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인 과세' 향한 유시민의 일침, 김진표가 들어야 한다
'종교인 과세' 향한 유시민의 일침, 김진표가 들어야 한다
  • 지유석
  • 승인 2017.08.26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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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뷰] 종교인 과세 필요성 재차 일깨운 JTBC [썰전]

"(교회) 재정은 사람 앞에서도 투명해야 합니다."

24일 오후 방송된 JTBC 시사 토크 프로그램 <썰전>이 종교인 과세를 다루면서 내린 결론이다. 이날 <썰전>은 종교인 과세 외에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 재판, 살충제 계란 논란 등을 주제로 올렸는데, 종교인 과세 관련 토론이 가장 눈길을 끌었다.

패널인 유시민 작가와 박형준 교수는 종교인 과세를 시행해야 한다는 데 크게 이견이 없었다. 특히 유 작가는 OECD 회원국 가운데 유독 한국만 종교인에 과세하지 않는 이유를 소개했다. 유 작가의 말을 아래 인용한다.

24일 오후 방송된 JTBC 시사 토크 프로그램 <썰전>은 종교인과세를 주제로 다루면서 신학적으로도 배치되지 않음을 명쾌히 풀이했다. ⓒ JTBC 화면갈무리

"우리가 일부러 종교인 과세를 면제해준 것이 아니라. 조세 행정 기초가 만들어있지 않던 시절에 소득 파악도 안 되니까 국세청 공무원이 식당 손님 체크해서 그걸 근거로 세금 부과할 때다. 종교단체는 그렇게 관찰하기가 어렵고 세무행정의 어려움이 있어서 그랬다. 일반적인 OECD 국가는 과세하고 있다."

박 교수는 종교인과세에 따른 종교인의 세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종교인 과세 필요성이 조세형평성 실현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의 말이다.

"(과세) 대상이 되는 사람들이 4만6000명 정도 된다고 한다. 거둘 수 있는 세수가 100억 원 정도다. 정부 입장에서 코끼리 비스킷 수준인데 조세 형평성 실현을 위해 하는 것이다."

종교인 과세에 대해 가톨릭은 자발적으로 납세를 결정한 바 있고, 불교계도 조계종을 중심으로 우호적인 입장을 내놓고 있다. 가장 반대하는 쪽은 개신교, 특히 대형교회 중심의 보수 개신교계다. 이와 관련, 박 교수는 "핵심은 교회 재정이 공개되는 게 교회 안에서도 문제 될 수 있고 밖에서도 문제 될 수 있으니 우려하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사실 방송에서 언급한 내용은 새롭지 않다. 이미 <오마이뉴스>, <한국일보> 등 다수의 언론이 종교인 과세를 시행한다고 해서 당장 대형교회의 조세 부담이 가중되지 않고, 논란의 핵심은 재정운영의 투명성에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종교인 과세, 그리스도 신앙에도 부합해 

<썰전>은 그간 논란에 더해 신학적 입장으로 종교인 과세 문제를 조명했다. 이 점은 특히 주목할 만하다. 두 패널 모두 의미 있는 지적을 내놓았다. 아래 이들의 지적을 인용한다.

24일 오후 방송된 JTBC 시사 토크 프로그램 <썰전>은 종교인과세를 주제로 다루면서 신학적으로도 배치되지 않음을 명쾌히 풀이했다. ⓒ JTBC 화면갈무리

"고린도전서에 헌금에 대해 '주님 앞에서뿐만 아니라 사람들 앞에서도 정직한 일도 하려 한다'고 표현한다. 사람은 사회고 국민이고 국가다. 헌금이 하나님 앞에서만 정직하게 쓰이고 밝혀져야 할 뿐 아니라 사람들 앞에서도 정직해야 한다고 돼 있다." - 박형준 교수

"신약에 보면 누가 예수님을 골탕 먹이려고 세금에 대해 질문한다. 그때 예수님이 '가이사의 것은 가이사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나님께 바쳐라'고 한다. 국가의 것은 국가에, 그게 아닌 것은 종교에. 신도들의 헌금을 종교의 것으로 보느냐, 국가의 것으로 보느냐 하는 철학적인 부분도 내포돼 있는 것 같다." - 유시민 작가

유 작가와 박 교수 모두 그리스도교와는 약간 거리가 있다. 그런데도 이들이 내놓은 지적은 적절했고 정확했다. 즉, 이들은 종교인 과세가 그리스도교의 신앙관에도 부합한다는 점을 시청자들에게 인식시킨 것이다.

마침 이날 보수 개신교계는 재차 종교인 과세 시행에 강한 저항감을 드러냈다. 대표적인 보수 개신교 연합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임시총회를 열고 엄기호 목사를 새 대표회장으로 맞이했다. 엄 목사는 취임 일성으로 "종교인 과세, 동성애, 차별금지법이 통과되지 않게 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뿐만 아니다. 국회 정론관에서는 한국교회교단장회(공동대표 김선규, 이성희, 전명구 목사), 한국기독교공공정책협의회(총재 김삼환 목사, 대표회장 소강석 목사), 한국교계국회평신도5단체협의회(상임대표 김영진 장로), 한국복음주의신학회(회장 심상법 교수) 등이 나서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회견에서 심상법 한국복음주의신학회장은 "한국교회가 종교인 과세를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보다 철저한 준비와 종교계의 의견수렴을 거쳐 예상되는 문제점을 보완한 후 시행해 달라"고 읍소했다.

국민 대다수 여론 무시할텐가

참 안쓰럽다. 종교인 과세에 관한 한 사회적 합의가 광범하게 형성돼 있고, 국민의 지지여론도 높다. 여론조사 기관인 리얼미터가 지난 23일 tbs 의뢰로 전국 19세 이상 성인 50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78.1%가 '예정대로 내년부터 과세해야 한다'고 답했다. 반면 '종교인 과세는 해서는 안 된다'는 응답(9.0%)과 '과세를 한 번 더 미뤄야 한다'는 응답(5.2%)은 14.2%에 그쳤다.

이 기관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연령, 지역, 이념성향, 심지어 정당지지성향과 무관하게 종교인 과세를 예정대로 시행해야 한다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보수 개신교계는 막무가내로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런 와중이니 종교인 과세가 그리스도교 신학과도 부합한다는 결론을 아주 적절한 시점에 전해준 <썰전> 방송은 더욱 큰 의미가 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을 따르는 제자들에게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고 신신당부했다. 그러면서 만약 소금이 맛을 잃으면 길바닥에 버려져 사람들에게 짓밟힐 것이라고 경고했다. 종교인 과세에 반대하는 보수 개신교계가 딱 이 꼴이다.

부디 보수 대형교회 목사님들이 <썰전> 방송 중 종교인 과세 대목을 꼭 챙겨 보고 그 마음을 돌이키기 바란다.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챙겨봐야 할 대상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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