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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자가 많아지면 정말 범죄율이 높아질까?“이민자들은 미국에서 일어나는 범죄의 온상”
사진출처: korus news

트럼프 행정부는 집권 첫해 이민 관련 정책을 펼 때마다 바로 저 문장을 신조로 삼았습니다. 최근 들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른바 “이민자 보호도시(sanctuary cities)”와 힘겨루기를 벌이고 있죠. 얼마 전에는 이렇게 말하기도 했습니다.

“불법체류 이민자, 마약상, 인신매매범, 깡패들이 매일같이 이민자 보호도시를 거쳐 미국 사회로 흘러들어옵니다. 이민자 보호도시란 말 그대로 범죄자들의 소굴이자 무법자들의 천국이나 다름없습니다.”

2017년 진행한 갤럽 조사를 보면 미국인 가운데 절반가량은 “이민자들 때문에 범죄가 더 많이 일어난다.”라는 말에 동의했습니다. 하지만 과연 정말 그럴까요? 이민자들이 범죄를 더 많이 일으키고 사회를 위험하게 만들까요? 그렇지 않다는 연구 결과는 이미 많이 나와 있습니다.

큰 그림부터 먼저 살펴봅시다. 미국의 이민자 인구는 지난 수십 년간 빠르게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같은 기간 범죄율은 정반대로 빠르게 낮아졌습니다. 오늘날 미국의 강력범죄율은 1980년보다 훨씬 낮죠.

뉴욕 주립대학교 버팔로 사회학과의 로버트 아델만 교수가 이끄는 네 개 대학교 합동 연구팀이 지난 수십 년간 200여 개 도시 지역의 이민자 비율, 범죄율을 모아 비교했습니다. 뉴욕시 같은 대도시부터 뉴욕의 1/100도 안 되는 크기의 소형 제조업 중심지 인디애나주 먼시 같은 곳까지 미국 전역에 걸쳐 다양한 지역이 표본으로 선택됐습니다.

살펴본 지역 가운데 1980년과 비교해 이민자는 늘었지만, 범죄율은 줄어든 곳이 가장 많았습니다. 형사정책을 연구하는 비영리 뉴스기관이 진행하는 마셜 프로젝트가 이번 2016년 데이터까지 포함해 분석한 결과를 보면 미국 전체적으로 지역에 관계없이 대개 이민자가 늘어났지만, 범죄율은 낮아진 곳이 많았습니다. 간간이 범죄율이 높아진 곳도 있었지만, 그 숫자와 범죄율 증감 폭을 고려하면 전체적으로 미국에서 범죄율이 낮아졌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었습니다.

살펴본 지역 가운데 약 70%에 해당하는 136개 도시 지역에서 1980~2016년 이민자 인구는 늘어나고, 범죄율은 그대로이거나 낮아졌습니다. 범죄율과 이민자 인구가 동시에 늘어난 곳은 54곳으로 살펴본 전체 지역 가운데 약 25% 정도에 그쳤습니다. 이민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지역 열 군데만 놓고 보면 2016년 범죄율이 1980년 범죄율보다 전부 다 낮았습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미국 정부가 입안한 정책과 제안을 보면 이민자가 미국으로 범죄를 들여온다는 식의 주장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듯합니다. 외국인의 입국과 여행을 제한하고, 비자 발급을 까다롭게 하며, 국경에서 각종 단속을 더 철저히 하는 것이 다 이런 맥락에서 이뤄졌습니다. 멕시코와 국경을 따라 장벽을 세우겠다는 공약은 이러한 이민정책의 바탕에 깔린 생각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입니다.

지난달 미국 법무부는 캘리포니아주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범죄 혐의를 받는 불법 이민자들을 체포하고 추방하는 권한이 있는 연방정부 소속 이민 특별 사법경찰이 공무 집행을 위해 주 경찰의 협조와 지원을 요청했는데, 캘리포니아 주 정부가 제동을 걸었기 때문입니다. 지난주 화요일, 캘리포니아 오렌지 카운티는 독자적으로 이번 소송에서 원고인 연방정부를 지지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오렌지 카운티의 통계를 살펴봐도 다른 지역과 다르지 않습니다. 1980년 이후 오렌지 카운티에 사는 이민자 수는 두 배 이상 늘었고, 전반적인 강력범죄는 1980년과 비교해 절반 이하로 줄었습니다.

지역 정치인 혹은 해당 지방정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지역 두 곳을 더 살펴봅시다. 한 곳은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이고, 다른 한 곳은 매사추세츠주 로렌스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두 도시 모두 이민자들이 몰려들면서 마약과 범죄가 만연한 곳이 됐다고 통탄했습니다. 하지만 오클랜드에서는 오렌지 카운티와 마찬가지로 이민자 인구는 늘고, 범죄는 줄었습니다. 로렌츠에서는 살인과 강도 비율이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전체 강력범죄 비율은 10% 이상 낮아졌습니다.

데이터를 쭉 살펴보면 대개 상황은 둘 중 하나입니다. 이민자가 늘어나면 평균 범죄율이 낮아지거나 이민자 수와 범죄율 사이에는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는 것이죠. 앞서 언급했듯이 이민자도 늘어나고 범죄율도 높아진 지역이 54곳이지만, 이 경우에도 이민자와 범죄율 사이에 인과관계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1980~2016년을 10년 단위로 나누어 보더라도 일관적인 패턴이 나타났습니다. 이민자 수와 범죄율이 동시에 늘어나는 사례는 항상 소수이고 예외였습니다.

대부분 지역에서 이민자 수는 적어도 57% 정도 늘어났습니다. 183%나 늘어난 곳도 있었습니다. 특히 1990년대~2000년대 초반에 이민자 수가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전체 지역의 범죄율 추이는 대체로 43% 감소 ~ 6% 증가 사이였고, 2000년대 들어서면서 전반적으로 꾸준히 낮아졌습니다. 이민자 수가 급격히 늘어난 곳이라고 해서 이민자 수가 조금 늘어났거나 거의 변함이 없는 곳보다 범죄율이 딱히 더 높지는 않았습니다. 1980~2016년 미국의 이민자 수는 평균 137% 늘어났고, 같은 기간 범죄율은 약 12% 감소했습니다.

미국 FBI가 범죄 유형 가운데 강간에 대한 정의를 최근 바꿨으므로, 강간은 강력범죄 목록에서 제외했습니다. 하지만 폭력, 강도, 살인 등 다른 강력범죄 목록에 대한 조사 결과만 보더라도 여전히 강력범죄는 이민법과 별 관계가 없었습니다.

대부분 지역에서 종류를 불문하고 모든 강력범죄가 낮아졌습니다. 폭력은 34% 감소 ~ 29% 증가로 다양하게 분포한 반면 강도는 12%이던 감소세가 57%로 훨씬 가팔라졌습니다. 살인율도 15%에서 54%로 뚝 떨어졌습니다.

이번 연구는 지역별로 이민과 범죄의 관계를 연구한 작업 가운데 가장 포괄적으로, 오랫동안 데이터를 모아 진행한 연구입니다. 도시 지역 데이터를 수십 년간 모아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배경이 천차만별인 도시와 지역을 비교하고, 또 강력범죄도 유형별로 나누어 분석했습니다.

또한, 이민자 구성에서도 다양한 지역이 선정됐는데, 예를 들어 웨스트버지니아주 윌링에 사는 사람 가운데 미국 밖에서 태어난 사람은 1%가 채 되지 않습니다. 반면에 마이애미에서는 두 명 가운데 한 명이 미국 바깥에서 태어났습니다. 어떤 지역은 최근 들어 이민자들이 자리를 잡은 곳이고, 벌써 몇 대째 이민자들이 터를 닦고 정착한 지역도 있었습니다. 인구구조 특성이나 실업률, 기타 사회경제적 요건을 모두 통제하고도 평균적으로 이민자는 늘어나고 범죄율은 줄어든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태어난 곳에 관한 데이터에는 불법체류 이민자들의 숫자가 실제보다 적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인구조사 때 받은 답변을 토대로 작성한 데이터인데, 인구조사를 나온 조사관에게 자신이 불법체류자라는 사실을 밝히려는 사람은 당연히 많지 않습니다. 다만 다른 나라에서 태어난 사람 가운데 합법적으로 미국에 사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이들의 답변 속에 불법체류 신분인 이민자들의 의견이 어느 정도 녹아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민자가 늘어나도 범죄율이 늘어나지 않는다는 연구는 이밖에도 얼마든지 더 있습니다. 지난 1월 전 세계 각국 사람들을 상대로 이민과 범죄 사이의 관계를 묻는 조사를 했는데, 대부분 연구 결과가 이민과 범죄율 사이에는 거의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설사 관계가 있더라도 이민자가 지역 경제와 문화를 살리는 데 기여하고 범죄율은 줄이는 긍정적인 관계일 때가 많다고 나왔습니다. (뉴욕타임스)

뉴스페퍼민트  newsm@news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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