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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물러나라!"는 영화의 흥행... 한국 개신교가 좀 보길[리뷰] 교회는 누구를 위한 터전인지 근본적 질문 던지는 <신은 죽지 않았다3>
150년간 자리를 지켜온 성 제임스 교회는 부지에 학생회관을 건립하려는 주립대와의 분쟁에 휘말린다.ⓒ (주)영화사 그램, CBS

한 폭의 그림처럼 아름답고 평화로운 대학 교정 한복판에 위치한 성 제임스 교회.

교회는 지역사회에 많은 공헌을 하며 150년간 이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대학이 주립대로 바뀌면서, 학교 측은 교내 노른자위 땅을 차지하고 있는 성 제임스 교회를 내쫓고 그곳에 학생회관을 짓기 위해 교회를 압박한다. 설상가상으로 배후를 알 수 없는 방화로 교회가 새카맣게 불타면서, 교회 퇴출을 둘러싼 찬반 논쟁이 지역사회는 물론 매스컴까지 뜨겁게 달군다.
 

주립대는 토지수용권을 행사해 캠퍼스 내에 위치한 성 제임스 교회 부지를 수용한다는 입장을 밝힌다.ⓒ (주)영화사 그램, CBS

<신은 죽지 않았다 3>은 교회 부지를 탐내는 학교와 교회의 퇴출을 바라는 세상과 싸우는 목사의 신앙적 성장 이야기이다. 기독교 영화 전문 제작사인 '퓨어플릭스'의 작품으로, 동명 영화의 세번째 연작이다.


목사의 성폭력 문제를 다룬 <로마서 8장 37절>의 관람객 수가 5천여 명, 고대 이스라엘의 사사 삼손의 영웅적 일대기를 다룬 <삼손>이 2천여 명, 종교의 근원을 묻는 영화 <원죄>가 3백여 명으로 여타 기독교 영화의 흥행이 다소 저조한 것에 비해,  누적관객 8만5366명(2018년 10월 4일 현재)을 기록하면서 꽤 흥행한 편이다. 

전작들로 쌓인 신뢰의 덕이기도 하지만, 교회 퇴출을 외치는 주민들과 학생들의 외침에서 오늘날 우리 한국교회가 오버랩되는 탓도 있을 것이다. "교회는 물러나라"라는 세상의 거친 외침에서 과연 주인공 데이비드 힐 목사는 어떤 답을 찾게 될지 살펴보자.
 

누군가 던진 벽돌에 교회 유리창이 깨지고 알 수 없는 폭발로 인해 교회가 불타오른다.ⓒ (주)영화사 그램, CBS

이 영화는 데이비드 힐 목사가 요란하게 구속되는 텔레비전 뉴스 화면으로 시작된다. 무슨 까닭인지 모르겠지만 힐 목사는 설교문을 제출하라는 법원의 명령을 받고, 이에 불복한 혐의로 구속됐다. 이내 그 명령은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위헌 명령으로 판정되어, 힐 목사는 바로 풀려난다. 그를 맞이하는 것은 언론의 화려한 스포트라이트와 형제 같은 친구, 가나에서온 흑인 목사 주드이다.


목사가 뉴스거리가 되니 마치 트러블메이커인 듯 보이지만, 이 사건의 핵심은 아주 명백하다. 주립대가 교회 부지를 빼앗기 위해 목사를 압박하는 것이다. 대학이 생기고, 또 그 대학이 주립대로 바뀌는 것을 지켜보며 그 자리를 지켜온 교회는 학생회관을 짓기 위해 부지를 빼앗으려는 학교로부터 부당한 압박에 시달린다. 캠퍼스에 무슨 교회가 필요하냐며 "교회는 물러나라"라는 학생들의 시위로 인해 난처한 상황에 처한다. 그러던 어느 날 누군가 던진 벽돌에 교회 유리창이 깨지고 알 수없는 폭발로 인해 교회가 불타오르고, 주드 목사가 사망하자 힐 목사는 중대한 결심을 하게 된다.
  
 

가스폭발로 교회는 순식간에 불타고 주드 목사가 사망하자 혼란에 빠지는 힐 목사ⓒ (주)영화사 그램, CBS

"주님이 내게 싸우라고 하셨다."


불타버린 교회, 범죄현장으로 전락한 교회를 보며, 그는 교회를 지키기 위해 세상과 싸우기로 결심한다. 도시에서 변호사로 일하는 형 피어스를 찾아가 도움을 청한다. 왕래가 끊겼던 형제의 우애는 소원했던 기간이 무색할 만큼 빠르게 회복되고, 주립대와의 소송도 승기를 잡는 듯했다. 그러나 목사는 교회 폭발사건의 범인을 알게 되자 순간 분노를 참지 못해 폭력을 휘두르게 되고, 목사의 폭행을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은 싸늘하다. 교회 퇴출을 원하는 시위는 지역사회를 넘어서 인터넷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구고, 교회 앞 시위는 큰 규모로 확산될 조짐이 보인다. 힐 목사는 불탄 교회의 예배당에서 오랜만에 주님의 음성을 듣는다.
 

사랑과 화합을 강조하며 촛불을 드는 힐 목사ⓒ (주)영화사 그램, CBS

"이곳은 더 이상 주님의 터전이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목사는 신이 아니다. 그 역시 사람이기에 얼마든지 시련에 처할 수 있다. 이겨낼 수도 있고 좌절할 수도 있다. 데이비드 힐 목사는 인생 최대의 위기에 봉착했고, 교회를 지킨다는 명분으로 소송을 시작했다. 주드 목사가 죽고 교회는 불타고 지역사회 구성원들은 둘로 나뉘어 싸우고, 평화로웠던 소도시 호프 스프링스는 분쟁의 상징처럼 돼버렸다. 점점 커지는 시위의 움직임 앞에서, 목사는 비로소 주님의 목소리를 듣게 된다. "주님이 내게 싸우라고 하셨다"라는, 내가 듣고 싶은 말이 아닌, 진정 들려오는 음성을 듣게 된 것이다. 이곳은 더 이상 주님의 터전이 아니며, 새로운 터전
을 세울 때 함께 하신다는 음성을 말이다.

<신은 죽지 않았다 3>은 어느 목사의 신앙 성장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교회를 둘러싼 수많은 논쟁을 포함하고 있다. 과연 교회가 법의 보호를 청하는 것이 옳은가. 교회가 세상과 싸우는 게 옳은가. 교회는 누구를 위한 터전인가. 교회의 입지가 목 좋은 곳이어야 하는가.

특히나 최근 명성교회의 일방적 세습 문제로 교계 안팎으로 비난의 소리가 드높다. 김삼환 목사의 '머슴 목회'라는 신선한 목회 철학의 종점은 결국 세습인가. 어쩌면 문제의 핵심은 세습 그 자체가 아닐지 모른다. 세습을 불사하더라도 지키고 싶은 다른 그 무엇에 있지 않을까. 교회는 누구를 위한 터전인지 긴 방황 끝에 답을 찾은 데이비드 힐 목사의 이야기가 부디 이 땅의 '암중모색(clueless)의 동의어'에 빠져 있는 일부 목회자들에게 어둠 속의 빛처럼 빛나길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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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영하  newsm@news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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