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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은 왜 페루에서 죽는가불확실한 인생을 깨닫게 하는 여행지 페루

로멩가리의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는  페루의 수도 리마의 한 해변가에서 조그만 카페를 하며 살아가는 은퇴한 혁명가 레니에의 하루 삶을 그린다. 어느 날 바다에 빠져 죽으려고 하는 여인을 구출하게 되고 그 여인의 이야기를 듣고서는 퇴물 혁명가로서 오랫동안 숨겨 두었던 휴머니즘(혹은 육체적 욕망)이 발동했을 때 여인의 삶을 힘들게 했던 부유한 남자가 나타나면서 여인은 그 남자를 따라가게 된다. 결국 타인의 삶은 혁명가가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결정에 의해 움직일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을 주인공은 다시 깨닫게 된다.

한 때 쿠바의 카스트로와 함께 혁명에도 참여했던 주인공은 혁명의 허무함을 깨달았을 터 조용히 커피나 팔면서 살아가다가 삶을 포기하려던 여인을 만나면서 그의 정의감이 잠시 살아나는 듯 했으나 자신의 처지를 힘들게 했던 돈많은 남자를 따라 나서는 여인의 모습에서 주인공은 허무, 아니 정답없는 인생, 옳고 그름을 말하기 어려운 역사를 다시 경험한다.

리마의 해변에는 새들이 날아와 죽는 곳으로 유명해 바닷가에는 새들의 시체가 수북이 쌓인다. 왜 하필 그곳에 와서 죽을까? 아무도 그 이유는 모른다. 어차피 역사와 인생에는 정답이 없으므로.

페루를 여행하는 사람들이 상투적으로 쓰는 표현들이 있다. 잉카는 현대문명도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수준의 문명을 가졌었다는 고고학적 향수 또는 지금 기념품 장사로전락한 잉카의 후예들을 보면서 스페인의 잔혹했던 침략을 되새기는 ‘인류애’적인 표현을 쓰지 않는 여행기를 보지 못했다.

고고학적 인류애? 여행을 다녀온 이들의 안전한 회상일 뿐이다. 잉카의 문명은 물론 위대했다. 하지만 그것이 뛰어난 기술로만 칭송되어야만 하는가? 발터 벤야민이 지적했듯이 모든 문명은 야만의 역사다. 그 건축물이 지어지기까지 흘렸던 민중의 피가 수백년이 지난  지금에도 피비린내로 남아있는듯 했다.

스페인의 잔혹한 정벌은 이미 많이들 알고 있지만 잉카제국이 산 사람의 심장을 꺼내어 바쳤던 그것도 16세기까지 한 해 수백명씩 희생되었던 만행에 대해서는 관대하다. 모든 제단은 피가 흘러 내릴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인간의 피로 우주의 쇠락해가는 에너지를 보충하려는 의도에서 행해진 제사다.

페루는 정답없는 역사와 인생을 보여준다. 스페인이 잔혹했다고 잉카의 편을 들어 줄 수 없다. 무엇이 정의일까? 지금 기념품 장사로 전락했다고 하는 그들의 조상은 잉카 시절에는 과연 행복했을까? 어느 시대든 지배 받는 인민(제국에 의한 지배든 자본에 의한 지배든)의 삶은 퍽퍽하다.

잉카 제국의 수도였던 쿠스코에 남아 있는 잉카의 유적들은 당연히 놀랍다. 유적 못지 않게 자연 경관도 아름답다. 3박 4일 정도의 안데스 산맥 트레킹(Salkantay 트레킹을 권한다)을 끝내면서 마추픽추를 만나게 일정을 짜고 다시 쿠스코로 돌아와 하루 정도를 묵은 뒤 돌아오는 코스가 추천할만 하다. 

쿠스코까지 직항은 없지만 LA 왕복 비행기(갈아 타야 함)는 $800 선에서 가능하다. 쿠스코 지역의 유적 관광과 트레킹(모두 가이드 포함)을 포함한 현지 여행사의 상품은 $500 내외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 상품에는 식대와 숙박비는 빠져 있다. 트레킹 중 텐트에서 하는 숙박은 가격에 포함되어 있고 텐트는 제공된다.

잉카 여행의 가장 큰 적은 고산병이다. 도착지인 쿠스코 지역이 3,200 미터 이니 기본 4,000미터 이상은 각오해야 한다. 가이드들이 권하는 코카잎을 씹으며 고산병과 싸워야 하는데 이 역시 정답은 없다. 사람에 따라 다르고 그날 상태에 따라 다르다.

최근 페루의 미인 대회에서 참가 여성들은 자신의 신체 사이즈를 말하는 대신 여성인권에 대한 지수를 대신 말하는 것으로 주목을 받았다. 페루는 아직 위대함을 간직하고 있다. 

 

김기대  newsm@news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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