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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서 보내주신 아이들 어떻게 양육해야할까?아이들의 달란트를 찾아서
아홉 살에 시력을 잃고 시각장애인으로서 하버드와 MIT를 나온 후 월스트릿에서 공인재무분석사(CFA)로 활동하고 있는 신순규씨의 칼럼이다. 그는 『눈 감으면 보이는 것들: 월가 시각장애인 애널리스트가 전하는 일상의 기적』의 저자이기도 하다. JP 모건과 브라운 브라더스 해리먼에서 20년 넘게 근무한 베테랑 애널리스트의 이력뿐만 아니라 결혼 후 9년 만에 어렵게 아이를 낳은 후 또 한국의 보육원에 살던 아이를 입양하여 돌보는 기적 같은 일상을 살아가는 신앙인이다. (편집자 주)
신순규 이사장 @ <뉴스M>

나와 아내는 1995년 2월에 뉴욕 밀알선교단에서 만났다. 나는 안내견과 같이 다니던 시각장애인이었고, 그래이스는 밀알이 운영하고 있던 장애 아동을 위한 사랑의 교실에서 일하고 있던 봉사자였다.

 

가능성 넘어 맺어진 우리 커플

우리가 커플이 될 가능성은 적어도 두 가지 이유로 희박했다. 하나는 그래이스가 생각했던 자기 자신에 대한 평가 때문이었다. 나를 만나기 전, 밀알 봉사자들 모임에서 이런 주제를 다룬 적이 있다고 했다. 장애 아동들을 위해 시간을 아끼지 않는 그들 중 과연 장애인과 결혼까지 할 마음이 있는 사람이 있을까하는 토론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때 유일하게, 그 것도 아주 공개적으로 자신 있게 장애인과의 결혼 가능성을 배제한 밀알 사람이 바로 그래이스였던 것이다. 그녀는 자기가 그럴 정도의 능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단다.

우리가 서로에게 관심을 갖는 것에 장애가 됬던 또 한 가지 이유 역시 그래이스에게 있었다. 여기서 그 때 나와 같이 다니던 안내견 빅 (Vic)에 대해서 잠깐 얘기할까 한다. 빅은 약 80 파운드쯤 되는 덩치 큰 옐로 래브라도 리트리버였다. 누구에게도 호감을 사는 잘 생기고 순한 친구였다. 특히 자매님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일이 잦아서 나에게 다가오는 자매님의 진심을 의심해야할 때가 많았다. 도대체 관심이 누구에게 있는지 몰랐기 때문이다. 대개는 내가 아닌 나의 금발버디에게 자매님들이 더 관심이 있었다.

그런데 그래이스만은 유난히 빅에게 관심이 없는 듯했다. 하물며 빅에 대해서 불평까지 했다. 왜 개털이 이렇게 날리냐면서 빅을 자주 빗겨주지 않은 나에 대해 불평을 하는 것이 확실했다. 참 무례하단 생각을 했다.

나는 안다. 하나님은 유머센스가 강하신 분이란 것을. 절대 장애인과 결혼할 수 없다고 선언한 그래이스는, 장애인과도 결혼할 수 있다고 말한 사람이 몇 있었던 그 토론 참가자들 중 유일하게 장애인과 결혼했다. 나도, 빅을 좋아하면서 나에게도 관심을 보였던 자매님들도 있었지만, 유일하게 무례한 멘트로 나를 기분 나쁘게 했던 그녀와 결혼했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도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두 아이들과 함께 북부뉴저지 에서 지지고 볶고 살고 있다.

 

두 가지 방법으로 주신 아이들

우리는 유난히 아이들을 원했다. 결혼하기 전부터 엄마 아빠가 될 꿈에 들떠 있었다. 아무래도 아들 둘, 딸 둘이 좋을 것 같단 생각에 동의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유난히 아이를 늦게 보내주셨다. 그 것도 몇 년 동안의 불임치료와 다섯 번의 유산 후에, 입양을 결심하고 맨하탄 아파트에서 한 뉴저지 타운 단독주택으로 이사한 후에, 길고 복잡한 입양서류 작성을 하고 있을 때, 그래이스가 처음으로 불임치료와 상관없이 임신을 한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는 결혼한 지 9년 만에, 2005년 4월에 그렇게 원했던 부모가 되었다. 사랑받는 아이, David라고 이름을 지었다. 나의 왼쪽 어깨를 베개로 하고 잠들던 아기, 두 돌 직후 나에게 자장가는 제발 그만 부르라고 부탁한 아들, 임신 중 우리가 했던 기도대로 해맑고 밝은 하나님의 사람이 이젠 앞을 못 보는 아빠에게 자연스럽게 오른쪽 팔을 내어주며 같이 걷는 12살 소년이 되었다.

하나님께서는 또 첫째가 동생이 되고, 둘째가 누나가 되는 기적을 우리에게 베풀어주셨다.

뉴저지 참빛교회의 황주 목사님과 나, 그리고 몇 분의 집사님들이 시작한 야나선교회는 한국 보육원에 사는 아이들에게 YANA "You Are Not Alone"이란 메시지를 현실적으로 전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 일 중 하나는 보육원에서 사는 아이들에게 유학의 기회를 주는 것이다. 지난 2014년 4월은 야나에게 그리고 우리 가족에게 특별했다. 첫 야나 유학생이 우리에게 온 것이다. 그 때 당시 만 12살이었던 예진이는 살고 있던 보육원 선생님들이 추천한 첫 유학생이었다. 야나의 장학금을 받고 지원한 호스트 가정에서 사는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생각은 달랐다. 입양을 할 수는 없지만, 우리 단체 이름처럼 예진이가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아주 현실적으로 보여줄 각오를 하고 있었다. 아이가 우리를 거부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아이와 아주 오래, 하나님 뜻에 따라 같이 할 수 없을 때까지 계속 같이 갈 결심을 했던 것이다.

 

이젠 부모가 해야 할 일에 대해 더 심각하게 생각할 때

David의 유아세례 때, 하나님께서 키우라고 보내주신 하나님의 아이를 하나님 나라에 꼭 필요한 사람으로 양육하겠다는 결심을 했었다. 그리고 언젠가 회사에서 직원들을 위해 연 세미나에서 듣게 된 말을 기억하고 있다. 부모가 아이들을 위해 꼭 해주어야하는 일은 부모 없이도 라이프를 해낼 수 있는 사람들 (people who can do life without parents)이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는 조언이 내 뇌리를 떠나지 않고 있다. 또 교육열이 유난히 높은 분들이 많은 북부뉴저지에 살다보니 Korean-American subculture의 영향도 받게 된다. 어렸을 때부터 시키는 공부와 특별활동을 토대로 좋은 대학에 보내고, 일반 미국 사회에서 인정받으면서, 돈도 많이 벌 수 있는 사람으로 양육하겠다는 야망을 갖고 있는 부모들이 많은 것 같다. 이런 환경이 우리에게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말할 수 없다.

올해 10학년이 된 예진이는 성실한 아이다. 다니고 있는 크리스찬 학교에서 honors curriculum을 잘 소화해내고 있다. 문학 클래식과 역사 그리고 철학 등을 복합하는 인문과목 (Humanities course)를 뜻밖에 즐기면서 이젠 제법 자기만의 생각을 하고 그 생각을 잘 글로 표현하는 능력도 습득한 것 같다.

David는 7학년이 되면서 공부에 좀 관심을 갖는 듯하지만 자신은 아직 어려서 더 많이 놀아야한다고 주장한다. 엄마의 간섭이 큰 몫을 하고 있어서인지 학교 성적은 좋은 편이다. 항상 그림을 그리느라 정신이 없다.

하나님께서 주신 아이의 달란트를 찾아내고 그 것을 충분히 개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말, 그래서 하나님 나라에 큰일을 잘 해낼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게 양육하자는 말은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다. 문제는 아이가 갖고 있는 달란트가 무엇인 지, 그리고 그 달란트를 어디까지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을 소유하고 있는 지를 쉽게 판단할 길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지원을 어디까지 해주어야할 지, 아이가 별 열정을 보이지 않을 때 얼마큼 격려 또는 강요를 해야 할 지가 불투명하다.

 

예진이의 달란트를 찾아서

이번 9월 학기가 시작한 지 며칠 되지 않아, 우는 예진이를 나의 집 사무실로 데리고 들어갔다. 좋아하는 recliner chair에 앉히고 아이의 말을 들어주기 시작했다. 2시간 넘게 대화를 했다. 그 결과 나의 아이디어를 아이가 일단 받아드리기로 했다. 4개월이 지난 지금 예진이는 그 때 결정을 잘 한 것 같단 말을 한다. 제일 즐기는 과목을 포기하는 실수를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대화가 있기까지의 스토리는 다음 칼럼에서 계속할까 한다. 내가 어렸을 때 어머니께서 무엇을 고집하셨는지, 내가 10학년이 되던 해에 선생님들과 양부모님이 무엇을 강요했는지, 그 때부터 나의 삶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전하면서 내가 왜 예진이를 설득하는 데에 그렇게 애를 썼는지 말하고 싶다. 다음 칼럼을 통해 독자님들께서는 어느 정도 나의 교육 배경과 커리어를 이해하실 수 있을 거라 믿는다. 하나님께서 나를 어떻게 인도해 오셨으며 그 경험에서 비롯된 기도, 하나님께서 보내주신 아이들을 향한 나의 기도가 무엇인 지를 설명할 예정이다.

신순규 이사장 / YANA, 월스트릿 재무분석가 

 

신순규  editnews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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