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대 지진 피해, 하나님의 징벌" 카톡 메시지 논란
"한동대 지진 피해, 하나님의 징벌" 카톡 메시지 논란
  • 지유석
  • 승인 2017.11.18 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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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규모 5.4 지진 직후 메신저 통해 유포... 동성애 반대 측 의견 담겨

15일 포항 지역에서 발생한 규모 5.4의 지진으로 이 지역에 있는 한동대학교가 큰 피해를 본 가운데, 지진 피해 직후 온라인 메신저인 카카오톡의 단체 대화방(카톡방)에서 '지진을 통한 하나님의 경고'라는 제목의 메시지가 유포돼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그 메시지는 성 소수자 혐오를 확산시키는 내용입니다.

15일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한동대가 큰 피해를 입은 가운데 사태 직후 카톡방에서 '지진을 통한 하나님의 경고'라는 제목의 메시지가 유포되고 있다. ⓒ 임보라 목사 제공
15일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한동대가 큰 피해를 입은 가운데 사태 직후 카톡방에서 '지진을 통한 하나님의 경고'라는 제목의 메시지가 유포되고 있다. ⓒ 임보라 목사 제공

"한동대의 처참한 지진피해는 우연이 아닐 수 있습니다. 한동대는 하나님께서 미래 한국을 위해 예비한 리더자를 만들자고 시작한 대학이었습니다. 그런데 한동대 인권법학회 퀴어신학 세미나를 개최하려고 동성 성행위를 성경적으로 옳다 하는 가증한 (임보라)씨를 초청해 성경을 해석하려는 사건을 보면서 왜 유독 한동대가 큰 피해를 입었는지 되돌아보아야 합니다."

"1. 한동대는 영적 전쟁의 관점에서 한반도 축소판 2. 한동대 지진은 나라 전체에 대한 경고가 되어야. 전체 수능이 연기되는 걸 보면 이미 전국적이죠. 3. 동성애와 종북을 다 하는 좌익은 전 세계에 한국뿐. 좌와 우가 아니라 선과 악의 싸움. 향린교회와 임보라 목사의 문제를 분별 못 하는 것은 전 교회와 전 지식인의 문제."

한동대 인권법학회는 오는 23일 포항시내 모처에서 섬돌향린교회 임보라 목사를 강사로 초빙해 '퀴어의 눈으로 성서 읽기'라는 주제로 강연에 나설 예정이었다. 임 목사는 성 소수자 인권 증진에 앞장섰으며, '퀴어 성경 주석' 번역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보수 예장합동 등 8개 교단으로부터 이단성을 지적받은 바 있었다. 이런 이유로 학내에서 강연 진행에 반발 여론이 일었고, 결국 강연은 열리지 못했다.

한동대는 건학이념을 '대한민국의 교육이념에 입각하여 국가사회 및 기독교적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하여 지성·인성·영성의 고등교육을 실시함을 목적으로 한다'며 기독교 대학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임 목사의 강연을 저지한 명분도 이 같은 정체성 때문이었다. 이에 더해 한동대 지진피해를 '하나님의 징벌' 운운하는 메시지까지 유포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임 목사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마녀 사냥이 따로 없다'는 심경을 적었다.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김진호 연구실장은 16일 오후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성찰할 줄 모르는 기독교의 모습"이라면서 "세월호 참사 직후 '대한민국에 기회를 주려고 아이들을 빠뜨린 것'이라는 김삼환 명성교회 원로목사의 설교와 거의 같은 이야기다. 다시 들어도 끔찍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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