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정찬형·최승호·이우호, 그리고... MBC 새 사장은?
손석희·정찬형·최승호·이우호, 그리고... MBC 새 사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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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7.11.18 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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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평 오른 7인 분석... 방문진, 사장면접 과정 공개 후 7일 선출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사옥 건물.ⓒ 권우성

MBC의 대주주이자 사장 임면권을 가지고 있는 방송문화진흥위원회(아래 방문진)가 새 사장 공모 절차를 발표한 가운데, MBC 안팎에서는 사장 후보군으로 여러 인물이 거론되고 있다.

그동안은 대다수 국민이 MBC 사장 선임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게 사실이지만, 이번엔 다르다. 많은 국민들이 세월호 참사,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대통령 탄핵에 이르는 국가 비상사태 동안 MBC의 보도 행태에 분노했고, 때문에 MBC 개혁의 필요성에도 대해 크게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검증된 리더십'... JTBC·뉴스타파·tbs 이끈 손석희·최승호·정찬형·성경환   

우선 가장 많이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물로는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 최승호 <뉴스타파> PD, 정찬형 tbs 사장, 성경환 전 tbs 사장 등이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MBC가 가장 찬란했던 시기에 활약했고, MBC가 끝도 없이 추락한 기간에 자의로 타의로 회사를 떠나 MBC 밖에서 눈에 띄는 성과를 냈다는 것이다.

손석희 JTBC 사장은 1984년 MBC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뉴스데스크> 주말 앵커, <100분 토론> <손석희의 시선집중> 등을 진행하며 '바른말 하는 언론인'의 대명사가 됐다. 2006년 MBC를 그만두고도 <시선집중> 진행은 계속 맡아왔지만, 경영진의 지속적인 압박과 제작 간섭을 견디다 2013년 사임하고, JTBC 보도부문 총괄 사장이 됐다. 처음 JTBC 사장 취임 사실이 알려졌을 때만 해도 언론계는 물론 시민들의 여론도 좋지 않았으나 이후 JTBC 메인뉴스인 <뉴스룸>의 앵커이자 보도국 수장으로서 세월호 보도, 태블릿 PC 단독 입수 보도 등을 진두지휘하며 채널 신뢰도와 영향력은 물론, 본인의 신뢰도까지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시사저널>의 '가장 영향력 있는 언론인' 조사에서 13년째 1위를 차지하고 있기도 하다.

MBC 사장후보로 거론되는 사람들. 좌부터 손석희 JTBC 보도부문 사장, 최승호 <뉴스타파> PD, 정찬형 tbs 대표, 성경환 tbs 전 대표.ⓒ 오마이뉴스/성경환 페북

최승호 PD는 1986년 MBC에 시사교양 PD로 입사해 <경찰청 사람들>< MBC 스페셜>< PD수첩> 등을 연출했다. 한학수 PD가 황우석 교수의 논문조작 사건을 취재할 당시 < PD수첩>의 책임 연출자였으며, 2010년 < PD수첩> '4대강, 수심 6m의 비밀'을 제작한 뒤 해고됐다. 해고 이후 독립 탐사보도매체 <뉴스타파>의 앵커 겸 PD로 활동하며, 국가정보원 간첩 조작 사건을 다룬 영화 <자백>을 연출했다. 특히 지난 8월에는 2008년 < PD수첩>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문제 보도로 시작된 MB 정부의 언론 장악 과정과 실상을 고발한 다큐멘터리 <공범자들>로 시민들에게 언론 정상화의 필요성을 설득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정찬형 tbs 사장은 1982년 MBC 라디오 PD로 입사해 라디오본부장과 MBC 글로벌사업본부장 등을 거쳤다. <손석희의 시선집중><신해철의 고스트스테이션><김미화의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 <이종환·최유라의 지금은 라디오시대> 등을 기획·연출했으며, 2015년 MBC를 떠나 tbs 사장으로 취임했다. 이후 지상파 방송에서 외면 받던 진행자들을 대거 영입, <김어준의 뉴스공장><정봉주의 품격시대> <김미화의 눈으로 보는 라디오 유쾌한 만남> 등을 편성해 tbs를 '강소 공영방송'으로 키워냈다.

성경환 전 tbs 사장은 1982년 MBC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아나운서국장, MBC 아카데미 사장 등을 지냈다. 1987년 방송민주화추진위원회, MBC 노동조합 결성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2011년 tbs 대표가 된 뒤에는 '시장 동정 뉴스'라고 비판받던 tbs를 '시민 방송'으로 탈바꿈시켜 tbs 성장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내부투쟁 동반자' 이우호·임흥식 전 논설위원, 송일준 한국PD협회장

이우호 전 MBC 논설위원실장, 임흥식 전 MBC 논설위원, 송일준 한국PD연합회장 등 MBC 안에서 치열하게 싸우며 구성원들의 구심점 역할을 한 고참급 기자와 PD도 주요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은 보직자임에도 파업 때마다 회사보다 후배들의 편에 서서 힘을 실어주고, 이후 불이익도 함께 공유해 후배들의 신망이 두텁다.

이우호 전 MBC 논설위원실장은 1981년 MBC 기자로 입사했다. MBC의 간판 시사프로그램 중 하나인 <시사매거진 2580>의 론칭 멤버로, MBC 내부에서 다큐와 제작의 대가로 통했다. 논설위원실장으로 일할 당시 '민간인 사찰', '4대강 사업', '미디어법', '미국산 쇠고기 수입' 등 이명박 정부의 실정을 날카롭게 비판했는데, 이 때문인지 최근 공개된 국정원의 MBC 장악 문건에 '친북좌파'로 언급되며 이른바 '간부 살생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2010년 김재철 사장 취임 후 내부 게시판에 "MBC의 독립성을 파괴해선 안 된다"는 글을 썼다가 특집TF팀으로 부당 발령받았고, 2012년 170일 파업 당시 국장직을 내려놓고 파업에 동참, 후배들의 '공정방송 투쟁'에 힘을 보탰다. 이후 대기발령, '신천교육대'라 불리던 MBC 아카데미에서 '브런치 교육' 등을 받는 모욕을 견뎌야 했고, 수원총국, 미래방송연구소 등 유배지를 떠돌다 2015년 12월 정년퇴임했다. 이우호 실장은 16일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를 통해 MBC 사장 출마 의사를 밝혔다.

MBC 사장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들. 좌부터 이우호 전 논설위원(출마선언), 임흥식 전 논설위원, 송일준 한국PD협회장.ⓒ 오마이뉴스/MBC노조트위터

임흥식 전 논설위원은 1984년 MBC 기자로 입사했다. 홍콩 특파원, 사회부장, <시사매거진 2580> 부장 등을 거쳤다. 2010년 5월, 김재철 사장과 황희만 부사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기명 성명에 참여했다가 보복성 인사를 당했다. 2012년 파업 때도 표준FM 간판 뉴스프로그램 < 2시의 취재현장>을 진행하다 파업에 동참, 후배들 편에 섰다. 2015년 퇴직했으며, 이후 성신여대, 수원대, 동양대 등에서 후학들을 가르치고 있다.  

송일준 한국PD협회장은 1984년 MBC 시사교양 PD로 입사해 교양제작국 부국장, 외주제작센터장, 국제협력팀장 등을 지냈고, < PD수첩> <김혜수의 W> <화제집중> <인간시대> 등 다수의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2008년 < PD수첩>의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편 방송 당시 교양제작국 부국장이자 < PD수첩>의 진행자로, 해당 방송을 연출한 이춘근·김보슬 PD 등과 함께 검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2016년 한국PD협회장 선거에 단독 출마해 찬성률 98.05%로 당선됐으며, 지난 7월 SNS에 고영주 전 방문진 이사장을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가 고 전 이사장에게 명예훼손·모욕죄로 피소돼 지난 1일 검찰 조사를 받았다.

현재 주요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이들 모두는 MBC 출신이거나, MBC에 근무하고 있다. 외부인도 MBC 사장 공모에 참여할 수 있지만, 민주화 이후 외부 인사가 사장이 된 건 1989년 최창봉 전 사장과, 2001년 김중배 전 사장뿐이다.

높은 국민 관심 감안, 방문진 '시민 참여형 면접'으로 MBC 사장 선출

이번 사장은 지난 13일 해임된 김장겸 전 사장의 잔여 임기를 채우는 보궐 사장으로, 원래 MBC 사장 임기는 3년이지만, 이번에 선출될 보궐 사장의 임기는 2020년 MBC 주주총회까지다. 오는 20일부터 27일까지, 8일간의 공모 기간 동안 공모자 본인이나 대리인이 직접 방문진에 방문해 지원서와 경영계획서를 제출해야 하며, 방문진 이사들은 이들의 서류를 검토해 후보자를 3배수로 압축해 공개할 예정이다. 최종 후보자 3인은 방문진 이사회의 최종 면접을 거쳐 선임되는데, 방문진은 이번 MBC 사장 선임에 대한 국민들의 높은 기대를 감안, 비공개로 진행되던 면접 과정을 시청자들에게 공개하기로 했다.

최종 후보자들은 방문진 이사들 앞에서 정책 설명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MBC 경영 계획과 재건 청사진 등을 발표할 예정이며, 이는 MBC 홈페이지(www.imbc.com)을 통해 생중계된다. 정책설명회는 다음달 1일 서울 상암동 MBC 스튜디오에서 진행되며, 직접 방청을 원하는 국민을 대상으로 방청권도 교부한다. 여기에 국민 의견 수렴 절차를 추가했다. 생중계 뒤에는 동영상을 방문진 홈페이지 등에 게시해 누구나 볼 수 있도록 공개하고, 5일까지 시청자들의 질의 및 의견을 수렴해 7일 치러지는 최종 면접에서 방문진 이사들이 국민들을 대신해 묻도록 한 것이다. 일종의 '시민 참여형 면접'이다.

방문진의 사장 선임 절차 발표 후, 언론노조 MBC본부는 "공영방송의 주인인 국민과 시청자가 MBC 사장의 선임 과정을 지켜보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그간 밀실에서 진행된 사장 선임 관행에 비추면 진일보한 의미가 크다"고 긍정 평가했다. 이에 더해 "MBC 방송종사자들도 사장 후보자들에게 공개 질의하는 기회를 부여받아, 후보자들의 능력과 자질, 철학 등을 함께 검증하게 해 줄 것"을 요구했다.

한편 MBC 새 사장 선임 절차 논의가 있었던 16일 방문진 회의에는 구여권(자유한국당) 추천 이사 4명(고영주, 권혁철, 김광동, 이인철)이 모두 불참했다. 이들 중 김광동·권혁철·이인철 이사 3인은 지난 13일 이사회에서 결의된 김장겸 사장 해임의결이 무효라는 소송을 15일 서울남부지법에 제기했다. 이들은 이어 방문진 사무처에 해임 결의가 무효라면서 신임 대표이사 선임 일정 중단을 촉구하고, 선임 일정 논의에도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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