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이 사람] 아이스하키 박은정 “꿈이던 태극마크 달려고 의대 휴학”
[평창! 이 사람] 아이스하키 박은정 “꿈이던 태극마크 달려고 의대 휴학”
  • 고일석 기자
  • 승인 2018.02.02 01: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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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태생·美 대학1부 리그서 활약·2015년 한국적 취득·대표팀 맏언니

“Only 10 days until #pyeongchang2018! Gangs all here & ready to go!”

(“2018 평창 올림픽까지 10일! 우리 이제 다 모였다! 준비 완료!”)
지난 30일 parky_05라는 아이디의 인스타그램에 이런 내용의 힘찬 맨션이 올라왔다. 이 맨션이 딸려있는 사진에는 한 앳된 소녀가 평창올림픽의 마스코트인 수호랑과 반다비를 양손에 들고 은 환하게 웃고 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입고 있는 운동복에는 태극기가 선명하게 박혀 있었다. 그녀는 캐나다 교포출신의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공격수인 박은정(29·캐롤라인)씨였다. 
 

사진 : 박은정 인스타그램

‘앳된 소녀’라고 했지만 그녀는 대한민국 여자 아이스하키팀의 가장 맏언니다. 캐나다에서 태어난 그녀는 아이스하키 장학생으로 전액 장학금을 받고 입학한 미국 아이비리그 명문 프린스턴대를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 의학전문대학원을 다니다가 휴학하고 국가대표팀에 합류했다. 
평창올림픽을 앞두고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전력을 끌어올릴 방안을 찾던 대한아이스하키 협회는 재외 교포 선수들을 물색했다. 
그 과정에서 프린스턴대 선수로 뛰고 있던 캐롤라인 박의 존재를 알게됐다. 그때 박은정씨는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을 앞두고 있었다. 협회는 섣불리 제안할 수가 없었다. 의사의 길을 걷는 박씨가 제안에 응해줄 리가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
시간이 흐른 2013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메일을 보내봤다. 10분 만에 답장이 왔다. 알고 보니 그녀는 막연히 한국 국가대표가 되는 꿈을 가지고 있었다. 망설일 이유가 없었다. 그녀의 아버지는 항상 “네가 캐나다에서 태어났지만 너는 캐네디언 코리안이 아니라 코리안 캐네디언”이라고 일러주었다. 

사진 : 박은정 인스타그램

그녀가 태어난 캐나다는 아이스하키 세계 최강국. 남녀 구분 없이 서너 살이면 자연스럽게 아이스하키를 시작한다. 그런 환경에서 박씨는 8살부터 아이스하키를 시작했다. 
지금도 앳돼 보이는 용모에 걸맞게 특이한 경력도 가지고 있다. 캐나다와 미국 전역에 방영된 청소년 드라마(2001년 Degrassi-the next generation, 2005년 Naturally Sadie 등)에 출연하기도 하고, '로비터슨(Robitussin)'이라는 북미의 대표적 감기약 광고 CF와 나이키 모델로 활약하기도 했다. 
그녀가 프린스턴에서 받은 장학금은 바로 아이스하키 장학금이었고 미국대학스포츠협회 1부 리그에서 공격수로 활약했고, 컬럼비아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한 뒤에도 1년간 선수로 뛰었다. 
키 163㎝로 아이스하키 선수로는 작은 체구지만 스피드가 뛰어나고 퍽 핸들링과 슈팅이 좋은 그는 2013년 귀국한 직후 태극마크를 달고 뛰었던 한일 친선 교류전에서 차원이 다른 실력으로 대표팀의 3전 전승을 이끌었다. 
캐나다와 한국을 오가며 선수 생활을 하던 그는 2015년 한국 국적을 취득하고 2016년부터 의대를 휴학하고 올림픽 준비에 전념하고 있다. 
의사의 길을 잠시 중단하고 국적까지 얻으며 평창으로 달려온 박은정씨. 올림픽 무대 1승의 꿈이 이루어지기를 함께 기원해본다. 

<NewBC>에서 옮겨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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