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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함께>, 한국적 정서 건드려 천만 끌어 모았다리뷰] 불교 세계관 토대로 사후세계 그린 <신과 함께 - 죄와 벌>
하정우, 차태현 주연의 영화 <신과 함께 - 죄와 벌>. ⓒ 롯데 엔터테인먼트

하정우, 차태현 주연의 영화 <신과 함께 - 죄와 벌>이 13일 기준 누적관객 1,200만을 돌파하며 역대 한국영화 흥행 8위까지 올랐다. 이 영화는 사후 세계를 그렸는데,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아들이 이승의 어머니를 그리워한다는 설정은 참으로 한국적이다. 이 영화가 1천만 관객을 돌파한 이유도 우리 정서를 잘 건드린데 있다고 본다.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불설수생경>에서 모티브를 얻은 세계관이다. <불설수생경>에서는 모든 사람은 죽은 뒤 49일 동안 살인·나태·거짓·불의·배신·폭력·천륜 7번의 재판을 거쳐야 하며, 7개 지옥에서 7번의 재판을 무사히 통과한 망자만이 환생해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다고 설파한다. 

김자홍은 <불설수생경>에 적힌 내용 대로 7개의 지옥을 통과하면서 그가 이생에서 살았던 삶의 궤적을 되짚어 본다. 영화는 각 지옥의 특성을 살리는데 공들인 흔적이 역력하다. <신과 함께> 제작진은 누구도 가본 적 없는 저승의 모습을 이질감 없이 전달하기 위해 사람들에게 친숙한 자연의 물성으로 구현했다는 후문이다. 

사후세계, 과연 존재할까?

다소 엉뚱한 상상일 수 있겠지만 영화가 끝난 뒤 사후 세계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사실 사후세계는 상상 속에만 존재하고, 인간 존재는 아주 먼 과거부터 사후세계에 대한 상상력을 발전시켜왔다. 영화 <신과 함께 - 죄와 벌>이 그리는 사후세계 역시 상상의 산물이다. 

이 영화에서는 사후세계를 관장하는 신이 인간의 생을 저울질하고 이에 따른 형벌을 가한다. 이런 기준에 따른다면 인간은 거의 예외 없이 죽음 뒤 지옥행을 면치 못할 것이다. 인간이 이 세상을 살면서 죄를 안 짓고 살 수는 없기 때문이다. 

하정우, 차태현 주연의 영화 <신과 함께 - 죄와 벌>이 13일 기준 누적관객 1,200만을 돌파하며 역대 한국영화 흥행 8위까지 올랐다. ⓒ 롯데 엔터테인먼트

주인공 김자홍(차태현) 조차 소방관으로 자신을 아낌없이 내던져 다른 사람을 이롭게 했음에도 이 생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니 큰 죄를 지었을 때가 많았다. 자기희생적 삶을 살았던 김자홍도 흠결이 많았는데 평범한 사람들은 알고 지은 죄, 모르고 지은 죄가 얼마나 많을까?

그러나 염라대왕의 심판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생각도 든다. 이 세상의 모습을 보라. 사법기구가 엄연히 존재함에도 힘과 돈을 가진 자들은 죄를 짓고도 법망을 유유히 빠져 나간다. 지옥이 따로 있지 않다. 지위고하와 관계없이 죄지은 자들에게 합당한 벌이 가해지지 않는 세상이 바로 지옥이다. 이런 자들을 위해서라도 지옥은 존재해야 한다고 믿는다. 

이 지점에서 자연스럽게 일부 개신교 교단이 설파하는 천국 복음도 떠올려 보게 된다. 특히 성공주의를 설파하는 보수 개신교 교단에서는 인간의 선행이 아니라 믿음으로 구원받는다는 교의를 설파한다. 이런 교의 대로라면 누구를 막론하고 예수를 믿는다고 고백만 하면 죽어서는 구원 받아 천국에 거한다. 이 생에서 물의를 일으켰든 말든 말이다. 이런 천국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다.
 
사실 이런 교의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과 거리가 멀다. 예수 그리스도는 하느님 나라를 선포했지, 사후 천국에 간다는 복음은 설파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이런 이유로 교회 세습, 여성도 성추행, 성소수자 혐오, 수백억원 대의 배임·횡령, 친박 집회 동원 등 온갖 악행과 몰상식을 일삼으면서도 ‘예수 천국 불신 지옥’을 외치는 목회자들을 보고 있노라면 차라리 이 생에서 지은 죄만큼 벌을 내리는 염라대왕이 더 공정해 보인다. 

하정우, 차태현 주연의 영화 <신과 함께 - 죄와 벌>이 13일 기준 누적관객 1,200만을 돌파하며 역대 한국영화 흥행 8위까지 올랐다. ⓒ 롯데 엔터테인먼트

한편으로는 안심스럽기도 하다. 토속신앙이나 불교 등 그리스도교와 ‘다른’ 세계관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가 인기몰이를 했을 때 ‘사탄’, 혹은 ’반기독교적 영화’로 낙인 찍고 ‘기독교인은 이런 영화를 봐선 안되다’는 식의 흑색선전이 일곤했다. tvN에서 인기리에 방영됐던 <도깨비>가 이런 흑색선전에 휘말린 게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 영화 <신과 함께>는 1천만 관객을 넘어섰어도 잠잠하다.  이를 개신교의 세위축으로 보면 지나친 비약일까? 

다시 영화로 돌아가 보자. 이 영화 <신과 함께 – 죄와 벌>의 진정한 메시지는 가족간 화해, 그리고 용기라고 본다. 김자홍은 어린 시절, 생활고를 비관해 어머니와 동생을 죽이고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다. 

마지막 천륜지옥에서 염라대왕은 이 사실을 들추며 김자홍에게 중형을 내리려 한다. 바로 이때 극적인 일이 벌어진다. 자홍에게 최종 선고가 내려지는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수홍은 어머니에게 나타나 작별을 알린다. 어머니도 눈물로 아들과 작별을 고한다. 이 눈물은 염라대왕마저 감동시킨다. 염라대왕은 결국 김자홍에게 환생을 명한 뒤 이렇게 말한다.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이 있고 잘못을 저지른다. 그리고 그중 일부만이 용기를 내어 진심 어린 사과를 하며, 또 그 중 정말 극소수가 진심으로 용서를 한다.”

인간이 죽어 어디로 갈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저 누구라도 이 생에서 맺은 인연을 소중히 하며, 잘못을 저질렀다면 용기를 내어 사과하고 용서를 빌자. 이런 생을 보냈다면 죽어서 여한은 없으리라. 

지유석  luke.wycliff@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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