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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그물

공산주의자들을 만났다. 한국이 아닌 호주의 공산주의자들 이야기이다. 시끄러운 식당에서 6명이 영어로 이야기를 하다 보니 피차에 제대로 의사 전달이 되었는지 자신이 없지만 하여간 만나서 이야기 한 것은 사실이다. 만남은 전혀 심각하지 않았다.

순전히 개인적인 느낌이기는 하지만 평소에 내가 보기에 호주의 극좌파는 현실 정치권에서는 영향력이 0%이지만 평생을 고상한 취미생활 정도로 활동을 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 왜냐하면 공산당이 합법이기도 하고 누가 무엇을 하던 신경 쓰지 않는 자유국가이기 때문이다. 공공의 질서나 남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한 믿고 싶은데로 믿고 생각하고 싶은데로 생각하는 것이다. 만난 이유는 작년 말에 호주연방경찰에 의해 체포된 한국계 호주시 민 때문이었다.

2017년 12월 어느 날 59세의 한인 교포 최 씨가 호주 연방경찰에 북한과의 무기거래라는 어머무시한 혐의를 받아 체포 되었다. 현재까지 알려진 것은 평소에 북한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던 최 씨가 북한에 유엔이 수출 금지한 품목에 관해서 사업을 해보자고 메일을 보냈고 이것이 CIA의 필터링에 걸린 것이다.바다 속을 유유하게 돌아 다니던 물고기가 미국이 쳐 논 그물에 걸린 샘이다. 사건이 나고 나서 최 씨에 대하여 시드니에서 조금이라도 그와 관계가 있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과 관심이 있는 사람들을 전화로 계속 접촉해 보았으나 결과는 여전히 오리무중이었다. 심지어는 시드니의 친북한계 단체 조차도 그를 매우 의심스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왜냐하면 북한을 여러 차례 왕래했다는 사람이 무기거래에 관하여 메일로 통신을 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얻은 결론은 매우 황당한 사람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재미 있는 것은 이런 사람을 할 일이 없어 심심하던 호주 공산당은 영웅으로 취급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심부름으로 최 씨를 잡아 놓은 호주 당국은 법률적으로는 이유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에 11개월 동안 기소도 하지 못하고 그를 가둬 놓고 있는 것이다. 내가 판단하기로는 안타깝지만 최 씨 문제는 북한에 대한 미국의 태도가 달라져야만 해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한 사람의 몽상가 때문에 국제적으로 에너지가 많이 낭비 되고 있는 것이다.
가정적으로도 IT업체에 다니던 아들도 아버지를 도운 혐의로 해고되었다고 한다..

호주의 공상적 공산주의자들은 한 달에 100불씩 영치금을 내주고 돈이 없어서 국선변호사를 쓰기 때문에 계속 바뀌고 있는 담당변호사와 연락을 취하고 단체 면회도 여러 번 해왔다. 호주 공산당원들은 최 씨와의 통화 내용을 유튜브에 올리기도 했다. 그러나 어제의 만남에서 최 씨의 사건에 대하여 내가 혼자 상상한 것 보다 더 상세한 정보는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허황된 이야기뿐이지만 최 씨가 직면하고 있는 상황은 심각한 것이다. 한 마디로 마치 세계를 움직이는 거대한 손에 의하여 놀아나고 있는 한 가련한 꼭두각시의 연기가 펼쳐지는 무대를 보고 있는 것 같이 느껴졌다. 정확하게 현실에 기반하지 못한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행동은 어설픈 해프닝으로 끝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오랜 역사의 교훈이다.

역사적으로 그런 이미지를 보여주는 유명한 사람은 바로 무정부주의자로 알려져 있는 미하일 바쿠닌 이라는 인물이다. 바쿠닌은 19 세기 중반 유럽 혁명전선에서 마르크스와 쌍벽을 이룰만한 라이벌이었지만 지금 그를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는 혁명을 위해서 전 생애를 바쳐서 혁명의 냄새가 나는 곳이면 어느 곳이든 쫓아 다니면서 불을 지폈지만 그에 대한 역사의 평가는 냉정하고 이루어낸 성과도 별로 없이 말년을 비참하게 외롭고 쓸쓸하게 지내다 죽었다. 그에 대한 평가는 “항상 임신 3 개월을 9 개월로 오인했다.”고 하는 것이다.

 


 

지성수  newsm@news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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