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최대 한인 교회 담임목사 여성도들과 불륜
뉴욕 최대 한인 교회 담임목사 여성도들과 불륜
  • 박지호
  • 승인 2007.03.19 21: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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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M 아카이브>는 나누고 싶은 과거 기사 ‘다시보기’ 코너입니다.

당회는 조용히 사임 진행…이영희 목사 갑작스런 양심선언

▲ 뉴욕장로교회 이영희 목사
뉴욕에서 가장 규모가 큰 한인 교회인 뉴욕장로교회의 담임 이영희 목사(58)가 수년간 여성도들과 불륜 관계를 맺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3월 18일 주일예배 때 이영희 목사가 “간음죄를 범해 하나님 앞에 7계를 어겼다”고 직접 고백함으로써 사실로 드러났다.

뉴욕장로교회를 30년 가까이 특별한 잡음 없이 시무해온 이영희 목사는 올해 갑작스레 안식년을 갖겠다고 발표해 주위를 어리둥절하게 했다. 대외적으로는 건강상 이유를 내세운 채 3월 4일 고별설교를 하고는 곧바로 한국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불과 2주일이 지난 이날 예정에 없이 주일 3부 예배 시간에 나타나 교인들 앞에 섰다.

그는 “간음죄를 지었다. 진정으로 회개했다. 하나님께서 용서해 주셨지만 성도들 앞에서 고백하기 위해 나왔다. 하나님께서 다윗도 용서하시고 간음한 여인도 용서하셨듯이 저도 용서하셨다. 성도들 앞에서 용서를 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 목사가 흐느끼듯이 발언하는 동안 교인들은 중간 중간에 한숨을 내쉬는가 하면, 특히 연로한 교인들은 “아멘” 하면서 동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발언이 끝나자 교인들은 이 목사에게 박수를 보냈다.

이영희 목사의 고백에 대해 “참으로 고백하기 어려운 죄를 솔직히 드러낸, 존경스런 참 신앙인”이라고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과, 이번 돌출 행동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시각이 공존하고 있다. 의구심을 갖는 이유는 그간의 과정을 거슬러보면 어느 정도 파악이 된다.

이영희 목사는 30대와 50대의 두 여성도와 수년간 불륜 관계를 맺어왔다. 그러나 당사자들 간의 갈등이 확산되면서 이 문제가 밖으로 슬슬 새어나왔다. 이 목사는 올해 2월 중순 경 당회에 이런 내용을 알렸다. 당회는 이 문제를 조용히 매듭짓기로 했다. 뉴저지에 있는 한 대형 교회도 수년 전 담임목사의 불륜 사건이 터졌을 때 목사로 하여금 조용히 사임하도록 해서 교회 안팎에서 문제가 확산되지 않고 잘 수습된 사례가 있었다. 이 교회도 그런 식으로 처리하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당회는 이 목사로 하여금 신병 치료를 이유로 안식년을 갖고 올해 12월 31일 사임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사임서도 미리 받아놓았다. 이 목사가 한국에 가 있는 동안 후임 목사를 물색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물론 대부분 교인들은 이런 내막을 알 리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이 목사가 갑자기 나타나 교인들 앞에 자신의 죄를 고백하며 용서를 구한 것이다. 양심선언 말미에 “하나님이 저를 용서하셨듯이 여러분도 저를 용서해주시고 저를 위해서 기도해주시고, 제가 가는 앞날을 지켜봐주시기 바라면서 짧지만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했다. 이 목사의 행보에 대해 의구심을 갖는 이들은 이 목사가 “모든 범죄에 대해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하지 않고 “제가 가는 앞날을 지켜봐주시기 바란다”고 한 대목에 주목하고 있다.

이영희 목사는 30년 전에 뉴욕장로교회를 맡아 그동안 절대적 카리스마를 갖고 이 교회를 뉴욕에서 가장 큰 교회로 키웠다. 그가 양심선언 중간에 “제가 30년이나 가까운 세월을 목회해 오면서 이 자리에는 아버지 같은 어른들이 계시고 어머니 같은 권사님들도 계시고 이 자리는 어린 학생들로부터 제가 친히 교육시키고 훈련시켜서 집사가 된 분들도 있고…”라고 울먹이면서 얘기할 때 연로한 교인들도 같이 울먹였다.

이 목사가 인용한 교인들의 일반적인 정서를 볼 때, 목사가 아무리 큰 죄를 지었다 해도 이 정도 참회의 발언을 듣고 용서하지 않을 교인들은 별로 없을 것이다. 서울 압구정동에 있는 한 대형 교회 목사가 불륜 의혹에 휩싸였을 때 이 교회의 연로한 권사는 “우리 목사님이 사람을 죽였다 해도 난 목사님 편이야” 하는 반응을 보인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의 나이로 볼 때 앞으로도 10년 이상은 절대적인 힘을 갖고 이 교회에서 목회할 수 있다. 올해 5월에는 미주한인예수교장로회 총회장으로 내정되어 있다. 3,000만 불에 달하는 비전센터 건축 사업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불륜 사건으로 이 모든 것을 한꺼번에 내려놓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아무도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교인들에게 직접 양심선언을 함으로써 극적 반전을 노린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미 교회 안에는 이 목사에 대해서 동정하는 교인들과 반대하는 교인들로 갈라지는 징조가 나타나고 있다.


3월 18일 이영희 목사 발언 녹취

“저는 간음죄를 범함으로 인해 7계를 하나님 앞에 범했습니다. 이 죄로 말미암아 저는 지난 2개월 이상의 세월 동안 죽음 같은 시간을 보내며, 그동안 지옥이 무엇인가를 실감하고 주님의 심정이 무엇인가를 체험하고 느끼면서 지내왔습니다.

감사하게도 우리 하나님께서는 긍휼이 많으셔서 간음한 다윗을 용서하시고, 현장에서 간음하다 잡힌 여인을 용서했던 우리 주님이 저의 죄 또한 용서해 주셨습니다. (교인들 “아멘”) 제가 지은 죄는 성질상 참 추악하고 악한 것입니다. 죽음보다 깊고 진홍보다 진한 것입니다마는 하나님의 긍휼과 사랑은 이보다 더 크고 더 진한 것임을 저는 체험했습니다.

어쩌면 오늘 제가 이 자리에 나와 설 수 있는 이런 용기를 가진 것도 하나님의 용서를 받은 그 놀라운 은혜 때문이기도 합니다. (교인들 “아멘”) 그러나 비록 제가 하나님께 용서를 받았지만, 그러나 제가 30년이나 가까운 세월을 목회해 오면서 이 자리에는 아버지 같은 어른들이 계시고 어머니 같은 권사님들도 계시고 이 자리는 어린 학생들로부터 제가 친히 교육시키고 훈련시켜서 집사가 된 분들도 있고… 너무나 고통스럽고 이 분들이 그 무거운 배신감… 그 짐을 생각할 때 참으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마음에 생각하기를 이 일은 제가 공적으로 나와서 하나님 앞에 시인하는…  여러분 앞에 저의 죄를 고하고, 여러분 앞에 용서를 구하고… 제 일로 당회원 장로님께서 너무나 고생이 많고 …. 다시 한 번 사죄드리며 … 하나님이 저를 용서하셨으니 여러분도 저를 용서하시고(교인들 “아멘”) 위해서 기도해주시고, 제가 가는 앞날을 지켜보아주시기 바라면서 짧지만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교인들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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