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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영화의 클리셰를 못벗은 '택시 운전사'

한국영화가 국가의 검열과 흥행 사이에서 살아남기 위한 선택에서 현실문제와 역사문제를 깊이 표현할 인재들이 영화판에서 멀어져 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요즘 한국영화는 부정할 수 없이 왠만한 헐리웃 영화보다 재미있다. 그러나 흥행영화에서 조차 깊은 맛을 느끼기 어려운 것은 한국영화가 걸어온 암울한 역사 때문일 것이다.

택시 운전사도 마찬가지다. 일단 재미있고 감동적이다. 그러나 2%가 부족하다.  '꽃잎'(장선우 감독, 1996년) , '박하사탕'(이창동 감독, 2000년), '화려한 휴가'(김성경 감독, 2007년), '26년'(조근현감독, 2012년) 등에서 나타난 클리셰를 택시운전사도 비켜가지 못했다.

필요 없어 보이는 씬으로 시간을 채우고 이야기 하고 싶은 주제에서 동떨어져 주변 이야기를 늘어놓는 영화는 역사의 진실을 바로 받아들이기 어려워하는 사람들을 향해 유혹의 손길을 보내는 모습 같아서 왠지 문재인 정부와 닮은꼴처럼 보인다.

이 영화의 시나리오가 엉성한 건지 아니면 흥행을 위한 자기검열을 포함한 또 다른 검열에 의해 첨삭되면서 이야기가 엉성해 진 건지 좀 주의 깊게 보아야 알겠지만 좋은 주제로 충분히 깊이있고 가슴 뭉클하게 만들 수 있는 영화를 타협으로 두리뭉실 만들어 놓았다는 생각이 든다. 허구와 실증의 선택에 있어서 매끄럽지 못한 이야기 전개를 구글링으로 조사해 본다. 역시나 찝찝하다. 영화에서는 총을 맞아 죽거나 다친 시민은 있지만 잔인하게 살해당한 모습은 나오지 않는다. 전차는 보이지 않고 총을 들고 봉기한 시민도 나오지 않는다. 자세히 알려지지 않는 실존 택시운전자의 각색된 삶에 시간을 할애하면서 감독이 표현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나? 자본주의의 끝자락에 살면서 돈을 쫓아 엉겁결에 사지로 뛰어들게 된 한 시민이 느끼게 되는 감정의 변화를 표현하면서 아직도 믿지 못하는 보통사람들에게 공감대를 이끌어 내고자 했던가?

 

현대사에서 민중의 봉기(Uprising)가 끼친 영향을 연구해 온 미국 사회정치학자 조지 카치아피카스는 광주 항쟁을 파리 코뮌에 비교한다.

 

카치아피카스는 “자발적으로 결성된 그룹들이 모든 봉사를 조직하고, 사전 계획도 없이 도청 주위로 모인 사람들이 의견을 나눈” 광주가 “우리가 보통 꿈만 꾸는 방식으로” 서로 자유롭게 협력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사회철학자 마르쿠제의 ‘에로스’를 차용해 자신이 체계화한 ‘에로스 효과’의 이상을 5ㆍ18에서 발견했다. 에로스 효과란 특정한 지도자나 조직의 이성적 동원 없이 민중이 스스로 역사를 바꿔야 하고, 바꿀 수 있다는 직관적, 감정적 믿음으로 일시에 봉기하는 현상을 말한다. 그는 5ㆍ18에 대해 정치학자 최정운 서울대 교수가 명명한 ‘절대공동체’와 자신의 에로스효과 개념의 지향점이 “놀랄 만큼 비슷하다”고 감탄한다. (한국일보)

 

누군가 광주에서 이 일을 직접 겪고 한을 가진 사람이 이 영화관에서 함께 보았다면 영화가 주는 메시지에 고마워하고 동감할 수 있는지는 나는 짐작조차 할 수 없다. 영화가 만들어 놓은 웃음 코드 속에서 방관자처럼 웃고 있는 관람자들 속에서 한번더 그 가슴에 못을 박는 것은 아닐지 걱정되는 것은 기우일까? 국가 폭력에 대항해서 얼떨결에 나선 소시민들의 희생과 같은 클리셰로  광주를 포장하다 보면 광주의 진면목은 외면된다.  상업영화가 흥행 코드를 외면할 수는 없겠지만, 그리고 다큐멘터리와는 구분 되어야 하겠지만, 광주의 진짜 모습을 보여준 영화를 만나고 싶다.

영화속 실제인물 위르겐 힌츠페터의 다큐멘터리 ‘기로에 선 한국’의 링크를 올려놓는다.

 

정브라이언  newsm@news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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