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손가락 끝을 주목한다!
트럼프의 손가락 끝을 주목한다!
  • 노용환
  • 승인 2017.08.16 01: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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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정부 북침 전쟁 책동 규탄 긴급 연대시위, 맨해튼 UN본부 앞에서 열려
UN본부 앞에서 트럼프 정부의 북침 전쟁 책동에 반대하는 긴급 연대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적지 않은 수의 한인 동포와 각 나라 사람들이 참여했다.

전쟁 발발 위기가 점점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14일, 맨해튼 유엔 본부 앞에서 '트럼프 정부 북침 전쟁 책동 규탄 긴급 연대시위'가 열렸다. 이번 집회는 '트럼프 정부의 북침전쟁 책동을 규탄하는 재미동포와 미국인 평화운동단체들 및 개인들'이 주최했고, 60여명이 참석했다. 

낮 12시부터 예정된 집회는 이미 30분전부터 피켓과 유인물을 준비하던 사람들의 분주한 모습으로 정시에 시작되었다. 비교적 한산했던 그간의 집회와 달라진 풍경이 작금의 전쟁 위기 정세를 반영하는 모습이었다. 

김동균 목사가 집회의 취지를 설명하며 구호를 해설하고 있다.

메가폰을 잡고 집회를 주도한 김동균(맨해튼 작은자공동체교회 목사)씨는 급변하는 정세 가운데, 트럼프 정부의 전쟁 책동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모아 전달하고자 이 자리에 섰음을 밝혔다. 지난 겨울 촛불 집회에서부터 사드 반대 랩퍼로 유명했던 한 2세 청년과 마이크를 나누어 들며, 한국어와 영어로 운율이 섞인 챈트 구호를 통해 참석자들의 호흡을 하나로 엮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모니카 무어헤드는 집회 전체의 기조 발언에 해당되는 핵심과 당면 과제를 짚었다.

이어 국제행동센터(International Action Center) 공동대표 모니카 무어헤드(Monica Moorehead)가 나와서 트럼프에게 "전쟁 책동을 중단하고 즉각 평화협정을 체결하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어 '화염과 분노'발언에 분노한다며, 전 세계 사람들이 트위터를 작성하는 트럼프의 손가락이 핵전쟁의 방아쇠가 될까 걱정하고, 두려워하고 있음을 밝혔다. 또한 미국인들은 직장, 집, 헬스케어 그리고 학교를 위한 돈이 필요하고, 인종차별과 파시즘, 경찰의 폭력에 대한 싸움이 필요할 뿐, 북과의 전쟁은 필요하지 않음을 선언했다. 

경찰의 설명에 따라 이동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는 참석자들

모니카의 발언이 끝날 무렵, 경찰들은 시위법을 근거로 '이동하면서 집회할 것'을 주최측에 설명했다. 44가에 서있던 시위대는 일렬로 인도를 돌면서 구호를 외쳤다. "트럼프 정부는 전쟁책동 중단하라", "북과 대화에 나서고, 평화협정 체결하라", 지나가던 시민들은 평화 이슈의 시위에 큰 관심을 보이며 사진을 찍고, 자전거 도로를 지나가던 서너명의 라이더들은 엄지를 치켜 세웠다.

성명을 낭독하고 있는 참석자 김수복씨

제자리를 돌며 행진 중인 시위대 앞에서 한인 동포 김수복씨는 "트럼프 정부는 북침 전쟁 책동을 당장 중단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시위대는 점차 42가 방향으로 이동하여 신호등 앞에서 정리집회를 시작했다. 

사회주의 노동자 정당 오스본 하트

먼저 사회주의 노동자 정당(Socialist Workers Party)의 오스본 하트(Osbone Hart)가 나와서 핵이 얼마나 인류를 비참하게 하는지 호소했다. 미국은 히로시마 원폭 투하로 2차 세계 대전을 끝냈지만, 아직도 그 교훈을 얻지 못하고 있음을 비판했다. 생명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는 단체와 함께, 비핵 평화 연대를 제안하며, 공동의 적인 트럼프와 전선을 구축할 것을 다짐했다. 

필리핀 국적의 Bernadette Ellorin (Bayan USA) 과 베트남 국적 My Linh Dang (SDS Cologne)의 아시아권 연대발언

아시아권의 연대 발언도 강력했다. 필리핀과 베트남 국적의 참가자들은 각각 "아시아를 관리해 달라고 한 적 없다", "우리는 평화가 필요할 뿐, 전쟁을 반대한다", "아시아에서 미국은 철수하라", "미 제국주의는 사라져야 한다"는 메시지로, 참석자들의 박수를 이끌어냈다.   

열창하며 자리를 빛낸 할머니들

이날 집회를 마무리하면서, 얼마전 코리아타운에서 열린 사드 반대 집회에도 출현했던 "할머니 연대"의 소속원들이 또 나와서 호응을 얻었다. 거리의 무대에 오른 세 할머니는 베이비부머 세대 특유의 명랑함을 과시하며, 열심히 연습한 개사곡을 뮤지컬처럼 불러서 자리를 빛냈다.

한국에서 방문한 평통사 전대표 박상희 목사(가운데), 사드 배치 반대 피켓을 들고 있다.

참가자 중, 한국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공동대표 박상희 목사가 눈에 띄었다. 미선이 효순이 추모비 건립 위원장으로, 또한 강정마을에 이어 성주까지 순례길을 계속 해온 그는 몇년 전에도 투옥된 적 있을 정도로 거리의 투사다. 박 목사는 한복을 입고, 서울 중앙본부에서 가져온 '사드반대' 현수막을 들어 평화의 메시지를 온 몸으로 던졌다. "미국 한복판, 유엔 본부 앞에서 여러 인종의 사람들과 함께 전쟁 중단, 탈핵 평화 연대의 목소리를 내니 속이 시원하다"며 한 사람의 목소리를 더한 것에 의미를 뒀다.   

한편 워싱턴 D.C.에서는 같은 시간에 백악관 앞에서, 로스앤젤레스에서는 오후 6시에 월셔&웨스턴 지하철 역 앞에서 같은 내용의 집회가 열렸다. 재미 동포들과 미국인 평화 운동가들의 시급한 목소리가 탐욕과 죽음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이들의 귀에 전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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