상은 노르웨이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국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슬람 혐오를 가득 품거나 그것을 불러일으키려는 가짜 뉴스, 괴담들은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가공되고 공유되고 있다. 자신들 다수가 바라보는 것에 합리적 의심을 제기하는 것 자체도 반기독교, 친이슬람으로 몰아 붙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슬람 이슈를 바라보는 것에는 이견이나 논증이 필요없는 확실한 진실이라 믿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슬람 혐오에 의심을 품는 이들에 대해 공개적으로 때로는 은밀하게 악의적 주장들을 하는 이들이 있다. (네이버 지식인 화면 갈무리)

이제 아래의 사진을 다시 보라. 무엇이 보이고, 무엇이 생각나는가? 우리 안에 다양한 전제, 의심하지 않는 편견은 사물과 사람, 사건을 있는 그대로 보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한다. 결국은 적지 않은 경우, 거짓을 보고 거짓을 퍼뜨리고 거짓에 영향 받으며 살아간다. 종교의 영역에도 정치의 영역에도 과학의 영역에도 이런 자기복제 종교성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우리 사회는 보고 싶은 것만 보고, 해석하고 싶은 대로 해석을 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이미 종교의 경지에 오는 불변의 진리라 떠받드는 거짓된 이념과 가치관을 분별하여야 한다.

"이제 이 사진에서 무엇을 보고 있나요?" (페이스북 화면 갈무리, 이미지 색감 수정)

김동문  yahiy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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